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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 리뷰] 유암코, 올해만 7조4000억 몰린 공모채 '흥행의 역설'
연합자산관리(유암코)가 올해 들어 내놓은 세 차례의 공모 회사채에 7조원이 넘는 뭉칫돈이 쏟아져 들어왔다. 매번 발행마다 조(兆) 단위 투자 수요를 이끌며 여유로운 자금 조달 행보를 이어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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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자산관리(유암코)가 올해 들어 내놓은 세 차례의 공모 회사채에 7조원이 넘는 뭉칫돈이 쏟아져 들어왔다. 매번 발행마다 조(兆) 단위 투자 수요를 이끌며 여유로운 자금 조달 행보를 이어갔다.
다만 국내 1위 부실채권(NPL) 전문 투자사인 유암코에 이렇게 많은 자금이 몰렸다는 점에서 흥행의 역설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암코는 이번 달 27일 총 4000억원 규모의 공모채를 발행한다. 트랜치(만기 구조)는 2·3·5년물로 구성됐고, 17일 진행된 수요 예측에 따라 각각 600억·2900억·500억원으로 결정됐다. 신용평가3사 모두 신용등급 'AA(안정적)'을 부여했고, 발행 주관사는 미래에셋·부국·한국투자·SK·키움·삼성증권이 맡았다.
최초 희망 모집액은 2200억원이었지만, 수요예측에서 10배 가까운 2조1700억원의 주문이 확인되면서 증액 발행됐다. 트랜치 별로 △2년물 400억원에 5400억원 △3년물 1300억원에 1조1900억원 △5년물 500억원에 4400억원의 돈이 몰렸다. 이에 따른 경쟁률은 2년물이 13.50대 1에 달했고, 3년물과 5년물은 각각 9.15대 1과 8.80대 1을 기록했다.
이같은 흥행에 따라 금리도 언더로 유리하게 결정됐다. 유암코는 민간채권평가사가 평가한 개별 민평금리에 ±30bp(1bp=0.01%p)를 가산한 기준 수익률을 제시했는데, 모든 만기구간에서 민평금리 대비 -5bp로 결정됐다.

유암코 공모채를 향한 열기는 올해 초부터 감지됐다. 올 2월 첫 번째 발행부터 수요예측에서 3조600억원의 주문이 몰리며 최초 희망 모집액이었던 2500억원에서 최종 5000억원으로 증액 발행됐다. 경쟁률도 △2년물 17.75대 1 △3년물 11.25대 1 △5년물 11.00대 1을 기록했다.
이어 두 번째 공모채 수요예측에서도 2조1700억원의 자금이 몰렸고, 최초모집액 3000억원에서 최종 6000억원으로 확대 발행됐다. 이처럼 세 차례 모두 조단위 뭉칫돈이 몰리면서, 유암코는 올해 공모채 수요예측 누적 규모 7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시장의 뜨거운 시선을 받고 있는 유암코가 NPL 투자사라는 점은 아이러니다. 유암코는 2009년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은행 등 국내 6대 은행이 공동 출자해 설립된 NPL 투자사다. 2016년에는 한국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이 새로운 주주은행으로 참여하게 됐다. 주주현황을 보면, 올 6월 말 기준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기업·산은이 각각 14%, 수은이 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NPL 투자사에 자금이 몰린다는 것은 시장이 앞으로 여신 부실이 더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는 신호로도 풀이된다. 실제로 금감원에 따르면, 올 6월 말 기준 국내 은행권의 총여신 대비 NPL 비율은 0.59%로 작년 6월 말보다 0.06%p 상승했다. 같은 기간 NPL 규모는 16조6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조2000억원 늘었다. 상각과 매각을 통해 정리한 NPL 규모는 올 2분기 4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원 가량 늘었다.
NPL 매각은 은행이 회수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판단된 대출을 처리하는 방식 중 하나다. 채권 원가에 못 미치는 가격으로 자산유동화 전문회사 등에 이를 넘긴 것이다. 은행 등 금융사는 보통 이런 NPL을 고정이하여신으로 분류해 둔다. 고정이하여신은 금융사가 내준 여신에서 통상 3개월 이상 연체된 여신을 말한다.
이 같은 흐름은 길게 이어졌던 고금리 여파가 여전히 차주들의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2022년 이후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2023년 3.50%로 정점을 찍었다. 그리고 작년 10월부터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됐지만, 속도가 완만해 아직 2.5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승재 iM증권 연구원은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됐던 점과 중소기업경기의 부진 등이 맞물려 부실채권규모가 증가하는 가운데 금융권의 자산건전성 유지 압력이 확대되며 NPL 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NPL 시장 성장에 따라 국내 NPL 전업사들의 자금조달경로도 다각화됐다"면서 "최근 연합자산관리 채권이 오버부킹에 성공하면서 기관투자자들의 NPL 전업사들에 대한 투자심리가 매우 우호적임을 알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NPL 시장의 성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 연구원은 이어 "연말로 갈수록 금융권의 부실채권 매각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에서, NPL 전업사들의 매입 규모가 동반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강화되는 건전성 관리 기조 속에 NPL 시장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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