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경영승계 전략]④ 저조한 짐펜트라 성적…타개책은 홀딩스 나스닥 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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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경영승계 전략]④ 저조한 짐펜트라 성적…타개책은 홀딩스 나스닥 상장
지난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 이후 매출 3조원 목표를 달성한 ‘통합셀트리온’은 서정진 회장의 장남인 서진석 대표의 ‘승계 교두보’로 통한다. 오너 2세인 서 대표가 통합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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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 이후 매출 3조원 목표를 달성한 ‘통합셀트리온’은 서정진 회장의 장남인 서진석 대표의 ‘승계 교두보’로 통한다. 오너 2세인 서 대표가 통합셀트리온의 대표이사이자 이사회 의장을 맡게 되는 등 경영 전면에 서면서 사실상 첫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서 회장이 목표한 2027년 나스닥 상장 계획마저도 글로벌 경영 기반을 마련해 결과적으로 경영권을 물려주기 위한 명분과 실적을 쌓는 행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주가 하향' 원인 짐펜트라…서 대표 당면 과제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헬스케어와의 합병을 통해 ‘통합 셀트리온’을 출범한 첫 해인 지난해 3조5000억원 넘는 매출을 거두며 합병 당시 제시했던 목표를 달성했다.
외형 성장을 거듭하고 있으나 문제는 신약 ‘짐펜트라(램시마SC)’다. 미래 성장동력을 ‘신약’에서 찾고 있는 셀트리온은 자가면역 치료제 짐펜트라의 미국시장 안착을 핵심 과제로 삼았으나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는 없다. 특히 오너 2세인 서 대표가 올해 3월 연내 짐펜트라의 매출 7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공언했으나 1분기 짐펜트라 매출은 130억원에 그치는 등 저조한 실적을 거두면서 주주들의 반발을 샀다.
셀트리온이 짐펜트라가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둘 것이라며 자신감으로 가득했던 첫 해와는 달리 이 신약의 매출 부진으로 인해 주가 하향으로까지 이어졌다는 평가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8일 기준 셀트리온의 주가는 19만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이후 주가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9시30분 기준 15만원 중반에 그치고 있다.
고민거리로 남은 짐펜트라의 실적 회복이 통합셀트리온의 이사회 의장이자 최고경영자(CEO)로서 경영 주도권을 확보한 서 대표의 당면 과제로 떠오르는 이유다. 다만 셀트리온 측은 짐펜트라의 미국 내 처방량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는 설명이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미국 의약품 유통에서 오리지널과 바이오시밀러의 유통 구조가 다른 점을 인식하지 못하고 시작한 점이 미흡했다”며 “셀트리온은 짐펜트라의 올해 미국 매출 목표치를 7000억원에서 3500억원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나스닥 상장으로 증여세 재원 확보
안정적인 기업 승계를 위해 서 대표의 경영 능력 입증이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서 회장은 지난 1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지주사인 셀트리온홀딩스를 통해 오는 2027년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업계에서는 서 회장이 통합셀트리온 출범→나스닥 상장→경영 승계를 단계적으로 완성시킬 목적으로 보고 있다. 실제 셀트리온홀딩스를 나스닥에 상장한다면, 이는 증여세 재원 마련에도 매우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수조원에 달하는 증여세 재원 발판을 확보해야 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셀트리온홀딩스는 나스닥 시장에 입성해 서 회장의 일부 지분을 매도한 현금으로 증여세를 납부할 것으로 보인다. 서정진 회장은 셀트리온홀딩스의 개인 지분 98.13%를 보유하고 있다. 경영권 방어벽인 51%의 지분을 남겨두고 처분하면 나스닥 상장 이후 셀트리온홀딩스의 기업가치에 따라 수조 원의 현금 확보가 가능해진다.
‘주식 물납’이라는 시나리오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납은 상속 또는 증여세를 주식이나 국공채, 부동산 등 현물로 내는 방식이다. 넥슨 지주사이자 비상장사 NXC도 재작년 이를 활용해 지분 29.3%를 상속세로 납부한 바 있다.
서 회장은 나스닥 상장 이후 펀드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역시 상장 수익 또는 펀드 운용 자금으로 증여세 부담을 덜 수 있게 된다는 장점이 있다. 서 회장은 “나스닥 상장 이후 확보한 자금을 시드머니로 활용해 100조원 규모의 글로벌 헬스케어 펀드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샛별 기자 jsb31660@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