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바웃 C] '구원등판' 정철동 LGD 사장, '적자 탈출' 연간 턴어라운드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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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바웃 C] '구원등판' 정철동 LGD 사장, '적자 탈출' 연간 턴어라운드 정조준
중국 저가 공세와 전방 사업 부진으로 적자를 거듭하던 LG디스플레이가 올해 1분기 연속 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정철동 매직'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정철동 사장은 2023년 말 부임 이후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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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저가 공세와 전방 사업 부진으로 적자를 거듭하던 LG디스플레이가 올해 1분기 연속 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정철동 매직'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정철동 사장은 2023년 말 부임 이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중심의 사업체질 개선과 빠른 실행력을 통한 고객 신뢰 회복을 강하게 추진해왔는데 이러한 전략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난 40여년간 정 사장이 LG디스플레이를 비롯해 LG화학, LG이노텍 등 그룹 내 부품·소재 부문 계열사를 두루 거치며 기업간거래(B2B) 분야에서 전문성과 경영 능력을 보인 만큼 올해를 연간 턴어라운드의 원년으로 삼고 더욱 실적 개선을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7년 만에 친정 복귀…"연간 흑자 위해 '비상한 각오' 다져야"
1일 업계에 따르면 정철동 사장은 최근 경북 구미 사업장을 찾아 임직원을 대상으로 타운홀 미팅을 진행했다. 이번 행사는 '빠른 실행력으로 의미있는 성과를 창출하자'를 주제로 개최됐다. 정 사장이 직접 구미 사업장을 찾아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자리에서 정 사장은 "연간 실적 턴라운드를 위해서는 비상한 각오를 다져야 한다"며 "사업·기술·제품·업무 프로세스 전반에서 '핵심의 핵심'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디지털전환(DX), 인공지능(AI) 기술을 적극 반영해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앞장서자"며 "고객가치 창출을 통해 수익성 제고에 기여할 수 있는 제품과 기술에 집중하자"고 덧붙였다.
이러한 정 사장의 발언은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하반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키운 상황에서 임직원들을 더욱 독려해 연간 턴어라운드 달성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1961년생인 정 사장은 경북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 출신이다. 1984년 LG반도체에 입사한 이후 △LG디스플레이 생산기술담당(2004년) △생산기술센터 센터장(2010년) △최고생산책임자(CPO, 2013년) △LG화학 정보전자소재사업본부장(2017년) △LG이노텍 최고경영책임자(CEO, 2019년) △LG디스플레이 CEO(2023년) 등 그룹 내 부품·소재 부문 계열사를 두루 거쳤다.
특히 정 사장은 자신이 속한 계열사를 항상 성공적으로 이끌며 '정철동 매직'이라는 업계 신조어를 만들기도 했다. 먼저 LG디스플레이에서는 원천기술 확보, 생산공정 혁신을 주도해 OLED 등 디스플레이 생산 기반을 구축했다. LG화학에서는 다양한 신규 사업을 안정화시켰다. 또 LG이노텍에서는 재임 5년 동안 회사 매출을 두 배로 키워냈다.
또한 지난 2023년 말 7년 만에 친정인 LG디스플레이에 복귀한 후에도 취임 일성으로 혁신을 주문하며 OLED 중심으로의 사업체질 개선에 드라이브를 걸어왔다. 이러한 노력은 지난해 4분기 흑자전환을 시작으로 올 1분기 연속 흑자 달성에 성공하며 다시 한번 경영 능력을 입증했다.
'애플통' CEO 효과…아이폰 17 전 모델에 패널 납품 확대
1분기 흑자에 힘입어 정 사장은 올해를 연간 턴어라운드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올해 초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는 LG디스플레이 관점에서 반전의 기회를 마련하는 변곡점을 의미하는 한 해였다"며 "올해는 도약하는 해가 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정 사장은 올해 대형 및 중소형, 차량용에 이르는 전 사업 분야에서 OLED 신기술과 제품을 바탕으로 새로운 고객가치를 전달하는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실제 그동안 LG디스플레이는 전체 매출에서 OLED 사업 비중을 지난 2020년 32%에서 지난해 55%까지 확대해왔다.
또한 그룹 내에서 '애플통'으로 불리는 정 사장은 하반기 출시될 예정인 애플의 아이폰 17시리즈에 OLED 패널을 공급을 확대할 예정이다.
애플은 지난해 아이폰 16시리즈에서 최상위 라인업인 프로와 프로맥스에만 저온다결정산화물 박막트랜지스터(LTPO) 기술을 적용했다. 다만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아이폰 17 시리즈부터는 전 라인업에 해당 기술을 확대 적용하면서 LG디스플레이의 납품 물량도 확대될 전망이다.
LTPO는 기존 디스플레이에 적용되던 저온폴리실리콘(LTPS)의 일부 트랜지스터를 옥사이드로 대체해 전력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현재 이 기술은 난이도가 높아 중국 BOE 등은 아직 애플에 양산 공급한 이력이 없다. 덕분에 아이폰 17 시리즈는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업체가 전량 공급하는 체제로 굳혀지는 양상이다.
업계에서는 아이폰 17의 출하량이 전작과 비슷한 2억1000만~2억2000만대로 추산한다. 지난해 LG디스플레이의 모바일 패널 매출은 전체에서 33.6%를 차지한 만큼 예측대로 아이폰 17 시리즈가 판매된다면 이 비중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정 사장은 원가 혁신, 운영 효율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제 LG디스플레이의 지난해 매출원가율은 90.3%로 전년(98.4%)대비 8.1%p 떨어졌다. 매출원가율은 매출에서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율이다. 통상 매출원가율이 낮을수록 수익성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뿐만 아니라 LG디스플레이는 최근 매각 절차를 완료한 중국 광저우 LCD 공장의 매각 대금 역시 재무 안정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는 1분기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매각 대금은 2조2466억원으로 상반기 중으로 유의미한 액수의 현급이 유입될 예정"이라며 "재무구조 개선에 일부 활용하고 사업 강화를 위해 OLED 부분에 적절히 투자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흐름에 시장에서도 연간 흑자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드는 최근 LG디스플레이가 연결기준으로 올해 연매출 25조9294억원, 연간 영업이익 6793억원을 달성할 것이라 내다봤다.
전략 고객을 중심으로 한 스마트폰, 대형 TV 사업이 호조를 나타내며 연간 흑자를 기록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 전망이 현실화하면 마지막 연간 흑자였던 2021년에서 4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게 된다.
권용삼 기자 dragonbuy@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