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vernance

[어바웃 G]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 210억 주식 증여 '승계 밑그림'

Numbers 2025. 6. 1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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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바웃 G]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 210억 주식 증여 '승계 밑그림'

기업 지배구조(Governance)를 분석합니다. KCC그룹의 승계와 계열분리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이 보유한 KCC 지분을 형 정몽진 회장 자녀들에게 넘기면서 승계작업이 이뤄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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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지배구조(Governance)를 분석합니다.

 

 

KCC그룹의 승계와 계열분리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이 보유한 KCC 지분을 형 정몽진 회장 자녀들에게 넘기면서 승계작업이 이뤄지는 모양새다.

5일 정몽익 회장은 한국거래소 기업공시포털에 KCC 주식 3만5728주를 조카 정명선 씨에게 증여했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3만5728주를 또 다른 조카인 정재림 상무에게도 증여할 예정이다. 총 7만1456주로 올해 7월 중 증여가 마무리되면 두 사람의 지분율은 1.03%가 된다. 증여한 주식은 시가로 210억원 상당이다.

KCC그룹은 정주영 명예회장의 막냇동생인 정상영 KCC 초대회장의 세 자녀가 이끌고 있다. 첫째 정몽진 회장이 KCC를 경영하고 둘째 정몽익 회장은 KCC글라스, 셋째 정몽열 회장은 KCC건설을 지배하고 있다.

이번 증여는 KCC와 KCC글라스의 계열분리를 염두에 두면서 KCC의 경영승계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정몽진 회장의 장녀 정재림 상무는 1990년생으로 현재 KCC 경영전략부문장이다. 둘째인 정명선 씨는 1994년생이다.

이번 증여로 동등한 수의 주식을 넘겨받으면서 승계구도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지만 정 상무가 경영승계에서는 앞서는 상황이다. 정명선 씨가 KCC그룹에서 일하지 않는 반면 정 상무는 비등기임원으로 회사 경영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 상무는 미국 웰즐리대와 매사추세츠공대(MIT) 대학원을 졸업하고 7년 전 KCC에 입사했다. 이후 KCC가 미국 실리콘 회사인 모멘티브퍼포먼스머티리얼즈(MPM) 인수에 나설 당시 인수단에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까지만 해도 정 상무의 지분은 동생에게 뒤졌지만 그해 6월 작은아버지 정몽익 회장에게서 KCC 주식 2만9661주를 수증하며 0.62%의 동등한 지분율을 확보하게 됐다.

이번 증여로 두 사람은 세금 납부 등을 위해 주식담보대출을 받았다. 앞선 대출과 마찬가지로 한국증권금융에 증여된 주식을 담보로 제공했다. 기존 담보대출 금리는 4.42~4.75%(변동)였으며 신규 대출 금리는 4.17%(고정)다.

KCC는 이번 증여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미등기임원인 정 상무의 증여 사실과 관련해 거래계획보고서를 통해 공시했다는 입장을 전했다. 

향후 KCC가 보유한 자사주 30만3982주를 소각하거나 오너일가가 매수할 경우 지배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KCC는 2022년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신탁 계약을 체결하고 999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보유한 자사주는 지분율로 따지면 17.24%에 해당한다.

자사주가 소각된다면 두 사람의 지분율은 각각 0.21%p씩 상승하게 된다. 그러나 전체 주주의 지분율이 모두 높아지는 효과가 내기 때문에 오너일가에는 매력적인 선택지가 아니다. 따라서 소각보다는 매각 방식으로 주식을 처분할 가능성이 높다. 롯데지주도 지난해 사업보고서에서 자사주를 향후 '지배주주와 특수관계인에게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진현 기자 jin@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