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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 브레이커] M&A 대상회사의 경영 악화와 MAC 조항

Numbers 2025. 8. 18.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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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 브레이커] M&A 대상회사의 경영 악화와 MAC 조항

고효정·강명지 변호사(법무법인 지평)가 인수합병(M&A) 딜 브레이커(Deal Breaker) 사유가 될 수 있는 법률 이슈를 전합니다.인수합병(M&A) 거래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의 M&A 거래에서 계약 체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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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효정·강명지 변호사(법무법인 지평)가 인수합병(M&A) 딜 브레이커(Deal Breaker) 사유가 될 수 있는 법률 이슈를 전합니다.

 

인수합병(M&A) 거래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의 M&A 거래에서 계약 체결과 동시에 거래 종결(closing)이 이뤄지는 경우는 드물다. 계약 체결과 거래 종결 사이에 일정한 간격이 생기는 이유는 거래마다 다르다. 대표적인 이유는 정부 인허가다. 예컨대 기업결합신고의 수리, 국가 핵심기술 수출 승인과 같은 인허가 절차는 거래 종결 전까지 완료돼야 하며, 사안에 따라 수개월에서 1년 이상이 걸리기도 한다. 또 사업부를 분리 매각하는 카브아웃(Carve-out) 형태의 거래에서는 분할이나 사업 이전을 위한 준비에만 수개월이 걸리는 경우도 많다. 거래 종결 전까지 모회사의 IT 시스템을 분리하거나, 정보 이관을 위한 새로운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계약 체결과 거래 종결 사이에 불가피하게 일정 기간이 소요되다 보니 당사자들은 간극을 좁히기 위해 다양한 보호 장치를 마련한다. 예컨대 가격 조정 조항을 통해 체결일과 종결일 간 대상회사의 자산이나 실적 변동을 매매대금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고, 상호 노력 의무를 두고 각 당사자가 거래 종결까지의 기간을 최대한 단축하도록 한다. 또 종결 전까지 대상회사가 통상적인 사업 과정(in the ordinary due course)에 따라 운영될 의무를 부과하거나, 중요 경영 사항에 대해 인수인의 사전 동의를 받는 조항을 두는 것도 일반적이다.

이 가운데 핵심적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중대한 부정적 변경·영향'(Material Adverse Change 또는 Material Adverse Effect)에 관한 조항이다. 이는 대상회사에 중대한 부정적인 변경(MAC)이 발생할 경우 인수인이 계약을 해제하거나 거래 종결을 거절할 수 있도록 한다. 일정 규모 이상의 거래에서는 거의 필수적으로 포함되지만, 실무에서는 이 조항이 실제로 발동되는 경우는 드물다는 인식이 있었다.

MAC 조항의 구조와 기능

실무상 MAC 조항은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구조로 구성된다.

(1) 먼저 MAC 사유를 정성적 또는 정량적으로 정의한다. 정성적 정의로는 ①거래 이행을 현저히 곤란하게 하거나 위법하게 하는 사정 ②대상회사에 중대한 부정적 영향을 가져오거나 가져올 것으로 합리적으로 예상되는 사정 ③계약 체결 시 제공된 정보와 실제가 다른 경우 등이 흔히 포함된다.

다만 '중대한 부정적 영향'이라는 표현 자체가 모호하기 때문에 정량적 기준이 없으면 해석에 다툼이 생긴다. 예를 들어 2020년 7월 선고된 서울고등법원 2019나2035740 판결(대법원 2020. 11. 12. 선고 2020다249431 판결로 상고기각 돼 확정)에서는 보조금 환수 금액이 순자산의 22.4%, 약 3년분의 영업이익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MAC 사유가 인정됐다. 이처럼 정성적으로만 MAC을 정의하면 최종적으로 법원의 판단을 받아야 하므로 불확실성이 높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계약서에 '순자산액의 20% 이상 감소'와 같이 정량적 기준을 두기도 한다.

