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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KL파트너스, '주가 대신 이자' 콘텐트리중앙 투자금 겨우 회수

Numbers_ 2025. 6. 9.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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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KL파트너스, '주가 대신 이자' 콘텐트리중앙 투자금 겨우 회수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가 콘텐트리중앙에 대한 투자금을 겨우 회수할 수 있게 됐다. 콘텐트리중앙이 발행한 전환사채(CB)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1000억원을 투자했는데 주가 부진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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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가 콘텐트리중앙에 대한 투자금을 겨우 회수할 수 있게 됐다. 콘텐트리중앙이 발행한 전환사채(CB)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1000억원을 투자했는데 주가 부진으로 시세 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지자, 결국 남은 채권에 7%대의 이자를 매기는 방식으로 자금 회수에 나섰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콘텐트리중앙은 2021년 5월 발행한 제17회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CB의 만기이자율을 7.300%%에서 7.582%로 높였다. 해당 CB 인수자는 JKL파트너스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주노2021 유한회사다. 

당초 콘텐트리중앙은 2021년 1000억원 규모의 CB를 표면·만기이자율 0%로 발행했다. 전환가액은 4만6777원으로 CB 발행 당시 이사회결의일인 2021년 4월28일 종가인 4만6550원 대비 0.48% 높은 수준이었다. 주가 하락에 따른 최저 조정가액은 3만2744원이었다. CB 인수자인 주노2021은 2022년 5월부터 사채만기일인 2026년 5월까지 전환을 청구할 수 있었다. 

표면·만기이자율 모두 0%인 점을 감안하면 JKL파트너스는 콘텐트리중앙의 주가가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베팅한 것으로 보인다. 전환 청구 기간이 도래했을 때 주식으로 전환해 차익을 거둘 계획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JKL파트너스가 콘텐트리중앙 CB를 인수한 후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전환청구기간 도래 전인 2021년 하반기에는 장중 8만원을 웃돌기도 했지만, 정작 전환청구기간이 도래한 후에는 전화가액 아래에서 맴돌았다. 콘텐트리중앙의 전 거래일 종가는 1만2050원이다.

주가 하락은 실적과 연관이 깊어 보인다. 콘텐트리중앙은 드라마 제작, 영화관 사업을 영위 중이다. 대표작으로 범죄도시 시리즈가 있고, 메가박스를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으며 2020년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31% 떨어졌고 영업손실 568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2021년과 2022년, 2023년에는 각각 574억원, 716억원, 68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474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4년 연속 대규모 적자를 냈다. 특히 코로나19가 엔데믹(풍토병화)으로 전환했지만 실적 반등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올해 1분기에도 12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적자 규모가 20% 늘었다.

주가가 하락하면서 전환가액은 최저 전환가액인 3만2744원으로 조정됐다. 2021년 8월 4만3821원으로 처음 조정됐고 2022년 8월 4만1300원으로, 같은해 11월 최저 전환가액인 3만2744원으로 조정됐다. 전환가액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JKL파트너스는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콘텐트리중앙은 JKL파트너스를 대상으로 발행한 CB 1000억원 중 200억원을 상환했다. 올해 4월에는 나머지 800억원에 대한 만기일을 올해 11월로 변경하며 만기이자율 7.330%를 적용한다고 공시했다. 

또한 남은 800억원 중 400억원에 대해 이자 133억원을 더해 533억원으로 지난달 30일 상환하고, 나머지 400억원에 대해서는 이자 152억원을 더해 552억원으로 상환할 계획이었다. 그렇게 되면 JKL파트너스는 총 1284억원을 회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달 2일 콘텐트리중앙은 정정공시를 통해 만기이자율을 7.582%로 상향하고 원금 800억원을 만기인 11월에 1115억원으로 모두 상환한다고 밝혔다. 만약 해당 공시대로 콘텐트리중앙이 CB를 취득하면 JKL파트너스는 1115억원을 상환받는다. 결과적으로 JKL파트너스는 총 1315억원을 회수할 예정이다. 

JKL파트너스는 이처럼 만기 이자를 재설정하며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게 됐다. JKL파트너스 관계자는 "협의를 통해 조기 상환과 만기 금리 조정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반면 콘텐트리중앙의 상환 부담은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4월 콘텐트리중앙은 한투PE를 대상으로 300억원 규모의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신종전환사채를 발행했다. 목적은 채무상환이다. 전환청구기간은 2026년 4월부터 2055년 3월까지다. 전환가액은 8283원으로 4년 전 JKL파트너스를 대상으로 발행한 CB의 전환가액보다 82% 낮은 수준이다. 만기가 30년으로 긴 만큼 표면·만기이자율 모두 4%로 설정됐다.

다만 콜옵션(매수청구권) 조항과 이자율 상향 조건을 걸었다. 3년 뒤인 2028년 4월까지 금리는 4%지만 해당 기간 이후부터 2029년 4월까지는 6%, 2030년 4월까지는 12%로 늘어난다. 이후 해마다 2%가 가산된다.

유한새 기자 sae@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