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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깅노트] 'IMA의 양면' 중소형 증권사 보호가 필요하다

Numbers 2025. 12. 3.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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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깅노트] 'IMA의 양면' 중소형 증권사 보호가 필요하다

증권사로 돈이 몰리고 있다. 이른바 5000피를 향한 열망의 자금이다. 최근 한 달 새 국내 5대 시중은행의 요구불예금은 약 15조원 줄어든 반면 국내 증권사 투자자예탁금은 13조원가량 증가했다.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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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로 돈이 몰리고 있다. 이른바 5000피를 향한 열망의 자금이다. 최근 한 달 새 국내 5대 시중은행의 요구불예금은 약 15조원 줄어든 반면 국내 증권사 투자자예탁금은 13조원가량 증가했다.

 

때마침 증권가에서는 게임체인저의 등장이 임박했다. 예금 같으면서도 펀드처럼 굴리는 종합투자계좌(IMA)다. 원금을 보장받으면서도 은행 금리를 웃도는 5~8%의 수익률이 특징인 상품이다.

 

다만 대형 증권사의 예고된 전유물이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만 라이센스를 얻으면서다. 금융위원회는 미래에셋과 한투를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했다. 이제부턴 양사만이 IMA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

 

현장에서도 대형 증권사로의 이동을 권고하는 분위기다. 한 해외자산운용사 리스크관리 상무는 최근 영등포에서 열린 연금특강에서 "웬만하면 미래에셋, 한투에서 계좌를 만들어라. 다른 증권사에 계좌가 있더라도 전화하면 이전해주니 되도록 옮기라"고 말했다. 이렇듯 대형사를 중심으로 자금이 몰리면서 '한국판 골드만삭스'의 탄생이 임박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중소형 증권사들은 깊은 한숨을 내쉰다. 수익성의 양극화가 가속화되는데 자본까지 대형사로 쏠리면 더 이상 시장에서 설 자리가 없다는 한탄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중소형사는 PF(프로젝트파이낸싱)에 주로 의존해 왔는데 부동산 경기가 악화하면서 수익성이 좋은 조 단위의 대형딜만 남았다"며 "갈수록 자본 여력이 부족해지면 중소형사는 딜 테이블에 앉을 기회조차 사라진다"고 토로했다.

 

문제는 중소형사의 쇠퇴가 단순히 개별 증권사의 몰락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들은 대형사가 포기한 딜을 흡수하거나 시장의 틈새를 메워 금융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하는 존재다. 다양한 자본력과 리스크 선호도를 가진 플레이어가 공존해야 시장의 건강성이 담보된다. 반대로 독점적 구조가 고착되면 가격 결정권이 소수 대형사에 집중돼 수수료가 높아지고 소비자의 선택권은 좁아질 수밖에 없다.

 

금융당국은 이제 중소형사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 대형사가 커질수록 그 이면의 그림자는 짙어진다. 소비자 선택권을 보장하고 시장의 역동성을 유지하기 위해선 대형사 육성과 함께 중소형사 보호를 위한 보완책도 병행돼야 한다.

 

황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