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 is]② 회사채 미매각 '차환 구조'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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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 is]② 회사채 미매각 '차환 구조' 영향은
롯데건설이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전량 미매각을 겪은 가운데 향후 차환 구조에 영향이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회사 투자에 대한 시장 반응이 떨어진 상황에서 1조5000억원의 차입금이 1년 이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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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이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전량 미매각을 겪은 가운데 향후 차환 구조에 영향이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회사 투자에 대한 시장 반응이 떨어진 상황에서 1조5000억원의 차입금이 1년 이내에 만기를 맞는 만큼 유동성 대처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1100억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서 '전량 미매각'
2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1300억원 규모의 전자단기사채와 기업어음증권이 7월2일 만기를 맞으면서 이를 차환하기 위해 회사채 시장을 두드렸다. 각각 800억원(금리 5.5%), 500억원(4.57%)의 전자단기사채를 비롯해 500억원(5.50%)의 기업어음증권을 갚기 위해서다.
23일 1년물 650억원, 1.5년물 450억원 등 총 1100억원 규모의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매수 주문을 받지 못했다. 최근 신용등급 A등급 기업들의 2년물 발행 금리는 3%대이고 BBB등급 기업들의 발행 금리도 3% 중후반을 기록했다. 롯데건설은 1년물에 5.40~5.70%, 1.5년물에 5.6~5.9%의 높은 희망금리밴드를 제시했고 만기도 짧았으나 투자수요를 끌지 못했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1500억원까지 증액 발행할 예정이었으나 무산됐다. 미매각으로 인해 발행 주관사와 인수사인 KB증권과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IM증권, 대신증권, 미래에셋증권 등이 나눠서 인수하게 되며 금리는 희망금리밴드에서 가장 높은 1년물 5.70%, 1.5년물 5.9%로 확정됐다.
이번 회사채 미매각 사태는 롯데건설의 신용등급이 하락한데 따른 것이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인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 나이스신용평가는 롯데건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 부정적에서 A 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조정 요인은 과중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가 지속되는 점과 높은 원가율로 인한 수익성 저하, 지방 분양 침체 장기화에 따른 사업·재무적 변동성 등이다.
불확실성이 커져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사채 발행액은 1100억원, 회사채 발행을 통해 상환하려던 채무액은 1300억원이다. 롯데건설은 회사채가 채무를 상환하기에 부족할 경우 내부자금으로 충당할 계획임에 따라 나머지 200억원은 계좌에서 인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기차입금 '1.5조' 대응 방법은
회사채 미매각으로 당장 위기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5841억원이다. 이달 27일 만기를 맞는 1650억원의 사모사채를 비롯한 이번 회사채 발행을 통해 대응하려던 1300억원의 채무에도 대응할 수 있는 액수다.
다만 앞으로 상환해야 할 차입금 규모가 큰 점이 부담이다. 향후 1년간 유입이 예상되는 현금으로는 1년 내로 만기가 도래할 1조5000억원의 차입금과 PF 우발채무, 금융비용 등에 대응하기 역부족이다.
추가 차입에는 신중을 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롯데건설의 올 1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205.8%다. 신용평가사들은 신용등급 회복과 관련해 PF 우발채무와 함께 부채비율 추이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또 신용등급 하향 요인으로 부채비율이 230%를 지속적으로 웃돌 경우를 제시했다.
롯데 계열의 지원 여력이 유동성 위험을 낮추는 버팀목이다. 레고랜드 사태로 인한 PF 위기는 계열사의 도움으로 2조 80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샬롯 펀드를 결성해 넘어왔다. 롯데건설은 계열사와의 사업적 긴밀성은 없으나 주요 계열 공사를 수행하는 사업적 중요도가 있는 회사다. 유상증자와 자금대여 사례 등을 고려하면 비경상적인 지원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단기 자금 소요에는 전자단기사채를 발행해 대응할 가능성도 있다. 3월 말 기준 발행잔액은 350억원이며 발행한도는 2500억원이다. 단기차입금 상환과 운영자금 등에 대해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카드를 쥔 셈이다.
신용등급 회복을 통한 홀로서기가 필요한 것으로 진단되며 수익성 개선이 해결책이다. 올해까지는 원가가 상승할 때인 2021~2022년 착공한 프로젝트가 실적에 반영되는 만큼 큰 개선은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후로는 원가 상승분을 반영해 계약을 맺은 만큼 2026년부터 점차 나아질 전망이다.
나영찬 기자 na@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