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프렌즈 제휴사 콘랩컴퍼니, 법정관리에 M&A도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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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프렌즈 제휴사 콘랩컴퍼니, 법정관리에 M&A도 무산
카카오프렌즈와 지식재산권(IP) 제휴를 맺으며 주목받았던 콘텐츠 커머스 전문기업 ‘콘랩컴퍼니’가 위기에 직면했다. 자금난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다가 매각에 나섰지만 새 주인을 찾지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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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프렌즈와 지식재산권(IP) 제휴를 맺으며 주목받았던 콘텐츠 커머스 전문기업 ‘콘랩컴퍼니’가 위기에 직면했다. 자금난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다가 매각에 나섰지만 새 주인을 찾지 못했고, 채무상환 여력을 상실해 파산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콘랩컴퍼니의 경영권 매각을 위한 본입찰이 백지화됐다. 지난해 11월부터 매각주간사를 선정하고 입찰공고까지 진행했지만, 실질적인 거래로 이어질 만한 조건을 갖춘 제안은 나오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2020년 2월 카카오프렌즈 임원 출신의 전병철 대표가 세운 콘랩컴퍼니는 지적재산권(IP) 기반 콘텐츠 기획과 유통을 바탕으로 성장했다. 카카오프렌즈, 무민 등의 유명 캐릭터 IP를 라이선싱 받아 콘텐츠·상품을 개발했을 뿐만 아니라, 자체적으로 발굴한 신규 캐릭터를 앞세워 오프라인 브랜드 공간 운영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콘랩컴퍼니는 굿즈 판매를 넘어 IP의 확장과 융합 가능성에 주목했다. NH농협은행, IBK기업은행 등과 손잡고 캐릭터 체크카드를 기획하며 금융권과의 협업을 시도했고, 신세계 조선호텔과는 오프라인 공간 채널을 통한 IP 체험형 콘텐츠를 선보였다.
또 외식 브랜드 ‘오모리’, ‘청진옥’, ‘모이세’ 등을 재해석해 RMR(레스토랑 간편식) 형태로 상품화하고, 자체 플랫폼 론칭을 준비하며 식품 커머스 시장에도 발을 들였다. 콘텐츠와 유통의 경계를 허무는 시도들을 이어갔다.
회사가 성장세를 보이면서 자본시장의 관심도 덩달아 커졌다. 콘랩컴퍼니는 설립 반년 만에 프리시리즈A 투자유치를 성공한 이후 2022년 60억원 규모의 시리즈A 라운드까지 마무리했다. 여기에는 IBK기업은행과 가이아벤처파트너스 등이 참여했다.
그러나 모험자본을 유치받은 이후 상황이 급변했다. 자금을 발판 삼아 본격적으로 추진한 ‘라이언홀리데이 인 부산’ 프로젝트가 코로나로 인한 지연과 비용 집행 불균형 속에서 오픈을 맞았고, 개장 직전 단기간 집중 투입된 시설·건축 비용이 회사의 자금난을 촉발시켰다.
여기에 고정비 부담과 금융권 여신비용, 전환사채(CB) 투자에 따른 이자비용, 협력업체 대금까지 한꺼번에 밀려들었다. 초기 투자자들의 만기 상환 요구까지 겹치면서 결국 지난해 4월 기업회생을 신청하기에 이르렀다.
법정관리 이후에는 카카오와 갈등이 빚어졌다. 채무자 확정 과정에서 카카오 측이 신고한 채무를 두고 금액 산정에 이견이 발생했다. 결국 채권조사확정재판에서 콘랩컴퍼니가 이의를 철회하면서 일단락됐다.
IB업계 관계자는 “IP 관련 카카오 측과 미지급 대금 관련 이슈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며 “갈등이 생겼는데 결국 채무가 인정됐다”고 말했다.
벤처투자 업계에선 최근 콘텐츠 기반 스타트업들을 둘러싼 투자 환경이 한층 보수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수익화까지 시간이 필요한 사업모델 특성상 자금 조달과 운용에 있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스타트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 전반에 투자 심리 위축이 이어지면서 기업의 사업성 외에도 안정적인 현금흐름과 리스크 대응 능력이 중요해졌다”며 “특히 콘텐츠나 커머스처럼 유행에 민감한 분야는 더욱 신중한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박수현 기자 clapnow@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