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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철의 M&A 나침반] 지배권 변동 관련 법적 쟁점
M&A 거래에 숨겨진 리스크 – Change of Control 발생 시 자동 계약해지 조항기업 인수합병(M&A) 거래는 단순히 기업의 주식이 이전되거나 두 회사가 하나로 합쳐지는 거래가 아니다. 기업의 소유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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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거래에 숨겨진 리스크 – Change of Control 발생 시 자동 계약해지 조항
기업 인수합병(M&A) 거래는 단순히 기업의 주식이 이전되거나 두 회사가 하나로 합쳐지는 거래가 아니다. 기업의 소유 구조가 바뀌고 지배력의 주체가 바뀌며 계약 상대방의 신뢰 기반이 근본적으로 달라지는 복합적 변화를 야기한다. M&A 거래에 따른 변화는 기업 외부 이해관계자들, 즉 공급처, 고객, 도급인이나 수급인, 제휴사 등과의 관계에까지 파장을 미친다. 이들이 M&A 거래에 대해 당연히 협조하거나 기존 계약을 계속 유지해 줄 것이라 기대하는 것은 오산이다.
실제로 M&A 거래를 진행하는 피인수회사나 피합병회사가 기존에 체결해 놓은 많은 주요한 계약서에는 Change of Control 자동 계약해지 조항(이하 Change of Control 조항), 즉 지배권의 변동이 발생할 경우 계약 상대방의 사전 서면 동의를 받아야 하거나 계약이 자동으로 종료된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이런 조항은 자유로운 M&A 거래를 제한한다는 측면에서 M&A 거래에 있어 주요한 리스크 조항으로 작용한다.
문제는 대부분의 M&A 실무자들이 피인수회사나 피합병회사가 이미 체결해 놓은 계약에 포함돼 있는 이런 Change of Control 조항 및 리스크를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채 M&A를 추진하고, 거래 종결(Closing) 직전 혹은 이후에 뒤늦게 계약 종료 또는 계약 위반 통보를 받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특히 M&A 대상 기업이 특정 공급처 혹은 고객사에게 매출을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는 경우, 이 Change of Control 조항의 존재 자체가 M&A 거래 성사 여부를 뒤흔드는 핵심 리스크로 부상한다.
Change of Control 조항의 의미와 기능
Change of Control 조항은 특정 계약에서 계약 당사자의 지배권이 변경되는 경우 상대방에게 계약 해지권이나 동의권을 부여하는 조항을 말한다. 이 조항은 본질적으로 계약 상대방이 기존 지배구조를 전제로 형성한 신뢰관계가 깨지게 될 경우, 계약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하거나 계약 조건을 재조정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장치다.
실무적으로 대체로 다음과 같은 상황을 'Change of Control' 상황으로 보며, 이에 대해서 계약서의 정의 조항에서 Change of Control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정하는 경우가 많다. △과반 이상의 주식이 제3자에게 양도되는 경우 △경영진의 과반수가 교체되는 경우 △지주회사 또는 특수목적법인(SPC) 구조를 통해 우회적으로 지배구조가 변경돼 지배력이 이전되는 경우 등이다.
Change of Control 조항은 특히 다음과 같은 유형의 계약에 자주 등장한다. 공급계약(Supply Agreement)에서는 원자재나 부품을 공급하는 회사의 주인이 바뀔 때, 기존 거래처가 ‘더 이상 이 회사와 거래하지 않겠다’고 통보할 수 있다. 유통계약(Distribution Agreement)의 경우에도 독점 유통 계약의 종료를 통보할 수 있음을 뜻한다. 기술이전 및 공동개발 계약(Licensing/Joint Development Agreement)에서는 핵심 지식재산권(IP)의 이용 권한 등이 상실될 수 있다. 임대차계약(Lease Agreement)은 사업장 또는 물류센터 임대 종료로 인한 사업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금융계약 및 담보 계약에서는 대출 회수 또는 조건 변경 사유로 인한 자금 운용 리스크의 발생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Change of Control 조항은 거래 자체의 본질과 기업 가치를 훼손시킬 수 있는 핵심 조항이기 때문에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업과 실무자들은 해당 조항을 중요하게 인식하지 않거나 실사 과정에서 누락하는 실수를 범하고, 특히 스타트업의 경우 주요 매출 거래처와의 유통계약이나 라이선스 계약에서 이러한 조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수자에게 고지하지 않는 사례가 빈번하며 이는 종결 이후 심각한 계약 분쟁으로 비화될 수 있다.
