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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깅노트] 큰집? 작은집? PE 하우스의 경쟁력 비교 잣대

Numbers 2025. 12. 3.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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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깅노트] 큰집? 작은집? PE 하우스의 경쟁력 비교 잣대

최근 지인이 이사를 했다. 이사 전에 그는 평수를 크게 늘려 간다며 한껏 기대에 부푼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사 후에 그를 만났을 때 환한 얼굴은 온 데 간 데 없었다. 실속이 없는 집이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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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지인이 이사를 했다. 이사 전에 그는 평수를 크게 늘려 간다며 한껏 기대에 부푼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사 후에 그를 만났을 때 환한 얼굴은 온 데 간 데 없었다. 실속이 없는 집이었단다. 방음이 잘 안 되고 어디선가 물 흐르는 소리가 난다고 했다. 이곳저곳 공사도 한다고 했다. 집은 클수록 좋다지만 장기적인 만족감은 역시 얼마나 튼튼한지에서 갈리는 듯하다.

 

국내 PE 시장은 오랫동안 ‘집은 크면 좋다’와 같은 공식이 만연했다. 하우스의 운용자산규모(AUM)가 곧 실력이라는 믿음에서였다.

 

정부와 공공 출자사업에서도 운용사(GP)의 안정성을 평가할 때 과거 운용규모와 회수 실적을 기재하게 한다. 오랫동안 1천억~1조원 규모의 바이아웃 거래가 주류였던 국내 PE 시장 구조나 관리보수 산정 방식까지 ‘규모’에 맞춰져 있어, AUM 중심의 평가 체계가 자연스럽게 굳어졌다.

 

다만 알아야 할 점은 AUM은 자금 모집 실적이라는 것이다. 과거에 LP로부터 얼마나 신뢰를 받고, 출자 받았느냐를 보여주는 지표지, 건 별 흥행을 보장하지 않는다. 함정도 있다. 과거 큰 성과 한 번으로 AUM 크기가 커질 수 있고, 반대로 탄탄하고 실속 있는 회수를 꾸준히 이어와도 AUM이 작을 수도 있다.

 

AUM은 크기일 뿐이고 실제 성과는 효율에서 갈린다. AUM이 커도 내부 효율이 떨어지면 실적은 따라오지 않기 때문이다. 이 단순한 사실을 업계가 자주 놓친다. S사 사례를 보면 약정액은 국내 PE들 중 상위권으로 AUM이 크고, 인건비도 260억원이나 되지만, 생산성과 수익성은 국내 상위 PE들 중 최하위권이다. 덩치는 크지만 효율은 낮다는 뜻이다. 반대로 K사는 AUM이 152억원으로 국내 상위 PE들 중 가장 작은 규모에 속하지만, 효율면에서는 최상위 수준이다. 인건비도 51억원으로 가장 적었지만 매출 255억원, 순이익 154억원을 내며 대형사를 압도한다.

 

작은 집은 관리가 쉽고 큰 집은 관리비가 더 드는 것처럼 AUM이 커질수록 부담이 늘어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H사 사례를 보면 AUM이 4조6000억원에 이르는 대형 하우스임에도 생산성과 수익성은 인건비 규모가 훨씬 작은 K사와  비슷하다.

 

집을 고를 때 평수는 1차적인 평가 요소다. 중요한 건 채광이 잘 드는지, 난방이 고른지, 단열이 괜찮은지 같은 성능이다. PE 하우스도 마찬가지다. AUM이 아무리 크더라도 내부 효율이 받쳐주지 않으면 성과는 나오지 않는다. 결국 시장에서 오래 살아남는 곳은 큰 집이 아니라 잘 지은 집이다.

 

정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