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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규제안 분석] ①김현정 의원 “사모펀드는 약탈적, 빚으로 돈버는 행태 끝내야”

Numbers_ 2025. 10. 16.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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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규제안 분석] ①김현정 의원 “사모펀드는 약탈적, 빚으로 돈버는 행태 끝내야”

“이익은 사적, 손실은 사회가 떠안던 구조를 바꾸자는 것이 이번 법안의 출발점입니다.”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모펀드를 약탈적 금융이라고 규정했다. 차입에 의존해 기업을 인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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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인터뷰에 답하고 있다. / 사진 = 김현정 의원실


“이익은 사적, 손실은 사회가 떠안던 구조를 바꾸자는 것이 이번 법안의 출발점입니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모펀드를 약탈적 금융이라고 규정했다. 차입에 의존해 기업을 인수하고 현금흐름을 회수한 뒤 철수하는 구조를 취하기 때문이다.

김 의원이 대표 발의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레버리지 한도를 절반으로 낮추고 내부거래를 전면 통제해 이 같은 문제점을 바로잡는데 목표를 뒀다. 특히 차입 한도 축소와 내부거래 통제를 양축으로 삼는다. 레버리지를 줄이고 책임투자를 강화한다는 점에서 운용단계의 투명성에 방점을 뒀다.

김 의원은 “단기 유동성보다 장기 신뢰가 시장을 살린다"며 "사모펀드를 단순한 수익수단이 아닌 책임 있는 자본의 주체로 돌려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 이번 법안의 발의 배경을 간단히 설명해 주신다면.

홈플러스 사태처럼 빚으로 기업을 인수한 뒤 단기간에 현금흐름만 빼내고 떠나는 구조가 반복됐습니다. 그 피해는 노동자·협력업체·소수주주에게 돌아갔죠. 사모펀드의 높은 수익을 사회가 대신 떠안는 구조를 바로잡고자 했습니다. 투자자가 더 많은 수익을 원한다면 그만큼의 책임도 져야 합니다.

― 차입한도를 기존 400%에서 200%로 절반으로 줄였습니다. 과도한 규제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400%라는 기준은 사실상 자기자본의 4배까지 빚을 내는 겁니다. MBK파트너스 같은 대형 펀드가 LBO(차입인수)를 반복적으로 사용하게 된 원인이죠. 이번에 200%로 낮춘 것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춘 것입니다.

EU와 미국 모두 사실상 자본 대비 200% 수준으로 규제합니다. 오히려 늦은 조치입니다. 중요한 건 빚을 내서 기업을 사는 것이 아니라 운용사의 역량과 리스크 관리 능력으로 평가받는 시장을 만드는 것입니다.

― ‘외부평가기관이 부채상환능력을 인정한 경우 400%까지 허용’하는 예외 규정이 있습니다. 완화 아닌가요?

모든 펀드를 일률적으로 막을 수는 없습니다. 인프라 펀드나 장기 현금흐름이 확실한 기업 인수처럼 안정적 구조라면 일정 수준의 차입은 합리적일 수 있죠. 그래서 증명된 상환능력이 있는 경우만 예외를 뒀습니다. 핵심은 사전 검증과 투명성입니다. 이미 대출을 실행한 뒤 보고하는 방식은 무의미합니다.

― 내부거래 보고 조항은 어떤 문제의식에서 출발했습니까?

사모펀드의 고질병은 이해상충입니다. 운용사가 여러 펀드나 계열사를 돌려 쓰며 부실 자산을 떠넘기거나 특정인에게 이익을 몰아주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특수관계인과의 거래나 투자목적회사를 통한 거래가 있을 경우 그 구조와 통제 방안을 금융위원회에 의무 보고하도록 했습니다. 단순 보고가 아니라 감독당국이 거래의 공정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장치입니다.

― 실제로 어떤 사례가 제도 개선의 계기가 됐습니까?

과거 대형 PEF들이 포트폴리오 기업 간 교차대출을 통해 부실을 메우는 일이 빈번했습니다. 실적이 좋은 A회사의 자금을 B회사에 흘려보내 부실을 감추는 식이죠. 겉으론 그룹 차원의 유연한 지원처럼 보이지만 소액주주 입장에선 권리 침해입니다. 이번 법안은 이런 교차지원과 내부 거래를 실질적으로 제어하는 첫 시도입니다.

― 시장 위축 우려도 있습니다. 자금이 마르지 않겠느냐는 지적에 대해선.

불안정한 시장은 결코 성장할 수 없습니다. 단기적으로 유동성이 줄 수는 있겠지만 신뢰를 회복하면 결국 투자 기반이 넓어집니다. 미국과 EU도 초기엔 거래가 줄었지만, 장기적으로 건전성이 높아졌습니다.

우린 예외와 경과 규정을 함께 뒀습니다. 단번에 문을 닫자는 게 아니라 시장이 빚 중심 구조에서 책임 중심 구조로 이행하도록 유도하는 겁니다.

― ‘국부 유출’ 논란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규제는 국적이 아니라 행위 기준입니다. 한국 시장에서 활동하는 펀드라면 국내·해외 모두 동일 규제를 적용받습니다. 오히려 규제가 있어야 국내 자산이 제값을 받습니다. 규제가 느슨하면 단기 외국 자본이 몰려오지만, 결국 기업 부실과 국부 유출이 커집니다. 이번 개정안은 책임투자를 전제로 한 공정한 경쟁 환경을 만드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 앞으로의 보완 과제는 무엇입니까?

이번 개정안은 출발점일 뿐입니다. 앞으로는 운용사의 차입 구조, 자산 매각 내역, 내부거래 현황 등을 정기적으로 공시하는 상시 점검체계를 마련해야 합니다.

또 사모펀드가 인수 후 단기간에 고용을 줄이거나 자산을 매각하는 약탈적 구조조정을 막기 위한 제도도 필요합니다. 사모펀드는 수익만이 아니라 책임 있는 투자로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주체가 돼야 합니다.

― 다른 의원안들과의 차별점은.

저는 시장의 세세한 절차보다 구조의 책임을 바로잡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민병덕 의원안이 판매사의 책임을 강화하고 김남근 의원안이 내부통제를 다듬는 방향이라면 제 법안은 운용단계의 투명성과 레버리지 구조 개선에 집중했습니다.

한국 사모펀드 시장은 이제 ‘얼마나 벌었나’가 아니라 ‘어떻게 벌었나’로 평가받아야 합니다.

 

 

신준혁 기자 jshin2@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