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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대 기업 보고서] SK하이닉스 호실적에도 쪼그라든 현금자산 왜

Numbers 2025. 11. 1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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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대 기업 보고서] SK하이닉스 호실적에도 쪼그라든 현금자산 왜

SK하이닉스의 현금자산 규모가 올해 들어 반년 동안에만 2조원 넘게 쪼그라들며 국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100대 상장사들 중 네 번째로 큰 감소 폭을 나타냈다. 특히 1년 새 이익이 두 배 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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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경기 이천 본사 /사진 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의 현금자산 규모가 올해 들어 반년 동안에만 2조원 넘게 쪼그라들며 국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100대 상장사들 중 네 번째로 큰 감소 폭을 나타냈다. 특히 1년 새 이익이 두 배 넘게 불어나는 호실적과 대비를 이루며 더욱 눈길을 끌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맞춰 설비 투자를 크게 확대하는 등 사업을 확장한 영향으로, 그럼에도 쌓이고 있는 부동자금의 활용법은 SK하이닉스에게 행복한 고민을 안길 것으로 보인다.

 

17일 코스피 상장사들 중 투자전업사와 펀드를 제외하고 지난달 말 시총 상위 100개사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SK하이닉스의 올해 상반기 말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9조753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9.0%(2조1298억원) 줄며 조사 대상 기업들 중 감소액 4위를 기록했다.

 

이는 기업이 품고 있는 자산 중에서도 가장 현금으로 유동화하기 쉽고, 그래서 가치가 변할 위험이 거의 없는 자산이다. 현금을 비롯해 취득일로부터 만기가 3개월 이내인 금융상품에 들어 있는 자금 등이 포함된다. 당좌‧보통예금처럼 언제든 입‧출금이 가능한 통장에 넣어둔 돈이 대표적이다.

 

SK하이닉스가 눈부신 실적을 거뒀음에도 현금자산이 오히려 위축됐다는 점은 이목을 끄는 대목이다. 올해 상반기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16조6534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은 15조10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9.3%와 150.2%씩 급증했다. 매출 역시 39조8711억원으로 같은 기간 38.2% 늘었다.

 

이런 흐름은 본 사업의 현금 창출력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조사 대상 기간 SK하이닉스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플러스(+) 18조1898억원으로 65.2% 증가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이름 그대로 기업의 본업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최종적인 현금자산이 축소된 이유는 그만큼 투자에 쓴 돈이 많았기 때문이다. 우선 설비 확충에 투입하는 자금을 대폭 확대했다. SK하이닉스의 자본적 지출(CAPEX)은 10조6157억원으로 1년 새 105.5%나 늘었다. CAPEX는 미래의 이윤과 가치 창출을 위한 유형자산 취득에 쓴 비용이다.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 작업을 마무리하며 나간 돈도 투자로 잡혔다. 앞서 SK하이닉스는 2020년 10월 D램에 집중됐던 회사의 사업구조를 다각화한다는 전략하에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그 규모만 11조원에 달하는 국내 인수합병 사상 최대 거래였다. 이에 대한 잔금 납부 등으로 올해 상반기 사업결합으로 인한 현금유출이 3조798억원을 나타냈다.

 

SK하이닉스의 이 같은 행보는 앞으로 수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맞닿아 있다. 인공지능 산업의 급성장으로 인한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과, 이에 따른 가격 상승이 2027년까진 계속될 것이라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SK하이닉스로서는 초호황 속 시너지 효과를 위해 투자를 늦출 수 없는 입장이다.

 

다만 이 와중 단기금융상품에 맡긴 둔 돈이 7조5578억원에 달했다는 점은 짚어봐야 할 지점이다. 투자활동 현금흐름의 구조상 현금 및 현금성 자산 변동에서 마이너스로 적용됐지만, 사실상 현금과 마찬가지로 여겨질 수 있는 항목이라서다.

 

이를 두고서는 시선이 엇갈린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기업 경영 차원에서 풍부한 유동성은 장점이지만, 현금이 너무 많아도 자산운용 측면에서 비효율로 여겨질 수 있다"며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서인지, 혹은 대규모 신규 투자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인지는 결과론과 해석의 영역"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