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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어디로] 커지는 실적 우려 '독자경영' 괜찮을까

Numbers_ 2024. 10. 17.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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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어디로] 커지는 실적 우려 '독자경영' 괜찮을까

한미약품에 대한 증권가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회성 요인 때문이지만 올해 3분기 실적이 컨센서스를 밑돌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증권가는 한미약품을 둘러싼 지배구조 문제와 연구개발(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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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한미약품 본사 전경 /사진 제공=한미약품


한미약품에 대한 증권가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회성 요인 때문이지만 올해 3분기 실적이 컨센서스를 밑돌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증권가는 한미약품을 둘러싼 지배구조 문제와 연구개발(R&D) 성과 부재도 우려했다. 이에 독자경영을 선포한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의 어깨가 무거워지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가 한미약품에 제기한 임시 주주총회 관련 법원 심문이 오늘 23일 진행된다. 당초 16일 심문이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한미약품 측에서 심문기일 연기 신청을 하면서 일주일 미뤄졌다. 

한미사이언스 법률대리는 법무법인 위어드바이즈가, 한미약품 법률대리는 법무법인 디코드가 맡았다. 지난달 3자연합(신동국·송영숙·임주현)이 제기한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총 소송 당시에는 3자연합의 법률대리를 법무법인 세종이 맡았다. 이번에 한미약품 법률대리로 참여하는 디코드의 김주현, 송두용 변호사는 세종 출신이다. 

이번 심문은 한미사이언스가 한미약품에 제기한 임시 주총 요구 관련 소송의 일환이다. 한미사이언스는 박 대표(사내이사),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기타비상무이사)의 이사 해임안과 박준석 한미사이언스 부사장, 장영길 한미정밀화학 대표의 신규 이사 선임 안건을 요구했다.

한미사이언스는 박 대표가 독자경영을 선포한 것을 문제삼은 것으로 보인다.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 임시 주총 허가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하면서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을 포함해 모든 계열사 간의 원만한 협업 및 균형관계를 유지시키고 이를 통해 최선의 경영이 이뤄지도록 하는 지주사 본연의 역할과 목적 수행에 충실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독자경영을 선포한 박 대표는 조직 안정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미약품의 신약 R&D 기조를 복원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증권가는 한미약품을 우려의 시선으로 보고 있다. 키움증권은 한미약품이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 3713억원, 영업이익 46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 컨센서스인 매출 3860억원과 영업이익 575억원을 모두 밑도는 수준이다. 전년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2%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18%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종합병원의 의약품 수요를 흡수해온 지역 의원에서의 3분기 휴가철의 영향으로 매출 성장이 둔화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북경한미도 중국 홍수로 유통에 차질이 생기며 매출이 떨어졌을 것으로 예상했다. 메리츠증권, IM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도 대부분 비슷한 의견을 냈고 일부 증권사는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결국 일회성 요인으로 실적이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한 셈이다. 다만 이들은 거버넌스 이슈 해소와 R&D 성과 가시화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미약품이 마지막으로 빅파마(거대제약사)에 기술을 이전한 것은 지난 2020년 8월 미국 머크(MSD)에 대한 지방간염치료제(MASH) 에피노페그듀타이드다. 임성기 선대회장 별세 이후에는 기술이전 사례가 없다.

허 연구원은 "지속되는 경영권 갈등에다 R&D 성과마저 나타나지 않으면 실적으로 평가받는 중소제약사의 밸류에이션(PER 15~20배)에 수렴할 수 있어 중요한 시기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의 올 6월 말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21.92배다. PER이 낮다는 것은 주당이익에 비해 주식가격이 싸다는 것을 의미한다. 

2020년부터 2024년 상반기까지 한미약품이 매출액 대비 사용한 R&D 비용 비율.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결국 한미약품이 하루빨리 R&D로 유의미한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의미다. 한미사이언스는 "신 회장이 'R&D에 비용을 너무 많이 쓴다'고 한 데 대해 박 대표가 '추가 R&D 투자는 필요없다'고 화답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미약품은 허구로 각색한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한미약품이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올 6월 말 기준 신약 R&D를 담당하는 동탄 소재 R&D센터, 제제연구소, 서울 본사 내 신제품개발본부, 평택사업장 내 바이오의약품 제조개발팀 및 글로벌사업본부와 한미정밀화학 R&D센터, 북경한미약품 R&D센터의 R&D인력은 총 668명으로 지난해 말 637명에서 31명 증가했다.

다만 매출 대비 R&D에 쓰는 비용은 소폭 줄었다. 지난해에는 R&D에 2050억원을 사용했다. 매출 대비 13.8% 수준이다. 2022년에도 매출의 13.4%를 R&D 비용으로 썼다. 하지만 올 상반기 R&D 지출 비용은 989억원으로 매출 대비 12.6%였다. 전년동기의 911억원보다는 늘었지만 매출이 더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매출 대비 R&D 비용 비율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한미약품은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 당뇨, 근골격계 등 다양한 질환을 대상으로 하는 6개 품목의 개량·복합신약들이 임상 1~3상 개발 단계에 진입했다"며 "전문의약품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 의약품의 릴레이 출시를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독자경영 선포 이후 첫 실적발표에서 어두운 전망이 나오면서 박 대표의 책임이 막중해지고 있다. 반면 한미사이언스에서 신규 이사로 선임하려는 장 대표는 수익성을 입증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한미정밀화학이 올 3분기 28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전년동기 대비 33% 증가한 수준이다. 올 상반기에도 누적 적자 10억원을 냈지만 전년동기의 52억원 손실에서 적자 폭을 크게 줄였다.

유한새 기자 sae@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