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분석

[100대 기업 보고서] SK스퀘어 低PER에 담긴 지주사 '딜레마'

Numbers 2025. 10. 31.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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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대 기업 보고서] SK스퀘어 低PER에 담긴 지주사 '딜레마'

SK스퀘어의 실적 대비 주식 가치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잣대인 주가수익비율(PER)이 4배 정도에 그치며, 이를 산출할 수 있는 국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100대 상장사들 중 최하위권에 머문 것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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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에 위치한 SK스퀘어 본사 T타워. /사진 제공=SK스퀘어

 

SK스퀘어의 실적 대비 주식 가치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잣대인 주가수익비율(PER)이 4배 정도에 그치며, 이를 산출할 수 있는 국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100대 상장사들 중 최하위권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대기업들 가운데서도 주식 가격이 유독 저평가돼 있다는 뜻이다.

 

핵심 자회사인 SK하이닉스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아킬레스건을 갖고 있는 데다, 두 회사가 함께 코스피 시장에 중복상장 돼 있는 현실 등 SK스퀘어가 품고 있는 지주사로서의 딜레마가 투자 심리의 걸림돌이 되는 모습이다.

 

27일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SK스퀘어의 PER은 4.31배에 머물렀다. 주가는 해당 시점의 보통주 수정 주가로, 순이익은 직전 1년 동안의 기록을 연 환산해 계산했다.

 

PER은 기업의 주가가 순이익 대비 몇 배나 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PER이 낮으면 실적보다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본다. 예를 들어 어떤 기업의 주가가 1만원이고 주당순이익이 500원이라면 PER은 20배가 된다.

 

SK스퀘어의 PER은 지난달 말 코스피 시총 상위 100개 상장사들 중 순이익이 적자여서 해당 수치 산출 자체가 불가능한 기업을 제외하면, 두 번째로 낮은 성적이었다. 이들의 평균 PER인 52.25배와 비교하면 12분의1도 안 되는 값이다.

 

이처럼 PER이 낮은 종목은 향후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큰 종목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거두고 있는 실적에 비해 주가가 낮다고 볼 수 있어서다. 특히 최근에는 국내 기업들의 가치가 지나치게 저평가되는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이 강하게 추진되면서, 한층 이목을 끌고 있다.

 

하지만 SK스퀘어의 PER은 구조적으로 억눌려 있는 주가의 현주소가 담긴 결과로 여겨진다. 주가 상승의 잠재력으로 평가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SK스퀘어는 투자 전문 지주사라는 특별한 포지션을 갖고 있다. 반도체와 정보통신기술 분야에 투자하며 SK하이닉스와 11번가, 티맵모빌리티 등을 종속 기업으로 두고 있다. 2021년 11월 SK텔레콤에서 인적 분할 돼 설립됐다.

 

문제는 자회사인 SK하이닉스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크다는 점이다. SK스퀘어 순자산가치의 87%를 SK하이닉스가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SK스퀘어는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SK하이닉스의 지분 20.0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에 따른 영향은 실적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지금은 고대역폭메모리 훈풍에 올라타 쾌속 질주를 벌이고 있는 SK하이닉스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지만, 반도체 업황에 따라 언제든 반대 입장에 놓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SK스퀘어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3조5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7.9% 급증했다.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16조6534억원으로 같은 기간 99.3%나 늘어난 덕이었다. 반대로 2023년은 SK스퀘어가 2조3397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은 해였는데, 이는 당시 SK하이닉스가 7조7303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은 탓이었다.

 

여기에 더해 모회사와 자회사가 모두 코스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점도 SK스퀘어 주가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기업 가치가 사실상 SK하이닉스에 쏠려 있는 상황이 SK스퀘어 주식에 대한 투자 수요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 SK스퀘어에 대한 투자는 건 사실상 SK하이닉스의 행보에 기대를 건다는 의미인데, 그렇다면 굳이 SK스퀘어의 주식을 담기보다는 SK하이닉스의 주식을 직접 사면 될 일이라서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사업 특성상 지주사의 PER는 전반적으로 낮게 형성되는 경향이 있다"며 "특히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 이외에 눈에 띄는 자회사 투자 포트폴리오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주가가 더욱 저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