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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 리뷰] 고려아연 회사채 오버발행에도 투심 확인 '안도'

Numbers_ 2025. 4. 24.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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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 리뷰] 고려아연 회사채 오버발행에도 투심 확인 '안도'

고려아연의 회사채 발행에 당초 목표 대비 2배를 훌쩍 웃도는 1조원대 뭉칫돈이 몰리며 흥행을 거뒀다. 경영권 분쟁으로 인해 우려가 일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무난히 자금을 조달했다.금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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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고려아연


고려아연의 회사채 발행에 당초 목표 대비 2배를 훌쩍 웃도는 1조원대 뭉칫돈이 몰리며 흥행을 거뒀다. 경영권 분쟁으로 인해 우려가 일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무난히 자금을 조달했다.

금리가 기준 수익률을 웃도는 오버발행이 된 건 아쉬운 대목이지만, 그래도 투자 심리가 살아 있음을 확인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됐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이번 달 총 7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성공했다. 신용등급 AA+에 만기 구조는 2년물과 3년물로 나눠 진행됐고, 각각 3900억원과 3100억원으로 최종 확정 발행됐다.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 하나증권이 대표 주관을 맡았다.

최초 희망 모집액은 4000억원이었지만, 수요예측에서 이를 훨씬 웃도는 1조1600억원의 주문이 확인되면서 증액 발행됐다. 2년물에 6550억원, 3년물에 5050억원의 주문이 나오면서 각각 3.28대1과 2.5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고려아연의 이번 회사채는 지배구조 리스크가 불거진 가운데 이뤄졌다는 점에서 시선을 끌었다. 신용평가사들이 경영권 갈등 등을 이유로 고려아연의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하면서, 우량 신용등급에도 불구하고 난항이 예상됐다. 고려아연은 지난달 회사채를 내놓으려 했지만, 금융감독원의 권고로 일정이 연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윤범 회장 측으로 일단 승기가 기울면서 투자 수요도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은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이 지난달 28일 개최한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 수 상한 설정과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 선임 등이 원안대로 가결된 덕이다.

다만 발행 금리는 기준 수익률을 넘어섰다. 2년물과 3년물 모두 민간채권평가사가 평가한 등급 민평금리에 ±50베이시스포인트(bp·1bp=0.01%포인트)를 가산한 기준 수익률을 제시했는데, 각각 +25bp와 +28bp 조건으로 발행됐다. 이에 따른 최종 발행 금리는 2년물이 3.124%, 3년물이 3.210%다.

고려아연이 등급 민평 대비 ±50bp의 기준 수익률을 설정한 배경에도 이런 상황에 대한 고려가 깔려 있었다는 해석이다. 희망 금리 밴드는 ±30bp가 일반적인데, 그보다 넓은 구간을 제시해 혹시 모를 투자 수요 이탈을 최대한 방지한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전략적 선택을 통해 투심을 잘 묶었다는 평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려아연으로서는 경영권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회사에 대한 투심을 재확인했다는 측면에서 더욱 의의가 있는 회사채 발행"이라며 "금리 밴드를 여유롭게 잡아 투자 메리트를 끌어올린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