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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집단 공시 대해부] 효성, 단단해지고 커졌다…실적·지배구조 '안정궤도'

Numbers_ 2025. 5. 20.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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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집단 공시 대해부] 효성, 단단해지고 커졌다…실적·지배구조 '안정궤도'

효성그룹이 외형 성장과 재무안정성을 동시에 달성했다. 올해 기준 공정자산은 전년보다 20% 이상 늘었고 부채비율은 대기업집단 평균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지배구조가 단순화되고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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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효성본사 사옥 (사진=효성그룹)


효성그룹이 외형 성장과 재무안정성을 동시에 달성했다. 올해 기준 공정자산은 전년보다 20% 이상 늘었고 부채비율은 대기업집단 평균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지배구조가 단순화되고 사업 구조는 정비되면서 조현준 회장 체제의 효성이 수치로 체질 개선의 성과를 입증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5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현황'에 따르면 효성그룹의 공정자산은 19조8288억원으로 전년 대비 20.1% 증가했다. 그룹 자산 순위는 33위에서 31위로 두 계단 상승했다. 같은 기간 계열사 수도 57개에서 60개로 늘었다.

외형이 커졌지만 재무구조는 오히려 더 안정됐다. 효성그룹 전체 자산은 19조9865억원, 부채는 10조2645억원으로 부채비율은 51.3%에 그쳤다. 대기업집단 평균 대비 안정적인 수준이다. 특히 ㈜효성의 별도 기준 부채비율은 19.1%로 지주회사 차원의 재무안정성은 더욱 돋보인다. 이처럼 외형 확대와 재무안정성을 동시에 실현한 배경에는 조현준 회장 체제 이후 본격화된 체질 개선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

2024년 3월 고(故) 조석래 명예회장의 별세는 효성그룹의 지배구조에도 중대한 변곡점이 됐다. 같은 해 7월 효성은 인적분할을 단행해 조현상 부회장이 이끄는 새로운 지주사 HS효성을 출범시켰다. 효성첨단소재,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HIS), 효성토요타 등 6개 계열사가 신설 지주사에 편입되며 사실상 계열분리가 시작됐다.

이와 동시에 조 회장은 상속을 통해 ㈜효성 지분을 33.03%까지 끌어올렸고 효성티앤씨·효성중공업·효성화학 등 핵심 제조 계열사에 대한 지분율도 모두 10%포인트 안팎으로 확대했다. 조 부회장은 효성중공업과 효성화학 지분을 매각하며 교차 지분 정리에 나섰다. 두 형제의 경영 권역은 사실상 완전히 분리되는 수순에 들어선 것이다.

지배구조가 단일화되면서 효성그룹은 의사결정의 일관성과 기동력을 확보했다. 조 회장이 핵심 계열사 지분을 직접 보유하면서 책임경영 체제가 강화됐고 계열사 간 내부거래 역시 투명해졌다.

지배구조뿐만 아니라 사업 구조 전반에서도 정비가 이뤄졌다. 효성은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이후 비핵심 자회사를 정리하고 사업 부문을 분할해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화학, 효성첨단소재 등 4개 주력사를 중심으로 체제를 재편해왔다. 이후에도 사업 연계성이 낮은 자회사는 매각하거나 합병하며 '선택과 집중' 전략을 유지했다. 이번 HS효성 분할도 이러한 전략의 연장선으로 그룹 내 자산과 사업 구조를 명확히 구획하기 위한 정비 작업으로 해석된다.

사업 구조가 정돈되면서 외형 성장에도 탄력이 붙었다. 효성의 공정자산은 2018년 약 12조 원에서 2024년 16조5000억원, 2025년에는 19조8000억 원에 육박하며 5년간 65% 이상 증가했다. 연평균 10%에 가까운 성장률로 이는 대기업 평균을 웃도는 수준이다. 베트남 비나(VINA) 법인과 탄소섬유 공장 등 해외 주요 자산 확대도 성장의 주요 동력으로 작용했다.

체력도 회복세를 보였다. 코로나19 이후 부진했던 효성티앤씨는 수익성을 되찾았고 효성중공업은 흑자 기조를 공고히 했다. 효성화학 역시 적자 폭을 줄이며 턴어라운드를 시도하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공시대상 88개 기업집단의 합산 순이익은 전년 대비 14.3% 증가했으며 효성은 이보다 높은 순이익 증가폭을 기록한 소수 그룹 중 하나로 꼽힌다. 핵심사업 부문의 경쟁력 회복과 비용 효율화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다.

최지원 기자 frog@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