Change of Control 조항과 관련한 분쟁과 법리적 해석
Change of Control 조항이 실제로 작동하려면 먼저 '지배력의 변경'이 발생했다고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문제는 "지배력의 변경”이 언제, 어떤 조건에서 성립하는지를 둘러싸고 다양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과반 이상의 지분이 이전될 경우라는 정량적 기준으로 판단하는 경우는 특별히 문제가 없지만 실무에서는 단순 지분율 변동 외에도 경영권 행사 여부, 의결권 있는 주식의 소유 구조, 이사회 구성의 실질 변화 등 다양한 상황이 종합적으로 고려돼야 하며, 그 결과 계약 해지 또는 종료 여부에 대한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예컨대, 모회사가 그대로 존속하되 자회사의 실질적 경영권이 제3자에게 이전된 경우, 계약서상 Change of Control 정의에 '직·간접'이라는 문구가 포함돼 있느냐에 따라 해당 조항의 발동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또 다른 예로, 창업자의 지분율이 30%에 불과하더라도 이사회 과반을 지배하는 구조라면 경영권이 그대로 유지된다고 보아야 할지, 혹은 51%의 재무적 투자자가 지배권을 가진 것으로 보아야 할지에 판단이 계약서의 문언과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또한, 각 주주간에 체결한 주주간 계약의 내용에 따라서도 달리 판단될 수 있다.
최근에는 단순한 지분 양도 뿐 아니라 △합병 △물적분할 △자산양수도 △전환사채 행사 등 다양한 구조와 방법을 통해 경영권이 변동되는 케이스가 늘고 있어 기존의 지분율 중심 정의만으로는 실무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상황을 포섭하기 어렵다. 예컨대 모회사(이하 피인수기업)이 물적분할을 통해 주요 사업을 자회사로 이전한 뒤 자회사를 매각하는 경우, 피인수기업에 대한 Change of Control 조항이 이러한 거래에도 적용되는지 여부는 계약서상 물적분할 및 사업양수도 등을 포함하는지 또는 실질적 지배권 변화까지 포함해 Change of Control을 해석할 수 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Change of Control 조항을 계약서에 명시할 때는 적용 범위가 지나치게 협소하거나 모호하지 않도록 하고, △합병 △분할 △영업 및 사업양수도 △우회적 경영권 이전 등에 대해서까지 명확하게 규정해야 한다. 또 당사자의 의사에 따라 예외 조건 또는 상대방의 동의 요건을 명확하게 설계하고 정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불필요한 해석상의 분쟁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Change of Control 조항이 실무상 리스크로 작동하는 이유는 지배권 변경을 사유로 계약이 당연 종료되도록 정한 자동종료 또는 자동해지 조항이 상당히 많은 계약에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이 조항이 적용되면 인수인은 아무리 M&A 거래를 공들여 진행하더라도 M&A 거래 종결 후 피인수회사가 기존에 체결했던 공급계약·기술실시계약 등 핵심적인 계약상 지위를 잃게 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따라서 실무에서는 이 자동해지 조항의 법적 효력이 문제된다.
일반적으로 사적 자치의 원칙에 따라 계약 당사자들이 정한 계약의 자동종료 또는 자동해지 조항은 유효하다고 본다. 예를 들어 대법원 판례(대법원 1991. 8. 13. 선고 91다13717 판결, 1992. 8. 18. 선고 92다5928 판결)에서는 임대차계약에서 임차인이 정해진 기간 내에 입점하지 않으면 별도의 해지 의사표시 없이 계약이 자동으로 종료된다고 한 약속을 인정한 바 있다.
이와 같은 원칙을 보면 계약 당사자들이 일정한 사유 발생 시 계약 관계가 자동으로 종료할 수 있도록 사전에 합의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합의는 유효하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즉, Change of Control을 계약종료 또는 계약해지 사유로 삼는 것은 극히 예외적인 경우가 아닌 이상 원칙적으로 무효라고 보기 어렵다.
