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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잭팟' 지엔씨에너지도 150억 자사주 EB '엇갈린 시선'
발전설비 전문기업 지엔씨에너지가 교환사채(EB)로 15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끌어모아 신사업에 투자한다. 불어나는 수출 실적에 주가가 고공행진을 벌이며 그 어느 때보다 분위기가 좋은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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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설비 전문기업 지엔씨에너지가 교환사채(EB)로 15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끌어모아 신사업에 투자한다. 불어나는 수출 실적에 주가가 고공행진을 벌이며 그 어느 때보다 분위기가 좋은 만큼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젓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다만 자사주를 의무적으로 소각하도록 만드는 새 정부의 규제를 앞두고 기업들이 앞다퉈 이를 기반으로 한 EB 발행에 나서며 논란이 이는 가운데, 지엔씨에너지도 이런 흐름에 편승한 모습이 되면서 시선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엔씨에너지는 전날 147억원의 3회차 무기명식 무보증 사모 EB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표면이자율과 만기지자율은 모두 0%다. 발행대상은 케이디비씨-한국투자증권 메자닌 제1호 신기술사업투자조합 한 곳이다.
교환대상은 지엔씨에너지가 보유한 자기주식 42만6004주(2.59%) 전량이다. 교환가액은 주당 3만4450원이다. 주가 변동에 따른 교환가액 조정(리픽싱)은 없지만, 시가보다 낮은 발행가액의 유상증자나 전환사채 발행, 감자와 주식병합 등 특정 이벤트 발생 시에는 교환가액을 조정할 수 있다. 교환청구기간은 다음 달 19일부터 2028년 8월 19일까지다.
이번 EB에는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을 포함했다. 사채권자는 발행일로부터 2년 6개월 뒤인 2028년 3월 19일과 6월 19일 두 차례에 걸쳐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지엔씨에너지는 조달 자금 147억원 전액을 신사업에 투자한다. 구체적으로는 엣지데이터센터 구축에 100억원,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구축에 47억원을 사용하며, 연내 30억원을 우선 사용한 후 남은 금액은 내년에 전부 사용할 계획이다.
지엔씨에너지의 투자 확대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실적과 맞물려 시너지가 예상된다. 지엔씨에너지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2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3.2%나 늘었다. 당기순이익 역시 228억원으로, 매출도 1271억원으로 64.6% 증가했다.
특히 고무적인 대목은 수출에서의 성과다. 지엔씨에너지의 해외 매출은 195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3150.0% 급증했다. 지난해 연간 수출 실적인 241억원을 반년 만에 거의 따라잡은 셈이다.
시장도 박수를 보내고 있다. 최근 동남아시아에서 130억원대의 계약을 따냈다는 낭보가 전해진 후 일주일여 만에 지엔씨에너지의 주가는 5000원 넘게 오르며 단숨에 3만5000원을 찍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네 배 넘게 폭등한 가격이다.
코스닥 상장사인 지엔씨에너지의 주가는 이번달 2일까지만 해도 1주당 2만9200원에 장을 마감하며 2만원대를 나타냈다. 그런데 바로 다음날인 3일 종가는 3만1300원으로 7.2% 급등했다. 그날 134억원 규모의 필리핀 비상 발전기를 수주했다는 공시가 나온 영향이었다. 이후로도 상승 랠리가 이어지며 11일에는 3만54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 종가가 8210원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331.8% 상승했다.

그렇다고 지엔씨에너지의 이번 EB을 둘러싼 평가가 마냥 장밋빛인 건 아니다. 그 방식이 자사주를 토대로 한 EB인 탓이다. EB는 발행하는 회사가 보유한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사채를 일컫는다. 사채권자는 일정 기간이 지난 후 보유한 채권을 발행사가 갖고 있는 주식과 교환할 수 있다.
그런데 EB의 교환 대상 주식을 자사주로 걸면, 회사 입장에서는 이를 소각하지 않고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 된다. 기존 주식을 내주는 방식이라서 신주 발행에 따른 지분 희석 우려도 없다. 더 나아가 우호적인 상대에게 EB를 발행하면, 회사는 현금과 동시에 지배력 강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라도 제3자에게 처분하면 의결권이 되살아나기 때문이다.
특히 이 같은 자사주 기반 EB는 최근 자본시장의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자사주 소각과 관련한 규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짙어지자, 상장사들이 서둘러 EB를 발행해 자사주를 처분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이 내놓은 마켓인사이트리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자사주를 기초로 EB를 발행은 15건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11건을 넘어섰다. 규모로 봐도 지난해 8450억원에서 올해 1~8월 1조411억원으로 늘었다.
이런 움직임은 새 정부가 추진 중인 자사주 소각 의무화 정책과 맞물려 있다는 해석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자사주 보유가 국내 기업들의 가치를 저해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핵심 원인이라며 자사주 원칙적 소각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
이에 지난달에만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상법 개정안이 세 건 발의됐다.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 김현정 민주당 의원 등이 발의한 개정안은 각각 1년 혹은 6개월, 신규 취득은 즉시·기존 보유 자사주는 6개월 이내 등 자사주 소각 기한을 명시하고 있다.
강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상법 개정안에 강한 드라이브가 걸릴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번 국회 회기에서 자사주 의무 소각 등이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들은 기민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유진 기자 jyj0301@number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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