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분석

[100대 기업 보고서] 5곳 중 1곳 원가 빼면 10%도 안 남는다

Numbers_ 2025. 9. 11.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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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대 기업 보고서] 5곳 중 1곳 원가 빼면 10%도 안 남는다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 가운데 5곳 중 1곳은 벌어들인 매출에서 원가를 빼고 나면 수익이 10%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남은 돈에서 판매관리비와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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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 가운데 5곳 중 1곳은 벌어들인 매출에서 원가를 빼고 나면 수익이 10%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남은 돈에서 판매관리비와 대출 이자 등을 내기엔 사정이 빠듯할 수밖에 없는 만큼, 실제로 매출원가율 톱5에 이름을 올린 기업들은 적자의 늪에 빠진 실정이다.

반면 8곳 중 1곳가량은 매출 가운데 원가가 절반도 되지 않을 정도로 마진을 많이 남기는 반대 사례로 눈길을 끌었다.

9일 코스피 상장사들 중 금융사와 서비스 업체 등 비제조사를 제외한 지난달 말 시총 상위 100개 기업의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의 올해 상반기 기준 매출원가율은 평균 76.0%로 집계됐다.

이는 1만원짜리 제품을 만들어 파는데 들어가는 원가가 7600원 정도라는 뜻이다. 매출원가율은 이름 그대로 매출에서 원가가 차지하는 비율로, 이 수치가 높아질수록 기업으로서는 이익을 내기 어려워진다.

기업별로 보면 에코프로머티와 SKC의 매출원가율이 아예 100%를 넘었다. 제품을 팔아 받은 돈보다 원가가 더 비쌌던 셈으로, 팔면 팔수록 손해가 나는 악순환에 빠져 있다는 얘기다.

이어 정유·화학 업체들의 원가 부담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에쓰오일(99.9%)과 롯데케미칼(97.7%), SK이노베이션(96.5%) 등의 매출원가율이 95% 이상으로 높은 편이었다.

매출원가율이 90%를 넘는 기업은 총 20곳이었다. 순서대로 보면 △포스코인터내셔널(94.2%) △현대제철(93.9%) △현대건설(93.5%) △대한전선(93.1%) △LG이노텍(93.0%) △SK(93.0%) △한국가스공사(92.9%) △삼성SDI(92.4%) △POSCO홀딩스(92.2%) △포스코퓨처엠(91.7%) △금호석유화학(91.0%) △LS(90.7%) △현대글로비스(90.6%) △두산로보틱스(90.1%) △HD현대미포(90.1%) 등이었다.

그나마 원가를 뺀 나머지도 모두 기업의 몫이 되는 건 아니다. 영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판관비는 물론, 부채에서 생기는 이자 등 영업 외 비용을 떼야 해서다.

결국 매출원가율이 지나치게 높으면 적자에 직면할 공산도 커지게 된다. 조사 대상 기업들 중 매출원가율 상위 5개사에 이름을 올린 곳들이 이런 사례다. 이들은 올해 상반기에 모두 적자를 입었다. 이 기간 각자 △SK이노베이션 1조1578억원 △롯데케미칼 7176억원 △SKC 1218억원 △에쓰오일 1113억원 △에코프로머티 40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떠안았다.

반면 매출원가율이 50%도 안 되는 기업도 13곳이나 됐다. 제품 가격 대비 원가는 절반도 안 된다는 소리다.

SK바이오팜의 매출원가율이 6.4%로 최저치였다. 유일한 한 자릿수 대 기록이었다. 또 에이피알(24.1%)과 아모레퍼시픽(27.7%)의 매출원가율이 30% 이하로 낮은 축에 속했다.

이밖에 △F&F(33.4%) △코웨이(35.5%) △한미반도체(39.3%) △삼성바이오로직스(43.9%) △한미약품(44.4%) △SK하이닉스(44.6%) △셀트리온(45.3%) △한화비전(45.6%) △미스토홀딩스(46.4%) △LG생활건강(49.0%) 등의 매출원가율이 50%를 밑돌았다.

매출원가율이 과도하게 낮아도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만큼 원가에 비해 물건값을 비싸게 받아 폭리를 취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동종 업계의 다른 경쟁사에 비해 매출원가율이 눈에 띄게 높거나 낮으면 어느 쪽도 문제 제기가 나올 수 있는 만큼, 경영 안정성 측면에서 적정 수준의 유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