Change of Control 조항 대응 전략과 방법
Change of Control 조항에 따른 리스크는 대부분 법률 실사(Legal Due Diligence) 단계에서 피인수회사의 계약서를 꼼꼼하게 검토하지 않았거나 거래 구조에 따른 Change of Control 발생 여부에 대한 법률적 판단이 미비했기 때문에 발생한다. 특히, 피인수회사에서 계약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경우 오래된 계약 또는 구두 합의에 근거한 계약이 제대로 확인되지 않아 법률실사 과정에서도 누락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그 결과 M&A 거래 종결 이후 예상치 못한 계약 해지 통보를 받게 되고 회복 불가능한 상황에 처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Change of Control 리스크는 사후적으로 해결하거나 소송으로 해결하기보다는, 사전에 적극적으로 법률 실사를 진행하고 M&A 거래의 종결 조건 등에 반영해 Change of Control에 따른 리스크를 통제 가능한 상태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법률실사 단계에서는 대상회사의 모든 주요 계약서에 대해 Change of Control 조항 유무를 철저히 확인해야 하며 단순히 최근 계약서만 살펴보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전체 매출에서 비중이 높은 고객 또는 공급사를 기준으로 과거 계약까지 역추적하는 방식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발견된 Change of Control 조항이 포함된 계약상 내용을 매도인의 진술 및 보장(R&W) 조항에 포함해 매도인이 해당 리스크를 부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매도인에게 진술 및 보장 조항을 통해 Change of Control 조항이 포함된 계약의 존재 여부 및 해지 가능성에 대한 정보를 정확히 제공하도록 하고, 진술 및 보장 위반 시에는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하도록 해야 한다.
다음으로 Change of Control 조항이 포함된 핵심 계약의 존속 여부 및 해당 계약 상대방의 서면 동의(Consent Letter)를 M&A 거래의 종결 조건(선행조건)으로 명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컨대 M&A 거래 이후 피인수회사가 체결한 주요 공급계약이나 기술실시계약이 자동으로 종료될 경우 M&A 거래의 의미가 상실되는 경우에는 해당 계약 상대방의 서면 동의를 거래 종결 조건으로 해야 한다. 반대로, 피인수회사 입장, 즉 매도인 입장에서는 피인수회사의 핵심 고객이나 공급사와는 M&A 거래가 종결되기 전에 Change of Control이 예정돼 있음을 설명하고 기존 계약의 존속을 보장받고 명시적인 사전 서면 동의를 미리 확보하는 것이 적절하다.
마지막으로 인수 이후의 리스크 관리도 병행돼야 한다. 특정 계약이 Change of Control로 인해 종료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 거래 종결 이전에 대체할 수 있는 계약 상대방이나 계약 내용에 따른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일정 기간 내 대체 계약을 체결하거나 기존 계약을 연장할 수 있는 여지를 확보해두는 것이 좋다.
경우에 따라서 기업 운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자산이지만 법률상 또는 제3자와의 계약 등의 사유로 이전할 수 없는 자산에 대해 매수인이 거래 종결 후 일정 기간 사용할 수 있도록 합의하는 방식(TSA)를 활용해 인수 이후 일정 기간 동안 계약 관계를 유지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이런 방식은 계약 상대방과의 관계 유지에 필요한 시간을 벌어주는 한편, Change of Control 이후의 경영 안정성도 높여주는 기능을 한다.
Change of Control 조항 대응을 통한 성공적인 M&A 추진
Change of Control 조항은 명시적으로 정관에 기재되는 조항도 아니고 공시의 대상도 아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특정 사업의 존속 여부를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조항이다. 이 조항은 주로 B2B 관계에서 신뢰 기반으로 체결된 계약에 은밀히 숨어 있으며 상대방의 계약 해지권을 정당화하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 많은 M&A 거래에서 Change of Control 조항의 존재를 뒤늦게 인지하고 이를 이유로 주요 고객 또는 공급사와의 계약이 종료되거나 M&A 거래 종결 자체가 무산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Change of Control 조항은 단순한 계약 조건이 아니라 M&A 거래의 전제 요건으로 인식돼야 한다.
M&A 거래를 흔드는 트리거는 거창한 것이 아니다. 단 한 줄의 Change of Control 조항이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다. Change of Control 조항은 법률과 계약, 리스크와 실무가 교차하는 가장 날카로운 지점이며 그 교차점을 읽는 것이 바로 M&A 실무자의 역할이자 책임이라 할 것이다.
황현욱 기자 wook@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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