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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VIG파트너스가 저비용항공사(LCC)인 이스타항공을 인수했을 때 시장에선 경영 정상화 의구심이 적지 않았다. 이스타항공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영난으로 오랜기간 자본잠식에 빠져있었던 데다 3년간 항공기를 띄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LCC 업계의 출혈 경쟁 등으로 수익성 제고에도 불확실성이 컸지만 VIG파트너스는 이스타항공 인수 1년 만에 경영난 꼬리표를 떼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VIG 날개 단 이스타항공, 경영 정상화 '순항'
VIG파트너스가 이스타항공을 인수한 건 지난해 1월부터다. 당시 VIG파트너스는 중견 건설 업체 성정으로부터 이스타항공 지분 100%를 인수했다. 구주 인수 자금 400억 원과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자금 1100억원 등을 포함해 총 1500억원을 투입했다. 2007년 설립된 이스타항공은 코로나19 영향으로 경영난에 빠지며 2020년 3월 운항을 사실상 전면 중단한 상태였다. 2021년에는 기업회생절차를 밟기도 했다.
VIG파트너스는 이스타항공을 인수한 직후인 2월 국토교통부로부터 항공운항증명(AOC)을 재발급 받았고 한 달 뒤인 3월26일에는 3년 만에 항공 운항을 개시했다. 올해는 화물사업 분야의 AOC 면허를 재발급 받는 데에도 성공했다([단독] 이스타항공, 화물 AOC 발급 받았다…아시아나 화물 M&A 유력 후보 부상 블로터 기사 참조).
재무 구조도 크게 개선됐다. VIG가 자본 확충에 집중한 결과 2022년 말 기준 -464억원이던 자기자본은 98억원으로 돌아섰다. 이스타항공이 완전자본잠식에서 벗어난 것은 2019년 이후 약 4년 만이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576억원으로 전년(487억원) 대비 늘어나는 등 현재로서는 흑자는 내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한 여행 제한이 해제되면서 현금흐름이 개선되고 있다. -420억원에 달했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98억원으로 순유출 규모가 줄어드는 등 개선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매출 규모는 4079만원에서 1467억원으로 늘어났다.
올해 흑자전환 가능성도 있다. 국제선 등을 크게 확충한 덕분이다.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에 따르면 올해 1~10월 이스타항공의 국제선 여객 수는 148만9314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국제선 여객 수가 29만2581명에 그쳤던 점을 감안하면 크게 늘어난 수치다. LCC 톱5인 에어서울(153만1317명)과 비교해도 차이가 4만2000명가량에 불과하다. 항공업계에서는 이스타항공이 현재 부산 출발 국제선(부산~구마모토·오키나와·치앙마이 노선) 등 국제선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어 조만간 LCC 톱5에 들 수도 있을 것로 내다보고 있다.
LCC 본연 모델 집중·기단 확충 속도...내년 흑자 비상 노린다
VIG파트너스는 LCC 본연의 사업 모델을 더욱 고도화하는 경영 전략을 통해 기업가치 제고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VIG파트너스와 이스타항공 측은 기단 확충에 힘쓰고 있다. VIG파트너스는 최근 은행과 증권사를 중심으로 유증에 참여할 투자자들을 모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워킹캐피탈(운전자본)과 항공기 수 확대에 500억원가량을 투입하기 위한 것이다.
이스타항공은 올해 보잉사 'B737-8'을 중심으로 기단을 확대하며 B737-800 10대, B737-8 5대 등 총 15대 항공기를 확보한 상황이다. VIG파트너스 측은 현재 보유 중인 항공기만으로는 노선을 모두 유지하기 힘들다는 판단하에 과거 정상적으로 경영했을 당시 확보했던 27대 안팎까지 수를 늘릴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단이 확충되면 신규 노선 개발·증편 등 노선을 더 전략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 외형성장이 가능하다. VIG파트너스 측은 내년부터 본격적인 흑자 달성을 확신하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이스타항공은 올해 15대까지 기단을 확충했다”며 “최근에는 보잉이 제작하는 신규 항공기 계약을 완료한 상황이라 2026년까지 항공기가 27대로 늘어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회사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이스타항공의 가장 큰 메리트는 ‘가격경쟁력’인 만큼 LCC 본연의 경영 전략을 기반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에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VIG파트너스는 1세대 토종 운용사 보고펀드를 전신으로 하는 PEF 운용사로 주로 중견기업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딜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기관전용 사모집합투자기구 현황에 따르면 VIG파트너스의 지난해 펀드 총 약정액은 2조6294억원에 달한다. 국내 PEF 가운데 9위에 달하는 규모다. 대표 포트폴리오는 동양생명, 비씨카드, 버거킹, 바디프랜드 등으로 금융, 유통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굵직한 트랙레코드를 쌓았다. 올해도 식자재 유통기업 푸디스트를 사조그룹에 매각해 투자 원금의 2배 이상을 챙겼다. 내부수익률(IRR)은 15% 내외로 전해졌다.
남지연 기자 njy@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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