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vernance/지배구조 분석

[어바웃 G] 삼라마이다스, '적자' STX건설 남선알미늄 처분 숨은 의도는

Numbers_ 2025. 6. 27.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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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바웃 G] 삼라마이다스, '적자' STX건설 남선알미늄 처분 숨은 의도는

기업 지배구조(Governance)를 분석합니다.SM그룹 계열사인 삼라마이다스가 자회사 STX건설을 관계사 남선알미늄에 매각했다. 2021년 600억원에 인수한 회사를 분할한 뒤 수익성이 떨어지자 매각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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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지배구조(Governance)를 분석합니다.

 

/사진=SM그룹

 

SM그룹 계열사인 삼라마이다스가 자회사 STX건설을 관계사 남선알미늄에 매각했다. 2021년 600억원에 인수한 회사를 분할한 뒤 수익성이 떨어지자 매각한 것이다.

26일 STX건설은 최대주주가 삼라마이다스에서 남선알미늄으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지분 100%를 넘긴 이번 거래금액은 237억원이다.

남선알미늄, STX건설 사업 연계 효과 '미미'

STX건설 지분 인수 소식이 전해지자 남선알미늄 주가는 3개월래 최저치인 주당 1204원을 기록했다. 공매도 거래도 3만332주에서 9만1596주로 급증했다. STX건설은 지난해 83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21억원의 영업손실, 4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SM그룹의 지주사격 법인인 삼라마이다스가 회사를 매각한 것은 장기적 승계 구도를 염두에 둔 조치로 해석된다. 단순히 보면 STX건설을 분할해 알짜 사업부(STX건설산업)는 삼라마이다스에 남기고 부진한 사업부는 남선알미늄(삼라 자회사)으로 넘긴 셈이다.

실제 남선알미늄과 STX건설 간의 시너지는 뚜렷하지 않다. 남선알미늄은 창호 시공과 자동차 부품 제조를 주력으로 하는 기업으로 그 중 건설업과의 접점은 창호 부문에 한정된다. 그러나 STX건설의 시공 실적이 크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실질적인 매출 기여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STX건설에서 분할된 STX건설산업은 지난해 2억원의 매출에도 불구하고 기타 수익 등을 더해 3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흑자 법인은 남기고 적자 법인을 넘긴 모습이다.

SM그룹의 지배구조는 삼라와 삼라마이다스, 두 곳의 지주사격 법인이 계열사를 나눠 보유한 형태이다. 이 중 남선알미늄은 삼라 계열사로 해당 법인의 지분 30.08%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는 향후 2세 승계를 위해 삼라와 삼라마이다스를 통합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두 법인이 합병으로 단일 지주사격 법인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삼라와 삼라마이다스 모두 우오현 회장이 지배력을 행사하는 비상장사다. 우 회장은 삼라 지분 68.82%, 삼라마이다스 지분 74.01%를 보유하고 있다. 삼라마이다스의 2대 주주는 우 회장의 막내아들이자 장남인 우기원 SM하이플러스 대표로 지분 25.99%를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삼라마이다스가 삼라를 흡수합병할 경우 자연스럽게 2세 지배력이 확대되는 구조가 된다.

/사진=공정거래위원회

 
2세 소유 법인 '라도' 흡수합병, 지배력 확보 전례

앞서 우 대표가 지분 100%를 보유한 라도를 삼라마이다스가 흡수 합병하면서 2세 지배력을 끌어 올린 사례가 있다. 2021년 삼라가 라도를 1대 0.2048843 비율로 합병하면서 우 대표는 삼라마이다스 2대 주주가 됐다.

합병으로 우 대표가 확보하게 된 삼라마이다스 지분은 25.99%다. 합병 전 삼라마이다스는 우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였다.

당시 라도의 자산 규모는 703억원으로 삼라마이다스(2935억원)의 약 4분의 1 수준이었다. 삼라마이다스는 이후 인수·합병(M&A)으로 외형을 키웠고 2024년 기준 자산 규모는 2조9060억 원에 이른다.

삼라마이다스의 급격한 외형 확대는 M&A의 성공이다. 2021년 법정관리 중이던 자동차 부품사 지코(현 SM벡셀)와 STX건설(이후 STX건설과 STX건설산업으로 분할)을 인수하면서 자산을 크게 늘렸고 2023년에는 법정관리 상태였던 국일제지를 인수해 규모를  더욱 키웠다.

여기에 해운 업황 회복으로 SM상선과 자회사 대한해운의 자산까지 증가하면서 삼라마이다스의 외형 성장에 힘을 보탰다. 삼라마이다스는 자산규모 확대를 위해 2021년 SM상선 상장(IPO)을 추진했으나 기업가치 저평가를 이유로 연기했다.

2024년 기준 삼라의 자산 규모는 2조3731억원으로 삼라마이다스보다 약 5329억원 적다. 양사의 자산 격차가 더 벌어질 경우 삼라마이다스가 삼라를 흡수합병하는 시나리오가 본격화될 수 있다. 두 회사 모두 비상장사인 만큼 합병 비율은 순자산가치법으로 산정될 가능성이 높다.

우 대표는 지난해 모친 김혜란 씨의 사망으로 삼라 지분 2.43%를 상속받았다. 이 가운데 1.16%를 상속세 납부를 위해 기획재정부에 현물로 납부한 것으로 보인다. 잔여 지분은 1.27%다.

김씨는 우 회장의 사실혼 배우자이자 우 대표의 생모다. 그가 보유한 삼라 지분 12.31% 중 9.88%는 SM그룹 계열 의료법인 필의료재단에 이전됐다. 필의료재단은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임상전문 기관으로 삼라 외에도 동아건설산업(5.68%)과 SM스틸(3.24%)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향후 삼라마이다스가 삼라를 흡수합병할 경우 필의료재단이 보유한 지분은 우 대표의 우호지분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 외에도 SM그룹 산하 비영리법인인 삼라희망재단이 삼라 지분 18.87%를 보유하고 있어 마찬가지로 우 대표에게 유리한 지배구조 구축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진현 기자 jin@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