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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 리뷰] 한화토탈에너지스, 석화 부진 속 신종자본증권 '첫 노크'

Numbers 2025. 12. 6.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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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 리뷰] 한화토탈에너지스, 석화 부진 속 신종자본증권 '첫 노크'

한화그룹의 핵심 석유화학 계열사인 한화토탈에너지스가 처음으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석유화학 업황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되는 신종자본증권의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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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한화토탈에너지스, 이미지 제작=황현욱 기자

 

한화그룹의 핵심 석유화학 계열사인 한화토탈에너지스가 처음으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석유화학 업황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되는 신종자본증권의 특성을 활용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토탈에너지스는 4일 5000억원 규모의 채권형 신종자본증권을 사모 방식으로 발행했다. 표면금리는 연 6.20%이며 만기는 2055년 12월4일로 설정됐다.

 

인수자는 △NH투자증권(1000억원) △KB증권(900억원) △신한투자증권(900억원) △르네상스지엠제일차주식회사(900억원) △키스온제팔차주식회사(500억원) △헤리온제일차주식회사(400억원) △iM증권(200억원) △키스에스에프제오십일차주식회사(200억원) 등이다. 조달된 자금 중 3700억원은 운영자금, 1300억원은 채무 상환에 사용될 예정이다.

 

한화토탈에너지스가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회사는 2003년 삼성그룹과 프랑스의 토탈에너지스그룹이 공동으로 설립했으며 당시 사명은 삼성토탈이었다. 2015년 4월 한화그룹 계열로 편입되면서 현재 이름을 갖게 됐다. 현재 지분은 한화임팩트와 토탈에너지스그룹 영국 자회사인 TotalEnergies Holdings U.K. Limited가 각각 50%씩 보유하고 있다.

 

한화토탈에너지스는 올해 초 공모채를 통해 2년물 1800억원(연 3.255%), 3년물 1400억원(연 3.372%) 등 총 3200억원을 조달하기도 했다. 당시 수요예측에서는 1조원이 넘는 주문이 몰리며 흥행에 성공했지만 이번에는는 사모 방식을 택했다.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수십 년 이상으로 긴 데다 채권과 주식의 성격을 모두 지닌 하이브리드 채권이다. 이런 구조 덕분에 회계상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분류돼 재무건전성 개선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다만 신종자본증권이 회계상 자본이라고 해도, 그 본질이 부채라는 건 변하지 않는다. 결국은 언젠가 갚아야 할 빚이란 얘기다.

 

이번에 발행되는 신종자본증권은 2030년 12월4일부터 최초 조기상환(콜옵션)이 가능하다. 시장에서 사실상 이때를 채권 만기로 본다. 관례상 기업들은 콜옵션이 도래하면 조기상환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고, 투자자들 역시 해당 시점을 회수 시점으로 인식한다.

 

콜옵션을 미루면 이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금리가 오르는 스텝업 조항 때문이다. 실제로 한화토탈에너지스가 발행한 이번 신종자본증권에는 최초 콜옵션 예정일에 조기상환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스텝업 금리 3.030%가 가산되는 조건이 붙었다. 이후 5년이 지날 때마다 또 0.25%p씩 금리가 더 오르게 된다.

 

한화토탈에너지스가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게 된 배경에는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자리하고 있다. 장기화하는 석유화학 업황 부진 속에 투자와 배당 계획을 조정하고, 재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자금 관리 강화에 나서겠다는 포석이다.

 

한화토탈에너지스는 2023년부터 적자 전환 이후 손실 규모가 크게 늘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손실은 4585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의 약 4배 수준이다. 순손실은 4241억원에 달한다.

 

기업의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인 상각전영업이익(EBITDA)도 악화됐다. 3분기 기준 -860억원으로 지난해 말(2836억원) 대비 크게 감소했다. EBITDA는 기업의 영업 활동에서 발생하는 현금 창출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신용평가사들은 단기간 내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 측은 "한화토탈에너지스가 지속적인 설비 투자로 역내에서 우수한 시장 지위를 확보하고 있지만, 비우호적인 시장환경이 2022년 하반기 이후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업황 저하로 인한 차입금 상환 능력이 떨어진 만큼, 부채 부담을 줄이고 재무 건전성을 회복하는 데는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황현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