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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온시스템 지분율 떨어진 한앤코, 복잡해진 '엑시트 방정식'

Numbers_ 2025. 10. 13.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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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온시스템 지분율 떨어진 한앤코, 복잡해진 '엑시트 방정식'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한온시스템의 대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지분율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10년 전 한온시스템을 인수할 때만 해도 50% 이상을 보유한 최대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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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한앤컴퍼니 홈페이지 캡처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한온시스템의 대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지분율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10년 전 한온시스템을 인수할 때만 해도 50% 이상을 보유한 최대주주로서 경영권을 손을 쥐었지만, 이후 투자금 회수에 나서면서 10%대까지 영향력이 축소됐다.

이제 제값을 받고 남은 지분을 처리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떠오르는 가운데, 1년여 앞으로 다가온 풋옵션과 부진한 한온시스템의 주가는 한앤코의 엑시트 방정식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온시스템이 9000억원 규모로 예고한 유증에 2대 주주인 한앤코는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반면 최대주주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3944억원을 투입해 유증 배정 물량의 100%를 인수할 계획이다.

이로써 한앤코는 한온시스템에 추가 자금 투입을 피하며 마지막 엑시트 수순에 들어간 모습이다. 한앤코는 이번 유상증자로 발행되는 신주를 사들이지 않으면서 한온시스템에 대한 지분율이 14.30%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유증에 참여하는 한국타이어의 지분율은 51.07%로 50%대가 유지된다.

한앤코가 한온시스템을 사들이기로 한 건 2014년 12월이었다. 이전 최대주주였던 비스테온과 한온시스템 지분 70% 중 50.50%는 한앤코가, 19.49%는 한국타이어가 사들이는 조건의 주식매매 계약을 맺었다.

한앤컴퍼니-한온시스템 지분율 변화 / 그래픽=정유진 기자


이를 위해 한앤코가 들인 돈은 거의 3조원에 달했다. 주당 5만1030원에 5391만3800주를 취득하며 총 2조7512억원을 투입했다. 이중 약 1조원은 펀드 출자금으로 마련했고, 나머지 1조7000억원은 차입했다. 이듬해 4월 한앤컴퍼니 제2의3호 PEF가 조성됐고, 특수목적법인인 한앤코오토홀딩스를 통해 6월 실제 지분 취득이 이뤄졌다.

한앤코가 엑시트 조짐을 보이기 시작한 건 지난해부터였다. 인수 9년 만이었다. 그해 5월에도 한온시스템은 600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는데, 한앤코는 이에 불참하면서 지분율이 39.72%로 희석됐다. 당시 2대 주주였던 한국타이어는 신주 전량을 인수, 지분율을 36.68%까지 끌어올리며 대비를 이뤘다.

이어 지난해 10월 한앤코는 보유 지분의 상당수를 한국타이어에 팔며 한온시스템의 최대주주 자리에서도 물러났다. 이 거래로 한앤코의 지분율은 21.63%로 낮아졌다. 대신 한국타이어가 지분 54.77%를 확보했다. 이후 한국타이어 인사들이 한온시스템의 이사회에 대거 합류하며 경영권이 완전히 넘어갔다.

그동안 한앤코가 한온시스템에서 회수한 투자금은 2조원에 가까울 것으로 추산된다. 일부 주식을 정리하며 받은 금액이 1조2000억여원, 그리고 배당으로 받은 돈이 7000억원대다.

/ 그래픽=정유진 기자


한앤코는 지난해 말 한국타이어에 한온시스템 주식 1억2277만4000주를 1주당 9904원에 매각하며 1조2160억원을 받았다. 또 한온시스템은 2015년부터 2023년까지 총 1조4517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는데, 이 기간 최대주주였던 지분율을 고려하면 한앤코의 몫은 7331억원으로 추산된다.

다만 한앤코가 한온시스템의 경영권을 인수하며 들어간 투자금에 비하면 이 같은 회수금은 아직 부족한 게 사실이다. 남아 있는 지분으로 최소 8000억원 이상을 건져야 투자 원금이라도 회수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우선 풋옵션 시점이 분수령이다. 이를 통해 3000억원은 확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어서다. 한앤코의 한온시스템 잔여 주식 1억4679만5000주 중 40%인 5871만8000주는 2027년 1월 11일부터 2월 11일까지 한국타이어에 주당 5200원에 매도를 청구할 수 있다. 이에 따른 예상 총액은 3053억원이다.

결국 한앤코로서는 나머지 한온시스템 지분을 5000억원 이상으로 평가받아야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다는 얘기다. 이렇게 되려면 풋옵션을 제외하고 남는 주식 8807만7000주에 대해 주당 5677원을 인정받아야 한다. 풋옵션 요건보다도 높은 금액이다. 이마저도 거액의 인수 차입금 탓에 발생해 온 이자 비용은 고려하지 않은 계산이다.

문제는 현재 주가가 이에 턱없이 못 미친다는 점이다. 그나마 지난해 말까지 4000원을 웃돌던 주가는 올해 들어 1000원 가까이 곤두박질치며 3000원대 사수에도 목을 매는 실정이다. 지난달 마지막 거래일 코스피에서 한온시스템의 주가는 3055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말 기록인 4010원 대비 23.8%나 떨어진 가격이다.

/ 사진=네이버페이 증권 캡처


걸림돌은 실적이다. 한온시스템은 올해 상반기에만 37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떠안았다. 전년 동기 대비 적자 폭이 78.7% 더 확대됐다. 영업이익은 854억원으로 같은 기간 37.6% 줄었다. 매출만 5조4755억원으로 10.3% 늘었다.

그래도 현금창출력을 보여주는 지표이자, 기업 가치 산정에서 핵심이 되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탄탄하다는 점은 여전히 믿을 구석이다. 한온시스템의 올해 상반기 EBITDA는 4419억원을 나타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3.4%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으로 보이는 것만큼 역성장은 아니었다.

EBITDA는 이자 비용과 세금 등의 지출과 과거 투자에 따른 유·무형 감가상각비 등을 빼기 전 순이익을 계산한 값이다. IB 업계에서는 특정 기업의 가치를 추산할 때 통상 비슷한 업종의 다른 회사들의 몸값이 EBITDA 대비 몇 배나 되는지 살펴보며 기준을 삼는다.

신윤철 키움증권 연구원은 "결국 내년부터 연간 순이익 구조로 흑자 전환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라며 "이에 대해 경영진이 자신감을 내비쳤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회복되지 못한 배경에는 결국 시장이 한온시스템에게 실적으로 증명할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정유진 기자 jyj0301@number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