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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펌 탐구] 협업 통해 사건 흐름 꿰뚫어 보는 '바른 경영권분쟁대응팀'
바른 경영권분쟁대응팀을 이끌고 있는 이성훈(연수원 14기) 변호사는 와의 인터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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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경영권분쟁대응팀을 이끌고 있는 이성훈(연수원 14기) 변호사는 <블로터>와의 인터뷰에서 "자문 변호사와 송무 변호사가 사건 초기부터 한 팀이 되어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 팀의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팀은 분쟁 사례 공유, 연구 활동을 하던 경영권 분쟁 연구회에서 발전했다. 이 변호사를 필두로 자문·송무·회계 분야 정예 멤버인 김병일(33기), 최문기(33기), 노석준(36기), 한승엽(45기), 최진혁(변호사시험 2회), 신은령(변시 8회) 변호사 등이 팀을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 1985년 판사 생활을 시작한 이 변호사는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법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북부지법 및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등을 거쳐 2008년 수원지법 안산지원장을 끝으로 바른에 합류했다. 인수합병(M&A), 기업지배구조, 행정소송 분야 베테랑이다. 공동팀장인 김병일 변호사는 자본시장법·회사법·기업 자문 분야에서, 최문기 변호사는 기업 형사·송무·행정소송 분야에서 실력을 쌓았다.
각 분야의 실무 경험이 풍부한 변호사들이 모인 만큼 '종합 패키지' 같은 서비스 제공에 주력한다. 경영권 분쟁은 각 상황에 따라 취해야 할 조치가 다르고 조치를 취하는 시점이 중요하다. 또한 기존에 없던 방안을 새롭게 만들어야 할 경우도 많아 전체적인 전략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주주총회 개최 전부터 등기 전략 세워...의뢰인 피해 최소화
-분야별 변호사의 협업이 팀의 강점이다. 경영권 분쟁 사안에서 어떤 효과를 낼 수 있나.
△이 변호사=변호사들의 축적된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사건이 어떻게 진행될지 미리 파악할 수 있다. 가처분 신청, 주주총회 개최, 이사 선임 등 사건의 흐름을 꿰뚫어 보고 경영권 수호 내지 획득을 위한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최진혁 변호사=경영권 분쟁 업무는 자문과 소송을 균형 있게 수행하면서 양쪽 시점에서 사건을 바라봐야 한다. 특히 이 과정에서 분쟁의 전반적인 방향성을 분석하는 게 중요하다. 관련 전문가들이 협업하다 보니 특정한 사정의 발생을 예상하고 더 적극적이고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의뢰인과 최초 면담할 때부터 다면적인 법적 조치를 검토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경영권 분쟁 업무에서 등기 전략도 세우는 것으로 알고 있다.
△최진혁 변호사=일반적으로 등기가 이뤄지면 관공서나 은행 등과 소통할 때 적법한 권한이 인정되고 회사 내·외부에서도 경영권이 인정될 가능성이 커진다. 또한 해당 등기가 이뤄진 후 이를 소송 절차를 통해 취소하거나 효력을 중단시키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어 그동안 상대방이 경영권 분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이에 팀은 상대방이 주주총회를 개최하려는 시점부터 가처분 등을 준비하는 동시에 등기가 이뤄지는 경우까지 고려한 등기 절차 중지안을 마련한다.
△이 변호사=등기에 대한 이의 신청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새로 등기부에 임원으로 등재된 사람들이 사실상 회사의 임원 행세를 하면서 회사의 부동산 등 중요 재산을 처분하게 될 위험이 높다. 예컨대 이사회 결의 등으로 취임한 신(新)경영진들이 회사를 장악하고 있는 구(舊)경영진으로부터 회사를 인도받기 위해 경찰에 도움을 요청할 경우 경찰로서는 이에 응할지 여부를 법인등기부에 등재된 임원이 신경영진인지 구경영진인지에 따라 판단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경영권 분쟁 사안에서 등기를 저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실제로 선행 등기와 관련해 이런 경우도 있었다. 경영권 분쟁 중인 양 당사자가 같은 날 임원을 선임하는 총회를 개최했는데, 한쪽이 총회 결의가 되기도 전에 미리 의사록을 허위로 작성하고 인증했다. 그로 인해 정상적인 절차를 밟았다면 불가능했을 짧은 시간에 등기 신청을 관할 등기소에 접수했다. 결국 선행 등기라는 이유로 이들의 결의로 선임된 자들이 임원으로 등기가 됐다.
