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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F 베스트 딜] '부채비율 2517% 좀비기업' SK해운 살린 한앤코 - 넘버스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의 SK해운 인수는 PEF 업계에서 성공적인 가치 제고(밸류업) 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당시 노조로부터 환영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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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인도된 C.Prosperity의 Sea Trial 모습 /사진=SK해운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의 SK해운 인수는 PEF 업계에서 성공적인 가치 제고(밸류업) 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당시 노조로부터 환영 성명을 받았을 만큼 이례적인 모습도 연출했다.
인수 직전 부채비율이 2500%대에 육박해 존폐 기로에 섰던 SK해운은 한앤코의 자본과 경영 효율화를 통해 새롭게 태어났다. 해운업의 고질적 리스크인 경기 변동성을 제거하고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인프라형 기업으로 체질을 바꾼 전략이 주효했다.
1조 전액 신주 발행… 노조가 "고맙다" 환영
SK해운은 2017년 말 해운업 장기 불황의 직격탄을 맞아 부채비율이 2517%까지 치솟는 등 사실상 자력 생존이 불가능한 좀비 기업 상태에 놓였다.
한앤코는 기존 대주주인 SK그룹의 지분을 사들이는 구주 인수 대신 1조5000억원의 인수 대금을 신주와 전환사채(CB)를 인수하는 구조로 짰다. 인수 자금이 전 대주주 SK의 투자금 회수(엑시트) 비용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차단하고 SK해운으로 신규 유입되도록 한 것이다. 투자금은 고금리 차입금 상환에 투입했고 기업은 정상화의 길을 걸었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436%까지 감소했다. 인수 당시 목표로 설정했던 300%도 사실상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앤코의 전략은 사모펀드 매각에 거부감을 갖기 쉬운 노조도 움직였다. 노조는 경영권 양보라는 결단을 통해 대주주가 변경되는 상황에서도 상생 결과를 도출하고 합의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 당시 이례적으로 "사모펀드 한앤코의 투자를 환영한다"는 취지의 성명 발표했다.
인력 감축을 통한 단기 비용 절감이 아닌 경쟁력 회복을 강조한 한앤코의 전략이 노사 간 신뢰를 형성했고 경영 정상화 과정에서 불필요한 마찰 비용을 줄이는 핵심 동력이 됐다.
황의균 SK해운 대표이사(왼쪽)와 김두영 노조위원장이 2018년 8월 20일 서울스퀘어 SK해운 대회의실에서 '대규모 투자유치에 대한 노사 공동 성명서'를 발표하고 악수를 나누고 있다. / 사진 = SK해운
해운업의 '인프라화'… 5년 이상 장기계약으로 '안전판' 구축
한앤코는 사모펀드 운용사로서 단순 투자자 역할을 넘어 SK해운의 사업 구조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쳤다. 외부 변수에 흔들리지 않는 인프라 기업을 경영 목표로 삼았다.
해운업은 글로벌 경기와 유가, 물동량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큰 탓에 경기 민감 업종으로 분류한다. 한앤코는 고위험-고수익의 스팟(단기 운송) 계약 비중을 대폭 축소했다.
대신 한국가스공사, SK가스 등 우량 화주들과 최소 5년에서 최장 20년에 이르는 장기 운송 계약(CVC)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했다. 마치 고속도로나 터널을 뚫어 놓고 통행료를 받는 인프라 자산처럼 해운 시황이 악화하더라도 고정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구조를 완성했다. 지난해 말 5년 이상 장기계약 비중은 87%에 달했다.
특히 계열사 밖 우량 화주를 확보해 사업 위험을 분산헀다. 한국전력공사의 발전 자회사, 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카타르 에너지, 트라피구라 등 국내외 우량화주를 추가로 확보했다. 카타르 에너지 수주는 다른 해운사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대규모 LNG 장기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국적선사로서 경쟁력을 높였다.
경영 개선 작업을 거친 SK해운은 안정적으로 실적을 내는 탄탄한 기업이 됐다. 인수 첫해인 2018년 매출 1조6358억원, 영업이익 1642억원, 당기순손실 852억원에 머물렀던 SK해운은 다음해 매출 9680억원, 영업이익 2039억원, 당기순손실 875억원을 기록하다가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2020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1조3650억원, 2177억원을 달성했고 순이익은 174억원으로 올라서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해운업 호황기였던 2022년 매출 2조4140억원, 영업이익 3722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인수 4년 만에 영업이익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해운 시황이 꺾인 2023년 이후 2년간 각각 3671억원, 3957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한앤코는 실적 턴어라운드를 발판 삼아 엑시트에 시동을 걸었다.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 등을 잠재 매수자로 두고 매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매각을 성사시킬 경우 사모펀드가 좀비기업을 인수해 체질 개선을 이뤄낸 성공 사례로 남을 전망이다.
신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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