(2) 다음으로 예외사유를 정하게 된다. 당사자들이 통제할 수 없던 외부적 요인이나 당사자들 사이에 합의된 요인으로 MAC이 발생했다면 이는 MAC으로 보지 않도록 명시하는 것이다. 천재지변 등 불가항력 사유, 금융시장이나 증권시장의 일반적인 변화, 법령이나 회계원칙의 변화가 일반적으로 규정되는 예외사유다. 협상 결과에 따라 공개 목록에 기재된 사항, 인수인의 요청이나 요구에 의한 사항, M&A 거래 발표로 인한 사항 등이 예외사유로 추가되기도 한다.

'예외의 예외'를 두는 경우도 있다. 동일한 외부 충격이더라도 특정 회사에만 과도한 영향을 미친 경우에는 MAC으로 인정할 수 있도록 하는 불균형적·불비례적 영향에 관한 조항(disproportionate effect exception)이다. 예컨대 금융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했더라도 대상회사 매출만 유독 급감했다면 '금융시장의 일반적인 변화'라는 예외에도 불구하고 MAC이 성립할 수 있다. 과거에는 해외에서 주로 활용됐으나 국내에서도 점차 사용이 확대되는 추세다.

(3) 이러한 MAC 조항은 계약의 선행조건과 해제권, 그리고 진술 및 보장 조항과 긴밀하게 연결된다. 일반적으로 'MAC 사유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 거래 종결의 선행조건으로 설정되며, MAC 사유가 발생하면 통상 인수인에게 거래 종결을 거절할 수 있는 권한이 발생한다. 실사 기준일 이후 MAC 사유가 없다는 진술 및 보장 조항이 포함되기도 하며 MAC 사유가 발생하는 경우 인수인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정하는 경우도 있다. 결국 MAC 조항은 당사자 간 책임과 위험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 설계하는 도구인 셈이다. 인수인은 이를 근거로 계약에서 빠져나올 수 있고 매도인은 예외사유를 근거로 거래 종결을 강제할 수 있다.

코로나19와 MAC 조항의 실효성

MAC 조항은 개별 계약마다 조금씩 다르게 규정된다. 또 MAC 조항의 해석에 관해 확립된 기준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무적으로 MAC 조항을 어떻게 해석할지는 다소 불분명하다. 관련 판결례도 충분히 축적되지 않았다. 다만 MAC은 M&A 거래를 무산시킬 수 있을 정도의 중대한 사유를 규정하는 기능을 하므로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인 것으로 보인다.

한동안 MAC 조항은 상징적 존재에 불과했지만 코로나19 이후 의미 있는 법적 검토 대상이 됐다. 국내에서 대표적인 사례는 아시아나항공 M&A 건이다. HDC현대산업개발 및 미래에셋증권은 2019년 말 아시아나항공 주식을 매입하는 내용의 구주 매매계약과 신주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2020년부터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항공업 전반이 타격을 입었고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상황 악화가 예상됐다. 또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제표상 부채와 영업손실이 대폭 증가했고 아시아나항공이 은행으로부터 운영자금을 차입하는 등의 사정이 발생했다. 이러한 여러 사정으로 HDC현대산업개발 측은 선행조건 불충족을 이유로 거래 종결 절차를 이행하지 않았으며, 구주 매매계약의 상대방인 금호건설과 신주 인수 계약의 상대방인 아시아나항공이 거래 종결 의무 위반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기에 이르렀다. 

1심(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11. 17. 선고 2020가합594655 판결)과 2심(서울고등법원 2024. 3. 21. 선고 2022나2052981 판결)은 아시아나항공 측의 손을 들었고,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하면서 원심이 확정됐다(대법원 2025. 3. 13. 선고 2024다234796 판결).

이 사안의 쟁점은 다양하지만 MAC 사유와 선행조건에 국한해 살펴본다. 당시 M&A 계약에서는 선행조건으로 '중대하게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하지 아니할 것'을 정하고 있었다. 법원은 △2019년까지의 재무 상태 악화는 회계정책 내지 회계추정의 변경에 기인한 것이어서 MAC에서 제외돼야 하고 △2020년 이후의 영업상태 악화는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한 천재지변 또는 대한민국 또는 국제적인 경제 환경이나 회사 또는 그 계열회사가 속한 산업의 일반적인 환경 변화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어 MAC의 예외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결국 위 거래 무산이 MAC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셈이다.