-등기를 통해 방어에 성공한 사례가 있다면.
△김 변호사=주주들이 연합해 기업의 경영권을 확보하고자 다툰 사건이었다. 양측이 각자 같은 날 별도의 장소에서 주주총회를 열어 대표이사를 선임하는 등의 상황이 발생했다. 이를 막기 위해 상대방에서 신청할 등기에 대한 이의를 등기소에 선제적으로 제기해 등기 신청, 절차 진행을 방어했다. 의뢰인의 손해를 최소화하는 전략 중 하나였다.
△이 변호사=상대방의 선행 등기를 바로잡았던 사건이었다. 당시 상대방은 경영권을 뺏을 목적으로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임원들을 다수 선임하는 위법한 총회 결의 및 이사회 결의를 개최한 뒤 임원 변경 등기 신청을 했다. 이에 총회 개최 직후부터 관할 등기소에 해당 등기 신청은 상업등기법 등에 위법하므로 각하돼야 한다는 취지의 강력한 의견서를 제출했다.
결국 등기관이 이를 상당 부분 받아들여 두 차례의 보정 명령 끝에 등기 신청을 각하했다. 상대방의 계획을 좌절시키고, 분쟁도 끝낼 수 있었다.
-기억에 남는 경영권 분쟁 사례를 소개해달라.
△이 변호사=주식 명의신탁에서 비롯된 경영권 분쟁이었다. 기업의 창업주가 임원들에게 주식 40%를 명의신탁한 뒤 사망했는데, 임원들이 해당 주식의 소유권을 주장하면서 상속인들과 다투게 됐다. 상속인 측 의뢰를 받은 사건으로 명의신탁과 관련된 증거를 찾는 것이 관건이었다. 창업주가 수기로 작성한 수십 년 된 자료들을 찾아내면서 사건 처리에 속도가 붙었다. 한문으로 된 자료를 일일이 검토하고 분석했다. 명의신탁에 대한 임원 서명 등도 나왔다. 1년 이상 소송도 진행해 창업주 지분을 전부 찾고 경영권을 확보했다.
△최문기 변호사=오랜 기간 회사를 키워 온 창업주와 직원들 간에 발생한 경영권 분쟁이 기억에 남는다. 창업주가 젊음을 바쳐 회사를 중견 기업으로 키운 후 은퇴 무렵 평소 소신대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자 직원들에게 별다른 대가 없이 회사를 물려줬다. 그런데 후임 대표이사가 된 직원들이 회사의 경영 방침을 유지하고 중요한 경영 사항은 보고해 달라는 등의 창업주와의 약속을 어겼고 횡령 및 배임 행위까지 저질렀다. 창업주를 대리해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 주주권 확인 청구 등의 소송을 제기해 모두 승소하고 경영권 회복에 성공했다. 개인적으로 보람을 많이 느꼈던 사건이다.
-최근 맡았던 경영권 분쟁 사건의 특이점이 있다면.
△김 변호사=부동산 금융 위기가 경영권 분쟁으로 파급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부동산 PF 금융 위기 상황에서 디폴트(채무불이행)가 발생했을 때 PF 대주단과 시행사 중 어느 쪽이 담보 제공된 주식의 의결권을 행사해야 할지, 시행사의 경영진 교체가 가능한지 등의 문제로 분쟁을 겪는다. 우리나라 금융의 선진화, 기관 투자자의 재무적 투자, 부동산 PF 금융 위기 상황이 맞물려 이런 분쟁이 발생하는 추세다.
