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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깅노트] 도 넘은 '전관' 앞세우기…로펌 신뢰 떨어뜨린다
결국 선을 넘었다. ‘전관 출신’, ‘전관예우 변호사’를 붙인 광고로 L 법무법인과 광고 담당자가 대한변호사협회로부터 징계를 받았다. 심지어 대표변호사 7명도 과태료와 견책 처분을 받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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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선을 넘었다. ‘전관 출신’, ‘전관예우 변호사’를 붙인 광고로 L 법무법인과 광고 담당자가 대한변호사협회로부터 징계를 받았다. 심지어 대표변호사 7명도 과태료와 견책 처분을 받았다. 해당 로펌은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전관을 앞세운 마케팅이 더는 용인되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는 대목이다.
전관예우를 근절하자는 목소리는 줄곧 있어왔다. 대한변호사협회가 올해 초부터 광고 규제를 대폭 강화한 것도 이런 문제의식의 연장선이다. 이제는 광고에 ‘전관’이라는 용어 자체를 사용할 수 없고, 어기면 징계를 받는다.
하지만 지금도 포털 검색창에 ‘법무법인(로펌)’을 입력하면 누군가를 영입했다는 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판·검사 출신, 공정거래위원회 출신 등 전직 공직자가 주인공이다. 로펌들은 영입 배경으로 업무 영역 확장과 전문성 강화를 내세운다.
그 이면에는 보다 현실적인 이유가 있다. 전관의 이름값이 ‘잘 통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건 수임이 몰리고 매출이 크게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른바 ‘영입 홍보’는 전관 마케팅의 합법적 포장이다. 공식적으로 전관 특혜를 받을 수 있다고 말할 수는 없으니, 특정 인사를 영입했다는 형식을 빌려 우회적으로 홍보하는 것이다.
이는 법률시장의 양극화를 부추긴다. 전관을 대거 영입한 로펌에는 사건이 몰리고, 그렇지 못한 로펌은 기회를 얻기조차 어렵다. 아무리 실력을 갖춘 변호사가 있어도 전관이라는 타이틀이 없으면 설 자리가 줄어드는 현실이다.
피해는 결국 법률 소비자에게 돌아간다. 전관의 이름을 보고 사건을 맡겼지만 정작 소송 과정에서는 얼굴 한 번 보지 못했다는 불만이 잇따른다. 전관 변호사는 간판 역할만 하고, 실제 업무는 경력이 부족한 변호사가 담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과연 모든 국민이 양질의 법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법률시장은 전관 경력이 아닌 변호사의 실력으로 평가받는 곳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국민들의 로펌에 대한 신뢰는 계속 무너질 수밖에 없다.
허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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