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바웃C] 김희상 신임 애큐온저축은행 대표…700억 순익 목표 이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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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바웃C] 김희상 신임 애큐온저축은행 대표…700억 순익 목표 이룰까
김희상 전 애큐온캐피탈 리테일금융부문장이 애큐온저축은행의 새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모회사인 애큐온캐피탈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불경기 여파로 자산 건전성 관리 부담이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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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상 전 애큐온캐피탈 리테일금융부문장이 애큐온저축은행의 새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모회사인 애큐온캐피탈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불경기 여파로 자산 건전성 관리 부담이 지속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리테일 전문가인 김 대표를 낙점했다는 전언이다. 수익성 방어와 함께 내부통제 등 김 신임 대표가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큐온저축은행은 20일 이사회를 열고 김 대표의 선임을 의결했다. 이는 앞서 김정수 전 대표가 임기 만료를 한 달 남기고 사임 의사를 표명한 것에 따른 후속 절차다. 김 전 대표는 2023년 취임 이래 약 2년 동안 애큐온저축은행을 상위 5위권으로 육성했다. 첫해에는 633억원의 순손실을 봤으나 1년 뒤 370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이런 가운데 애큐온캐피탈은 올해 기업금융 영업을 키워가는 과정에서 이자 부담이 늘어났다. 애큐온캐피탈의 올 1분기 별도 기준 이자비용은 376억원으로 지난해(277억원)보다 99억원 증가했다. 이에 같은 기간 순이자손익은 144억원에서 103억원으로 41억원 감소했다. 순이익은 1년 전(101억원)보다 25억원 감소한 86억원으로 집계됐다.
김 대표가 애큐온저축은행의 실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리테일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선보여야 한다. 애큐온저축은행은 개인신용·담보대출금융을 중심으로 실적 반등을 꾀하고 있다. 올해 초 조직개편에서는 리스크금융부문에 리테일금융기획부가 신설됐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올해 순이익 목표를 697억원으로 설정했는데 이는 지난해 거둔 순이익(370억원)보다 327억원 증가한 수치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올 1분기 순이익으로 4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41억원)과 비교해 6억원 증가한 수치다.
김 대표는 투명한 건전성 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애큐온저축은행에게 4건의 경영유의사항을 지적했다. 특히 애큐온저축은행이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하다가 월말이 되면 자금을 국채, 통안채 등을 담보로 하는 단기 환매조건부채권(RP)로 돌린 것이 적발됐다.
이렇게 하면 위험가중자산(RWA)이 줄고 총여신은 늘어난다. 결국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이 실제 수치보다 개선된 것처럼 보이게 된다. 금감원 이같은 사안을 지적했고 개선점을 찾으라고 권했다.
금감원은 내부통제 문제도 바로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애큐온저축은행은 돈을 빌린 차주에게 PF 대출 잔액을 정기적으로 통지하도록 한 저축은행중앙회의 '내부통제 개선방안'을 지키지 않은 바 있다. 애큐온저축은행이 올해 순이익 목표를 상향 조정했음에도 이사회가 수정된 경영 목표를 검토하지 않은 것도 지적됐다.
자금 유동성 문제도 김 대표가 풀어야 한다. 애큐온저축은행의 총수신에서 퇴직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40%로 여전히 높다. 퇴직연금 감소분을 수시입출식 요구불예금 위주로 충당하면서 자금 조달구조의 단기화도 심해졌다. 올 1분기 애큐온저축은행의 전체 예금 가운데 요구불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17.2%에 이른다. 2023년 1분기만 해도 7.9%에 불과했으나 2년 만에 10%p 가까이 증가했다.
애큐온저축은행 임원추천위원회는 "김 대표는 34년간 쌓아온 금융 현장 경험과 고객 최우선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애큐온저축은행의 지속가능경영을 실현하며 조직 성장을 이끌어갈 적임자"라며 "새로운 리더십을 통해 애큐온저축은행이 미래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김 대표는 1964년생으로 고려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단국대학교 경영대학원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LG카드로 입사해 신한카드 CRM본부장, 영업본부장을 거쳤다. 신한카드에서는 마케팅전문가로 활약하며 고객관계관리와 영업 전략 수립에서 성과를 거뒀다.
비씨카드에서는 전략기획본부장, 리테일금융마케팅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로고의 빨간색을 활용한 마케팅으로 눈길을 끌었다. 애큐온캐피탈로 자리를 옮겨온 뒤로는 리테일금융부문장을 맡았다.
김홍준 기자 hjkim@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