△이 변호사=과거에는 크게 주목하지 않았던 상법상 절차나 규정이 경영권 분쟁의 소지가 되고 행위의 법적 효력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효용성이 없는 규정을 지키지 않았을 때 위법하다는 이유로 신주 발행 결의가 무효가 되는 식이다. 이에 따라 체크 리스트를 만들어 위법 사항이 있는지 꼼꼼하게 검토하는 기업들이 꽤 많아졌다. 예전의 경험만으로 분쟁을 막거나 대처할 수 없게 됐다. 분쟁의 수준이 점점 올라간다는 생각이 든다.
FI에 유리한 계약 체결 추세...'상세한 작성·꾸준한 검토' 필요
-기업과 재무적 투자자(FI) 간 분쟁의 추세는 어떤가.
△최진혁 변호사=최근 FI들의 투자 방식이 많이 바뀌었다. 몇 년 전 IT 투자 붐 당시에는 기업에 유리한 투자 계약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투자자에게 유리한 내용의 투자 계약이 체결되고 있다. 투자금 회수가 어려워지다 보니 의결권, 전환권, 상환권 등이 모두 포함되고 이해 관계인에게 상당한 범위 내에서 보증 의무를 부담하게 하는 식이다. 투자자는 이전에 비해 최소한의 리스크만 부담하려 하고, 투자받는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할 수 있는 리스크 한도를 넘어서는 경우도 많다.
특히 IT 스타트업의 경우 기업의 매출이 아닌 성장 가능성 등을 근거로 투자가 이뤄지기 때문에 회사의 성장이 더디거나 회사의 방향성을 바꾸려는 경우에는 분쟁이 발생한다. 끝내 투자받은 기업이 FI 측에 나가달라고 요구해 분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계약을 맺을 때 기업이 유의할 점은 무엇인가.
△최진혁 변호사=투자 계약의 경우 경영권 분쟁을 방지하려면 초창기 계약이 중요하다. FI 측이 마련한 계약서를 전적으로 신뢰하는 경우가 많은데 계약 내용을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기업이 성공해도 계약상 문제 때문에 손해를 볼 수 있다. 해외 법인을 설립하려면 투자자 승인을 받아야 하는 내용이 계약에 있는데 이를 신경 쓰지 않고 진행했다가 투자자로부터 손해배상 및 계약 해지 요청을 받은 사례도 있었다. 계약 체결 후에도 사업을 확장하는 등의 경우에는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계약서를 계속 검토해야 한다.
△최문기 변호사=경영권 분쟁을 예방하려면 계약 내용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꼼꼼하게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단계에서 의뢰인이 원하는 것을 계약에 잘 담아야 한다. 각 당사자의 권리 의무 내용을 상세히 기재하고 이와 관련한 법적 의미를 설명하는 것이 필요하다. 상대방에 대한 패널티 조항을 적는 것도 놓치면 안 된다.
-경영권 분쟁 업무를 하면서 고충, 보람은 무엇인가.
△김 변호사=경영권 분쟁이 발생하면 단순히 법적인 논리상으로 누가 맞는지만을 다투는 것이 아니라 법적 논리와는 관련이 없는 사생활 등까지 언급되는 경우가 많다. 민사적인 다툼 외에 형사적인 고소, 고발도 함께 진행한다. 경영권 분쟁의 특성상 개별 조치나 소송 등은 긴급하게 진행되지만 분쟁 종료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의뢰인들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상당히 힘들 수밖에 없다. 이러한 과정에서 끝까지 진행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 의뢰인을 설득하는 행위가 심적으로 편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나 분쟁이 좋은 방향으로 마무리돼 의뢰인이 정상적으로 회사 업무에만 매진하게 됐을 때 변호사로서 그동안의 노력에 대한 보답을 받게 된다는 생각이 든다.
-팀이 추진하는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이 변호사=일단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면 시급한 조치가 필요하고 여러 쟁송 제도를 동시다발적으로 행사해야 할 경우가 많다. 팀원들이 실무에서 더 쉽게 조치할 수 있도록 분쟁 유형별 쟁송 제도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려고 한다.
△최문기 변호사=그동안 처리한 사례와 분쟁 해결 방안도 체계화해 향후 발생하는 사건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것을 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시간이 오래 소요되고 다면적인 양상으로 나타나는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긴 호흡을 가지고 자문 및 송무 변호사들이 협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박선우 기자 closely@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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