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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티에이치엔]⑦ 상속으로 바뀐 승계, 세금·배당 다시 계산대

Numbers 2025. 12. 19.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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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티에이치엔]⑦ 상속으로 바뀐 승계, 세금·배당 다시 계산대 - 넘버스

티에이치엔의 승계가 상속 국면으로 전환됐다. 지분 증여를 전제했던 때와 달리 최대주주 변경 시점부터 세금 규모, 배당의 역할까지 다시 계산대에 올랐다.18일 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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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에이치엔의 승계가 상속 국면으로 전환됐다. 지분 증여를 전제했던 때와 달리 최대주주 변경 시점부터 세금 규모, 배당의 역할까지 다시 계산대에 올랐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채승훈 대표는 전날 채철 회장으로부터의 지분 증여 계획을 철회했다. 오는 30일 예정했던 증여 거래 전에 채 회장이 갑작스럽게 별세하면서 증여가 성립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법조계에서는 사전 증여 계약 내용에 따라 증여가 유지될 가능성도 거론했지만, 이번 승계는 계약의 효력이 발생하기 전 단계에서 종료된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증여 계획대로라면 30일 지분 증여 후 채승훈 대표의 지분율은 1.2%에서 21.7%로 높아져 채석 전 회장의 부인이자 작은어머니인 이광연 대표(20.9%)를 제치고 최대주주에 오를 예정이었다. 그러나 승계가 상속으로 전환하며, 상속재산 분할과 명의 이전 절차 등을 거쳐야 해 최대주주 변경 시점이 불확실해졌다.

상속 국면에 접어들면서 가장 큰 변수는 상속세다. 가업상속공제를 적용 받을 경우와 일반 상속세를 적용할 경우 세금 규모는 큰 차이가 난다.

상장사 주식은 상속일 전후 2개월간의 주가 평균을 기준으로 평가한다. 본 기사에서는 이해를 돕기 위해 단순히 11일 종가(7160원)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이번 승계의 상속재산가액은 264억원으로 추산된다.  

가업상속공제를 적용할 경우 최대 0원까지 세금을 낮출 수 있다. 가업상속공제는 상속재산에서 공제액을 제외한 나머지에 대해 일반 상속세율을 적용하는 구조로, 경영 연수에 따라 최대 600억원까지 공제가 가능하다. 채철 회장은 1986년 창업 이후 근속 연수가 40년을 웃돈다.

이중 경영 연수를 얼마나 인정받을지는 미지수다. 채철 회장이 병상에 오랜 기간 지내다가 별세한 것으로 전해져 실질적인 경영 참여를 입증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기 때문이다.

다만 한 경제학과 교수는 “주식을 갖고 있고 경영상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기만 했다면 병상에 있다는 사실은 법적으로 문제가 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김광복 세무법인 태강 대표세무사는 “대표이사가 아닌 명예회장이라도 실질적으로 경영에 관여하고 있었다면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며 “형식보다 실질적인 역할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티에이치엔 관계자는 "직원들은 채철 회장의 경영 연수를 모른다"며 "경영 연수에 대해 파악하기 어려운 내부사항이 있으며 그 부분에 대해 세세하게 답변할 의무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그래픽=박진화 기자

 

경영연수 외에도 상속 재산 구성 역시 변수다. 가업상속공제를 적용할 경우 채승훈 대표는 채철 회장의 지분 외 다른 재산을 받을 수 없다. 중견기업인 티에이치엔에서는 가업상속재산을 제외한 다른 상속재산의 가액이 실제 납부해야 할 상속세의 두 배를 넘지 않아야 한다. 가업상속공제로 상속세가 0원이 되면, ‘두 배 요건’의 기준 역시 0원이 돼 다른 재산을 상속받기 어려워지는 것이다.

일반 상속세를 적용할 경우 상속재산가액 264억원에서 일괄공제 5억원과 배우자 공제 등을 제외한 과세표준은 250억원으로 계산된다. 여기에 최고세율 50%와 누진공제를 적용할 경우 상속세는 122억원으로 추산된다.

업계에서는 가업상속공제 적용 여부가 불확실한 만큼 배당에 주목하고 있다. 상속으로 전환하면서 채승훈 대표는 올해 배당을 기존 지분율인 1.2% 기준으로 받는다. 다만 채철 회장 명의 지분에 대해서는 사망 이후에도 배당이 발생하기 때문에 해당분의 배당금은 상속재산으로 귀속된다. 또 상속세는 피상속인의 재산으로 납부할 수 있어 배당 확대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한 대형 로펌 변호사는 “채승훈 대표의 경우 상속세 부담을 해결하기 위해 배당 확대를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광연 대표 역시 상속세 연부연납 부담 해소와 담보 해제를 위해 내년 상반기 배당 확대를 강력히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측 모두 배당 확대를 공감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는 설명이다.

배당 확대를 뒷받침할 실적도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 3분기 매출은 7000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매출 6292억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은 458억원, 순이익은 449억원으로 각각 63.1%, 61.3% 증가했다.

여기에 안정적인 배당 수입원도 확보하고 있다. 티에이치엔은 2000년부터 현대자동차 주식 7만1000주를 단순투자 목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매년 결산배당으로 주당 6000~8500원, 분기배당으로 주당 1500~2500원을 지급해 왔다.

이에 따라 티에이치엔이 현대자동차로부터 받는 연간 배당금은 약 9억~10억원 수준으로, 회사가 매년 실시해 온 배당 규모와 비슷한 수준이다. 여기에 티에이치엔의 올 3분기 기준 이익잉여금도 1437억원에 달해 배당을 늘릴 여력은 충분하다는 평이다.

법조계 "경영권 분쟁 가능성" vs 티에이치엔 "일절 없다"

전문가들은 납세 문제를 해소하더라도 경영권 분쟁의 불씨는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한 대형 로펌 변호사는 “티에이치엔의 현재 지분 구조와 승계 상황은 안정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승계 자체는 일반적인 대기업의 방식과 유사하지만, 주가 변동에 따라 경영권이 취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광연 대표(20.9%)와 채승훈 대표(상속 후 20.5%)의 지분율이 매우 유사한데 통상 이러한 경우에는 경영권 다툼의 씨앗이 될 수 있다”며 “설립자 가족이 2대, 3대로 내려오면서 불안정한 동거 상태가 되고, 고려아연의 사례처럼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는 건 흔한 일이다”고 덧붙였다.

다른 대형 로펌 변호사 역시 “상장 가족기업에서 양측의 지분율이 20% 내외로 근접한 각자대표 체제는 분쟁을 예방하기보다는 갈등을 지연시키는 장치로 기능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다만 티에이치엔은 오너 일가 간 분쟁이 있다는 해석에 선을 긋고 있다.

채승훈 티에이치엔 대표는 “애초 형제들이 운영했던 가족 회사인 만큼 집안 내 가족 분쟁은 없다”고 말했다.

 

정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