MAC 조항의 실질적 작동을 인정한 최근 판례

최근 대법원은 LS엠트론이 전자부품 사업부를 스카이레이크에 매각하는 M&A 거래에서 MAC 조항에 따른 계약 해제가 타당하다고 판단한 원심을 확정했다(대법원 2025. 6. 26. 선고 2022다295513 판결). LS엠트론은 전자부품 사업부를 분할해 스카이레이크에 매각할 예정이었다.   

위 M&A 계약에서는 '중대한 부정적인 영향(MAC)'을 '분할대상사업, 신설회사 또는 자회사의 사업, 자산, 부채, 재무상태 또는 경영실적에 중대하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또는 중대하게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것으로 합리적으로 예상되는 사건, 사유 또는 사정으로서 개별적으로 또는 다른 부정적 사건, 사유 또는 사정과 종합해 분할대상사업 또는 신설회사의 가치를 최종 매매대금의 10% 이상 감소시키는 또는 그와 같이 감소시킬 것으로 합리적으로 예상되는 경우'로 규정해 정량적인 기준을 두고 있었다. 그런데 전자부품 사업부의 매출액의 70%를 차지하는 거래처의 생산량이 급감했고 해당 사업부가 다른 거래처에 대한 핵심부품 공급 수주에도 실패해 경영 실적 악화가 예상됐다.    

서울고등법원은 M&A 계약 체결 이후 대상회사의 주된 거래처들의 거래가 급격히 감소한 점은 매수인이 회피하고자 한 위험, 즉 대상회사의 경영 실적 악화가 초래될 수 있는 사정에 해당하는 것으로 봤다. 수주 실패 역시 '장래에 중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합리적으로 예상되는 사건, 사유 또는 사정'이라고 보고 MAC 사유의 발생을 인정했다(서울고등법원 2022. 10. 6. 선고 2020나2025145 판결). 이는 국내 판례상 MAC 조항이 실질적으로 작동한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MAC 조항 설계의 방향

모든 M&A 계약에서 미래의 위험을 완벽히 예측하고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MAC 조항은 본질적으로 추상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추상적인 표현만으로 구성할 경우 MAC 사유를 둘러싼 해석 분쟁이 불가피해진다. 따라서 실효성 있는 조항을 만들기 위해서는 보다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다.

먼저 인수인 입장에서는 영업이익, 매출,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등 구체적인 재무 지표를 기준으로 하는 정량적 요건을 명시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대상회사의 특성에 따라 핵심 고객 이탈, 핵심 인허가 취소 등 회사 가치 유지에 필수적인 요소를 MAC 사유로 구성해 볼 수도 있다. 대상회사에 관해 인수인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가 MAC 사유에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한다.  

다음으로 예외사유의 범위는 신중하게 협의돼야 한다. 외부적 요인은 원칙적으로 MAC 사유에서 제외하되 특정 외부 요인이 대상회사에만 과도한 영향을 줄 경우 다시 MAC 사유로 인정하는 구조도 고려할 수 있다. 매도인으로서는 예외 범위를 가급적 넓게 정하고 싶겠지만 인수인의 입장에서는 예외 항목이 과도하게 확대돼 보호받아야 할 위험이 제외되지 않도록 자세히 검토해야 한다.

MAC 조항은 단순히 거래 종결을 거부할 수 있는 사유를 넘어 체결일부터 종결일까지의 불확실성 구간에서 위험을 어떻게 배분하고 귀속시킬지를 정하는 핵심 장치다. 이를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하느냐가 거래의 안정성과 실현 가능성을 좌우하게 된다.

 

고효정·강명지 변호사(법무법인 지평) /그래픽=박진화 기자


박선우 기자 closely@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