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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화학, 1000억 후순위 CB로 부채비율 낮춘다…지주사 '구원등판'

Numbers 2025. 12. 8.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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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화학, 1000억 후순위 CB로 부채비율 낮춘다…지주사 '구원등판'

효성화학이 1000억원 규모의 후순위 전환사채(CB)를 발행하고, 이를 모회사이자 지주사인 ㈜효성이 전액 인수하기로 했다. 자본으로 인정받는 데다 이자도 지주사로 돌아가는 방식이라, 지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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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효성화학 홈페이지 갈무리, 이미지 제작=이채연 기자
 

효성화학이 1000억원 규모의 후순위 전환사채(CB)를 발행하고, 이를 모회사이자 지주사인 ㈜효성이 전액 인수하기로 했다. 자본으로 인정받는 데다 이자도 지주사로 돌아가는 방식이라, 지난해 자본잠식을 겪은 데 이어 올해도 높은 부채비율을 유지하고 있는 효성화학 입장에서는 효율적인 조달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해 1000억원씩 두 차례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의 스텝업 시점이 내년 2월과 9월로 다가오면서, 3.5%p 더 높은 금리를 부담하게 될 수 있는 현실은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효성화학은 이번 달 3일 1000억원 규모의 후순위 CB를 발행했다. 사채 만기일은 30년 후인 2055년 12월3일이며, 표면이율은 4.0%다. 그리고 이를 지주사인 ㈜효성이 전액 인수하는 구조다.

 

끌어온 자금은 기존 빚을 갚는 데 투입된다. 지난해 300억원과 500억원으로 두 차례에 걸쳐 발행했던 총 800억원 규모의 공모사채와 2023년 발행했던 300억원 규모의 사모사채를 갚는 데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효성화학 2024~2025년 회사채 발행 내역 /자료=금융투자협회, 그래픽=이채연 기자
 

효성화학 입장으로선 가장 효율적인 조달 구조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발행한 CB는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자 지급처가 다름 아닌 지주사인 ㈜효성이기 때문이다. 사채 발행에 따라 내야 하는 이자도 결국 지주사의 수익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부채비율은 57.4%p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효성화학의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2021년 말 522.1% △2022년 말 2631.8% △2023년 말 4934.6%에 이어 지난해 자본잠식을 기록했다. 올 9월 말에는 317.6%를 기록했는데, 해당 시점의 부채와 자본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해 보면, 부채비율이 260.2% 수준까지 떨어진다는 시나리오다.

효성화학 연결 기준 부채비율 추이 /자료=금감원, 그래픽=이채연 기자
 

그러나 지난해 발행했던 신종자본증권의 스텝업 시점이 임박했다는 점은 숙제다. 앞서 효성화학은 지난해 2월과 9월 각각 1000억원씩 총 2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이들 모두 만기 30년에 표면이율 8.3%로, ㈜효성이 인수하는 구조로 발행됐다.

 

이들의 최초 콜옵션 시점은 각각 내년 2월과 9월로 예정돼 있다. 시장에서는 사실상 이 시점을 채권의 실질 만기로 본다. 관례상 기업들은 콜옵션이 도래하면 대부분 조기상환을 선택하고, 투자자들도 이 시점을 회수 시점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콜옵션을 미루면 이자 부담은 더 커진다. 일정 시점 이후 금리가 오르는, 이른바 스텝업 조항 때문이다. 효성화학이 지난해 발행한 두 건의 신종자본증권에는 최초 콜옵션 예정일에 조기상환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3.5%p의 스텝업 금리가 가산되도록 설계돼 있다.

 

여기에 신용도 하락도 부담을 더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올 6월 효성화학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BBB+(부정적)에서 'BBB(부정적)'로 하향 조정했다. 이마저도 ㈜효성의 계열 지원 가능성이 반영된 결과로, 실질적으로는 'BBB-' 수준에 그친다는 분석이다. 이는 투기등급인 'BB+' 바로 윗 단계다.

 

㈜효성 관계자는 "가장 합리적인 방식을 찾다 보니 이번 구조를 선택한 것"이라며 "효성화학에서 당분간 급하게 필요한 자금은 없는 상황으로, 지주 차원에서도 추가 지원을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채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