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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해운 매각, 카브아웃 or 선박매각도 가능하다

Numbers 2025. 12. 18.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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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해운 매각, 카브아웃 or 선박매각도 가능하다 - 넘버스

한앤컴퍼니가 SK해운의 펀더멘털을 무기로 제값 받기를 위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거래 성사를 위해 통매각뿐만 아니라 카브아웃(사업부 분할 매각)이나 선박 단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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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해운의 30만 톤급 초대형원유선(VLCC) C. 어니스트 / 사진 = 한앤컴퍼니



한앤컴퍼니가 SK해운의 펀더멘털을 무기로 제값 받기를 위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거래 성사를 위해 통매각뿐만 아니라 카브아웃(사업부 분할 매각)이나 선박 단위 매각 등 다양한 승부수를 준비하며 협상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분석이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앤코는 4개월째 SK해운 매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였던 HMM와의 협상 무산 이후에도 서두르지 않고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 원매자 찾기에 나선 한앤코는 선박 자산 가치와 장기 계약 안정성을 기반으로 유연한 출구 전략을 짤 가능성이 있다. SK해운 지분을 넘기는 통매각이 여의치 않을 경우 카브아웃과 선박 자산 매각도 고려하고 있다.

이 시나리오가 대안으로 꼽히는 이유는 SK해운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탱커(원유 운반선)와 가스선(LNG·LPG)으로 분리돼 물리적 분할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최대 4조원의 몸값이 거론되는 SK해운을 통째로 인수하는 것은 원매자로서 재무적 부담이 크지만 가스선 사업부만 떼어내거나 특정 선박 자산만을 선별해 인수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매수자 리스크를 낮추는 동시에 한앤코로서도 각 사업부 프리미엄을 별도 산정해 투자금 회수(엑시트)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

법인 전체 매각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자산 단위 매각을 통해 가치를 살려낸 해운 인수합병(M&A) 사례는 다수 존재한다. 한진해운은 2016년 청산 위기 속에서 미주·아시아 노선 영업권과 선박 자산을 분리 매각했고 이를 SM상선이 가져갔다. STX팬오션(현 팬오션)도 법정관리 과정에서 덩치가 큰 탓에 매각이 지연되자 비주력 선박을 개별 매각해 차입금 규모를 줄이는 선행 작업을 거친 후 하림그룹 품에 안겼다.

또다른 사례는 2014년 유동성 위기를 겪던 현대상선(현 HMM)이 회사를 살리기 위해 LNG 전용선 사업부만을 분리해 사모펀드인 IMM PE에 매각했다. 현재의 현대LNG해운이다. SK해운 전체 사업부의 인수를 고수하는 HMM이 과거 카브아웃 방식으로 자신의 사업부를 분리 매각했다는 점이 역설적이다. 

앞서 한앤코와 HMM는 지난 8월 협상을 진행하다 최종 결렬됐다. 표면적으로는 6조5000억원에 달하는 부채와 4조원의 몸값 탓에 협상이 결렬된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국내 유일한 전략적투자자(SI)인 HMM이 가진 독점적 지위와 협상력 불균형이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SK해운을 감당할 국내 원매자가 HMM이 유일한 상황에서 HMM이 과도한 협상 조건을 제시해 무산됐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앤코가 카브아웃이나 선박별 매각이라는 카드를 쥐고 있다는 것 자체가 협상력을 높이는 요인"이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앤코가 SK해운의 몸값을 극대화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준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