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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 리뷰] 풀무원식품, 올해 영구채만 700억…재무관리 '반짝 처방'
풀무원식품이 연달아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며 올해 이를 통해서만 700억원을 끌어모았다. 만기가 길어 빚인데도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영구채의 특성 덕에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부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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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원식품이 연달아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며 올해 이를 통해서만 700억원을 끌어모았다. 만기가 길어 빚인데도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영구채의 특성 덕에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부채비율을 다소 낮출 수 있겠지만, 실질적인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더욱이 영구채도 언제가 갚아야 하는 채권인 데다, 최근 발행한 사모 회사채보다 2%p 넘는 높은 금리를 부담해야 하는 만큼 반짝 처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4일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풀무원식품은 지난달 28일 운영자금 용도로 2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만기 30년에 표면이율은 5.9%다. 운영자금 용도로 발행됐으며 교보증권이 발행대리인을 맡았다.
이는 3개월만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이다. 풀무원식품은 올 8월에도 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만기 30년에 표면이율은 5.9%다. 차환자금 목적으로 발행됐고, 한국투자증권이 발행대리인을 맡았다.
그리하여 올해 두 차례의 신종자본증권을 통해 총 700억원을 끌어온 것이다. 풀무원식품 관계자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은 운영자금과 차환자금으로 나눠 사용할 예정"이라며 "세부 사용처는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수십년 이상으로 길어 채권과 주식의 성격을 동시에 지닌 상품이다. 이런 특성 때문에 통상 영구채로 불린다. 이런 구조 덕에 회계상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분류돼 발행사는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올 3월 말 202.9%였던 부채비율은 올 8월 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이후 올 9월 말 190.6%로 낮아졌다. 앞서 풀무원식품의 부채비율은 △2021년 말 203.0% △2022년 말 242.9% △2023년 말 222.4%에서 지난해 말 190.2%까지 떨어졌지만, 올 3월 말 202.9%를 기록하며 다시 200% 선을 넘겼다.
다만 이번에 조달한 자금이 운영자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부채비율 개선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올 9월 말 자본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해 보면, 이번에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을 통해 190.6%이었던 부채비율은 183.5%로 낮아지며 7.1%p 하락하는 수준에 그친다.
문제는 신종자본증권이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부채라는 점이다. 구조적으로 상환 부담이 남아 있는 만큼, 결국 갚아야 할 채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게다가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장점의 반대급부로 비교적 높은 금리가 적용된다. 실제로 이번 신종자본증권에는 불과 두 달 전 발행한 사모채보다 2.88%p 높은 금리가 적용됐다. 앞서 풀무원식품은 올 9월 700억원 규모의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를 발행했는데, 만기 3년에 표면이율은 3.02%였다. P-CBO는 스스로의 역량으로 회사채를 내놓기 어려울 수 있는 기업들이 주로 활용하는 자금 조달을 지원하는 제도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은 자본성 인정 이점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가 기업의 비용 부담을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에 최초로 콜옵션이 발동될 수 있는 기한은 2년 뒤인 2027년 11월28일로 설정됐다. 시장에서는 사실상 이시점을 채권의 실질 만기로 본다. 관례상 기업들은 콜옵션이 도래하면 대부분 조기상환을 선택하고, 투자자들도 이 시점을 회수 시점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콜옵션을 미루면 이자 부담은 더 커진다. 일정 시점 이후 금리가 오르는, 이른바 스텝업 조항 때문이다. 실제로 풀무원식품이 발행한 이번 신종자본증권에는 최초 콜옵션 예정일에 조기상환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스텝업 금리 2.50%가 가산되도록 설계됐다.
금리 구조도 조기상환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발행 후 2년까지는 5.90% 고정금리가 적용되지만, 해당 시점에 콜옵션이 행사되지 않으면 기초 이자율이 민간 채권평가사가 재산정한 2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 개별민평 수익률의 평균치로 변경된다. 만약 채권평가사가 개별민평을 산출하지 않으면 기존 고정금리가 유지되고, 여기에 스텝업 금리가 더해지게 된다.
풀무원식품 관계자는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은 아니"라며 "신종자본증권은 회계상 부채가 아니라 자본으로 인식되는 특성에 따라 재무건전성 확보 차원에서 발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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