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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증자 모니터] 유니슨, '자본잠식'에 또 증자…대주주는 '불참'

Numbers_ 2025. 6. 23.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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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증자 모니터] 유니슨, '자본잠식'에 또 증자…대주주는 '불참'

자본잠식에 빠진 코스닥 상장사 ‘유니슨’이 또다시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이미 1년 전에 306억원을 조달해 곳간을 채웠지만 발행가액이 예정보다 낮게 책정되면서 자본확충 효과를 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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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슨 사천공장. /사진 제공=유니슨


자본잠식에 빠진 코스닥 상장사 ‘유니슨’이 또다시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이미 1년 전에 306억원을 조달해 곳간을 채웠지만 발행가액이 예정보다 낮게 책정되면서 자본확충 효과를 확실히 누리지 못했다. 결국 자본잠식 타개를 위해 다시 한번 주주들에게 손을 벌리는 모양새다.

작년 유증 사실상 실패…자본잠식 악화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니슨은 최근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643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8월까지 발행가액을 최종적으로 확정하고, 9월 중 청약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신주상장예정일은 같은 달 24일이다.

이번 증자는 지난해 5월 이후 1년 1개월 만에 진행되는 것이다. 당시 유니슨은 주식량을 33%가량 늘려 신규자금 381억원을 확충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유상증자 발표 이후 주가가 하락한 탓에 발행가액이 908원에서 727원으로 축소됐다. 이에 최종 조달금액도 305억원에 그쳤다.

최종 발행가액이 액면가(500원)가 크게 차이나지 않았던 것이 치명타로 작용했다. 액면가를 초과해서 발행할 때 발생하는 주식발행초과금(자본잉여금)이 작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유상증자가 끝난 이후에도 부분자본잠식 상태가 지속됐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유니슨의 자본금과 자본총계는 각각 842억원, 745억원이었다. 자본잠식률은 11.49%로 유상증자 이전보다 오히려 4.84%p 높았다.



이번 유상증자의 목적 또한 자본잠식 해소를 비롯한 재무구조 개선 성격이 강하다. 유니슨은 매년 거듭된 적자로 인해 올해 1분기 말 누적 결손금이 623억원에 달하고 있다. 납입자본금과 자본잉여금이 결손금을 감당하지 못하는 형국이다. 자본잠식률도 역대 최고치인 25.59% 수준이다.

최대주주 ‘아네모이’ 유증 불참…책임 논란 불가피

그나마 올해는 비교적 상황이 나은 편이다. 주가가 지난해보다 높게 형성된 덕에 예정 발행가액이 1260원으로 정해졌다. 최종 발행가액이 확정되는 8월까지 주가가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지만 않는다면 작년보단 훨씬 많은 자본잉여금을 쌓을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수준의 발행가액으로 자금을 조달한다고 단순 가정할 경우 유니슨은 자본금 1097억원, 자본총계 1309억원으로 자본잠식에서 벗어난다.


다만 주주들의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신주 발행에 따른 대규모 물량 희석 우려가 여전한 데다 유니슨의 만성적인 실적 부진 역시 시장의 냉담한 반응의 원인 중 하나다. 실제 유상증자 소식이 발표된 이후 회사의 주가는 전일 대비 20% 가까이 떨어졌다.

특히 최대주주인 ‘아네모이’가 이번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새로 시장에 풀릴 주식을 인수하는데 돈을 쓰지 않겠다는 의미다.

아네모이는 삼천리자산운용이 운용하고 국민연금이 출자한 사모펀드(PEF) ‘비티에스제1호사모투자합자회사’의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최대주주 측은 해당 펀드의 투자이행기간 만료를 이유로 출자가 불가능하다고 밝혔지만, 자본잠식 해소에 방점이 찍힌 유상증자에 빠진다는 것은 자칫 책임경영 회피로 비쳐질 수 있다.

유니슨 측은 “최대주주는 구주주 청약에 배정물량의 미참여를 계획하고 있지만, 최종 참여 여부나 청약 수량은 변경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박수현 기자 clapnow@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