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新생보사] ① 동양생명, 대규모 조직개편 초읽기…'신한'맨 추가 유입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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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新생보사] ① 동양생명, 대규모 조직개편 초읽기…'신한'맨 추가 유입설
우리금융그룹이 2년가량 공을 들인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자회사 편입을 마무리짓고 본격적으로 생명보험업에 진출한다. 동양·ABL생명에서 이달 말 임기가 완료되는 임원만 13명에 이르는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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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그룹이 2년가량 공을 들인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자회사 편입을 마무리짓고 본격적으로 생명보험업에 진출한다. 동양·ABL생명에서 이달 말 임기가 완료되는 임원만 13명에 이르는 만큼 조직 개편이 대대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성대규 전 신한라이프 대표가 신임 동양생명 대표로 발탁된 데 이어 신한금융 출신 인사가 잇따라 유입될 거란 예측에 무게가 실린다.
20일 보험 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진슈펭 경영관리부문장(CFO·전무)을 포함해 8명의 임원이, ABL생명은 송민용 주요업무집행책임자(CFO·전무)를 포함해 5명의 임원이 각각 이달 말 임기를 종료한다. 이들 13명은 모두 직전 임기가 마무리될 때마다 추가로 3개월씩 연장된 바 있다.
앞서 내년 초까지 연임을 보장받았던 이문구 동양생명 대표와 시예저치앙 ABL생명 대표는 남은 임기와 상관없이 자회사 편입 절차가 끝나는대로 물러나야 한다. 우리금융은 지난달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를 열고 동양생명 새 대표에 성대규 우리금융 생명보험사 인수단장을, ABL생명 대표에는 곽희필 신한금융플러스 GA부문 대표이사를 각각 추천했다.
이들 양 생보사의 기존 임원의 거취에도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한 관계자는 "인사는 뚜껑이 열릴 때까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라며 "회사 주인이 바뀌면 통상 기존에 있던 임원진도 바뀐 회사의 입김이 작용하는 만큼, 대규모 조직 개편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동양생명은 최근 주주총회 소집공고를 내고 다음 달 1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한다고 공고했다. 사내이사에는 대표로 추천받은 성 단장이, 사외이사는 김강립 연세대 보건대학원 특임교수, 최원석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 안수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각각 선임했다. 이번에 새로 선임되는 이사들의 임기는 2년이다.
기존 사외이사인 양샤오옌, 강원희, 라동민 이사의 임기는 2027년까지다. 순젠 사외이사는 내년 3월까지 임기가 남아있다. 그러나 이들 중 코리안리로 자리를 옮긴 라 이사 외에는 나머지 인사의 거취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동양생명 측은 "인사와 관련해서는 회사 공시 외에 별도로 확인해 줄 수 있는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뤄셩 다자보험그룹 부회장이 맡았던 기타비상무이사도 교체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해 말 동양생명 사업보고서에 의하면 뤄 부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그러나 우리금융이 주주총회에서 이정수 우리금융 전략부문 부사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하기로 의결한 만큼 뤄 부회장은 다음달 이 자리에서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 부사장은 다른 이사진과 달리 보장된 임기가 3년이다. 업계는 성 단장을 비롯해 신규 사외이사가 모두 우리금융과 연결고리가 없는 점을 들며 이 부사장이 동양생명 내에 우리금융의 사내 문화를 안착시키는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를 합병해 출범한) 신한라이프에 신한금융의 기업 문화가 장착하는데 이 정도 시간(3년)이 소요된 것을 염두에 둬서 이 부사장의 임기를 정한 것으로 추측된다"며 "이 부사장이 우리금융에서 다양한 업무를 수행했고, 동양생명 인수에도 한 축을 담당한 만큼 성 단장을 잘 보좌해 동양생명이 우리금융 자회사로 안착할 수 있도록 연결고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동양생명과 ABL생명에서 이달 공시한 '임원의 선임' 자료에서 이전과 달리 임기를 늘린 점이 눈에 띈다. 이준희 동양생명 디지털본부장(상무)는 이달 초부터 올해 말까지 7개월의 임기를 보장받았으며, 전형국 ABL생명 IT실장(상무)과 서정혁 ABL생명 B2B실장(상무)도 올해 말까지 임기가 연장됐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업무의 연속성을 고려해 일부 직책은 기존의 임원이 맡을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다만 주요 직책은 신임 대표로 추천받은 성 단장과 곽 대표와 인연이 있는 인사의 몫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따라서 신한라이프를 비롯한 신한금융 출신 인사가 대거 동양·ABL생명으로 향할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실제 곽 대표와 과거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범수 신한라이프 FC사업그룹 부사장이 최근 사의를 표명했다. 김 부사장이 현재까지 양사 중 어느 곳에 합류한다는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지만 업계는 그의 거취가 우리금융에 향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만약 실제로 합류가 성사되면 신한금융 출신 인사의 추가 이동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신한라이프 측은 이와 관련해 "사실무근"이라며 "아직 임원의 일신상 변동은 없다"고 일축했다.
박준한 기자 bigstar102@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