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포커스] 이사회 변화 없다…LG에너지솔루션의 선택은 '안정'
▼기사원문 바로가기
[주총 포커스] 이사회 변화 없다…LG에너지솔루션의 선택은 '안정'
LG에너지솔루션이 기존 이사회 체제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실적이 급격히 하락하고 업황 둔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변화보다 '안정'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www.numbers.co.kr
LG에너지솔루션이 기존 이사회 체제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실적이 급격히 하락하고 업황 둔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변화보다 '안정'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3월20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리는 정기 주총에서 권봉석 ㈜LG 최고운영책임자(COO·부회장)의 비상무이사 재선임과 이창실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사진의 가장 큰 변화는 지난해 3월 주총을 통해 권영수 전 부회장이 퇴임하고 김동명 사장이 대표이사(CEO)로 합류한 점이다. 이 외의 이사진 구성(권봉석 부회장, 이창실 부사장, 사외이사 4인)은 올해 주총에서 변동 없이 유지되며 기존 체제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러한 이사진 체제 유지 결정은 실적 회복 및 내부 안정화를 위한 전략과 맞물려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4년 들어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연결 기준 매출은 25조6195억원으로 전년 대비 24%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5754억원으로 73% 급감했다. 특히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021년 10.68%에서 2023년 6.36%로 하락한 데 이어 2024년 3분기 기준 –1.78%까지 떨어졌다.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와 원자재 가격 하락이다. 주요 고객사들의 수요 변화와 업황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급격한 조직 개편보다 기존 전략의 정교화와 실행력 강화를 선택했다. 이사회 개편 없이 기존 멤버를 유지하면서 내부 체질 개선과 비용 절감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경쟁 심화 속에서 급격한 변화보다는 안정적인 경영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실적 회복에 더 효과적이라는 판단이다. 실제로 김동명 사장은 올해 투자 전략에 대해 "신규 투자보다는 기존 자산의 활용도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봉석 부회장은 2022년 3월부터 LG에너지솔루션 비상무이사로 활동해왔으며 2024년 3월부터는 이사회 의장직을 맡아 그룹 차원의 배터리 사업 조율과 미래 성장 전략을 주도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권 부회장의 리더십을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기업가치 창출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창실 부사장은 LG전자와 LG화학에서 재무 및 경영전략을 담당한 경험을 바탕으로 2021년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이끈 핵심 인물이다. 이번 주총을 통해 사내이사로 연임되면서 재무 건전성 강화와 투자 최적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미국 얼티엄셀즈 제2공장, 인도네시아 HLI그린파워, 캐나다 스텔란티스 합작공장 등 해외 거점을 확장 중이다. 공장 초기 수율 안정화, 현지 규제 대응, 인건비 상승 등 리스크 관리가 필수적인 만큼 이 부사장의 재무 전략이 한층 중요해질 전망이다.
한편 이번 주총에서는 이사 보수 한도를 기존 80억원에서 60억원으로 감액하는 안건도 상정된다. 이사의 수는 기존과 동일한 7명(사내이사 3명·사외이사 4명)이지만 최고 보수 한도를 줄였다. 지난해 실제 지급된 보수 총액(50억9400만원)을 감안하면 다소 긴축적인 조정이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실제 지급액보다 여유 있게 보수 한도를 설정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은 보다 보수적인 보수 운영 방침을 분명히 했다. 회사 측은 "사업 환경, 물가 상승률, 직무 중요도 등을 반영한 기본 급여와 함께 계량 지표, 비계량 지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수를 산정한다"고 밝혔다.
최지원 기자 frog@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