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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둘러싼 오해]⑥ IMM PE가 살린 '국가기간산업' 대한전선

Numbers_ 2025. 4. 25.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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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둘러싼 오해]⑥ IMM PE가 살린 '국가기간산업' 대한전선

사모펀드가 다시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론스타 사태 이후 잊힌 듯했던 주홍글씨가 되살아나고 있다. 이제는 해외자본을 넘어 토종 사모펀드까지 손가락질의 대상이다. 그러나 지나친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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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가 다시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론스타 사태 이후 잊힌 듯했던 주홍글씨가 되살아나고 있다. 이제는 해외자본을 넘어 토종 사모펀드까지 손가락질의 대상이다. 그러나 지나친 감정은 이성을 흐리게 한다. 맹목적인 비난이 난무하면서 사모펀드 본연의 역할이 어디까지인지에 대한 경계가 모호해졌다. 사모펀드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을 따져본다. <편집자 주>

IMM홀딩스 / 사진=IMM홀딩스 홈페이지 갈무리


IMM 프라이빗에쿼티(PE)가 경영권을 쥐었던 대한전선은 사모펀드 체제 아래서 퀀텀점프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특히 위기에 빠진 전선 산업의 핵심 기업을 살려내며 국가 전력·통신 인프라의 기반을 지켜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한전선은 국내 최초의 종합 전선 제조사로, 2008년까지 54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던 알짜 기업이었다. 그러나 남부터미널, 무주리조트, 캐나다 힐튼호텔 등 외부 사업에 손을 대면서 재무구조가 흔들리기 시작했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위기는 심화됐다. 결국 2012년 채권단 자율협약에 들어가며 기업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워졌다.

IMM PE는 2015년 대한전선에 3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하고 지분 70.1%를 확보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시작됐다. IMM PE는 비핵심 사업과 자산을 과감히 매각하며 회사를 본업 중심으로 재편했다. 인수 전 36곳에 달했던 대한전선의 출자 법인은 2020년 말 18곳으로 줄이는 등 슬림화를 단행했다.

이후 본업에 집중했다. 대한전선은 브로커 없이 직접 고객 유치를 통해 대형 해외 프로젝트를 수주했고, 수익성이 우수한 초고압전력선 중심으로 수주도 확대했다. 본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인력 조직도 재정비했다. IMM PE는 임직원에게 스톡옵션과 포상금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승진 체계까지 전면 개편했다. 임직원이 스스로 목표를 내면화하고 달성할 수 있도록 동기를 유도한 것이다.

대한전선 주요 재무지표 /자료=한국신용평가


그 결과 인수 첫해인 2016년까지 마이너스(-)였던 영업현금흐름은 2019년에는 792억원까지 늘며 뚜렷한 개선 흐름을 보였다. 총차입금은 2014년 1조1373억원에서 2020년 5863억원 수준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영업이익률도 상승세를 기록해 전선 사업 본연의 수익성 회복을 보여줬다. IMM PE 인수 이전 1~2%에 머물렀던 영업이익률은 2016년 이후 3%대를 기록했고, 매각 직전 해인 2020년에는 3.55%까지 올라섰다.

IMM PE는 2021년 대한전선 지분 40%를 호반건설에 2500억원에 매각하며 최종적으로 투자금을 회수했다. 본업 경쟁력을 우선순위에 둔 체질 개선, 현금흐름 중심의 안정화 전략이 투자 성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전선 산업은 국가 전력망, 건설, 통신망, 철도 및 에너지 인프라의 핵심 기반 산업으로, 국가 경제와 안전을 뒷받침하는 기간산업으로 분류된다. 전기가 흐르는 모든 산업과 시설의 기반이 되는 만큼, 기술 자립성과 공급망 안정성이 곧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IMM PE의 투자는 대한전선이 국가기간산업의 경영 정상화와 경쟁력 회복을 이뤄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강성모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IMM PE의 대한전선 인수는 기존 오너 중심의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 사례”라며 “IMM PE는 2015년 대한전선 경영권 확보 이후 기존 비핵심사업을 정리하는 한편, 전문경영인 체제를 바탕으로 고수익 제품 수주 등에 집중함으로써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남지연 기자 njy@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