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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10년만에 사모펀드 출자 중단…"운용규칙 개편 여파"

Numbers 2025. 11. 5.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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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10년만에 사모펀드 출자 중단…"운용규칙 개편 여파"

국민연금이 10년 만에 사모펀드 출자를 미루면서 업계에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신임 이사장 선출,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사태, 국정감사 등 다양한 요인을 거론하고 있지만 새롭게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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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10년 만에 사모펀드 출자를 미루면서 업계에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신임 이사장 선출,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사태, 국정감사 등 다양한 요인을 거론하고 있지만 새롭게 강화한 사회적 책임투자 평가 기준과 내부 운용규칙 개편에 따른 일정 조정에 무게가 실린다.

 

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최근 6개 운용사에 4000억원을 출자하기로 결정했다. 투자 대상은 신기술사업투자조합 등 벤처 부문으로 한정했다. 반면 사모펀드 출자는 10년 만에 처음으로 제외했다.

 

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이 연말을 앞둔 시점에 위탁운용사 출자 계획을 내놓은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연금은 2015년 이후 대부분 1분기에 공고를 냈다. 2018년, 2020년, 2024년에는 예외적으로 3분기 초에 공고를 냈지만 이마저도 올해보다 시기가 빠르다. 선정 절차에 통상 2~3개월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처럼 연말에 출자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매우 드문 사례로 꼽힌다.

 

국민연금은 올해 초 사모펀드 출자를 준비했지만 새로 신설한 운용규칙의 영향으로 일정을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금은 7월 1일 국내사모투자 위탁운용사 선정기준을 위험관리체계에 맞춰 수정했다. 사회적 기준이나 규범에 부합하는 투자 대상 선택 여부 등에 5점을 부여하기로 했다. 

 

시장에선 운용사들의 드라이 파우더(미집행 약정액)가 쌓여 있는 점도 사모펀드 출자를 미룬 주요인으로 평가한다. 운용사들이 국민연금으로부터 출자를 받고도 자금을 집행하지 않아 추가 출자의 필요성이 낮았다는 의미다. 

 

통상 국민연금은 운용사 공고 전 사전 조사 명목으로 수요를 확인한다. 그 결과, MBK파트너스와 IMM프라이빗에쿼티, 한앤컴퍼니 등 대형 운용사들이 작년 말부터 올해 초 사이에 펀드레이징을 마치면서 추가 출자 수요가 적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IB업계 관계자는 "주요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지난해까지 펀딩을 마치면서 올해 연기금이 출자할 만한 곳을 찾기 어렵다는 얘기가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회생절차가 일정에 영향을 줬다는 해석도 제기됐지만 실질적 연관성은 낮다는 평가다. IB업계 관계자는 "반드시 MBK-홈플러스 사태로 인해 국민연금 출자가 미뤄졌다고 보기 어렵다"며 "올해 출자하지 않았던 예산은 충분히 내년에 증액할 수 있어 추이를 지켜볼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은 지난 8월 말 임기 만료됐지만 기금운용은 서원주 기금운용본부장을 중심으로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사모펀드 및 벤처투자는 최형돈 실장이 담당하고 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사회적 투자를 반영해 운용사 평가 체계를 손본 것은 일회성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의 신호"라며 "사모펀드 출자 시기보다는 앞으로의 배분 전략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사모펀드 운용사 선정기준을 수정하는데 주력하면서 자연스럽게 일정이 순연했다"며 "일정이 연기된 것 자체에는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신준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