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원문보기 ▼
[남양유업 M&A 손배소]③ 오너리스크 비용 인정 '새 기준' - 넘버스
자본시장 사건파일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1심에서 일부승소했다. 법원은 과거 남양유업 인수합
www.numbers.co.kr
자본시장 사건파일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1심에서 일부승소했다. 법원은 과거 남양유업 인수합병(M&A) 과정에서 홍 전 회장의 주식매매계약(SPA) 이행지체로 한앤코가 손해를 봤다고 간주하고, 홍 전 회장이 한앤코에 660억원 상당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특히 이번 판결은 이행지체로 발생한 기업가치 하락까지 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인정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1심 판결문을 토대로 쟁점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한앤컴퍼니와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 간 손해배상 청구 소송 1심 판결을 두고 법조계에서는 인수합병(M&A) 분쟁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너리스크로 인한 기업 가치 하락을 손해로 인정하고, M&A 계약상 진술·보장 조항이 재무적 리스크뿐 아니라 경영권 리스크까지 포함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분석이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는 지난달 27일 "홍 전 회장은 한앤코 측에 660억원 상당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홍 전 회장의 주식 양도가 지연되면서 오너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았고, 이 기간 남양유업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감소한 점 등을 들어 홍 전 회장의 이행지체와 한앤코의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사안이 진술·보장 조항의 적용 범위와 관련해 의미 있는 판례가 될 것이라고 봤다. 진술·보장 조항은 매도인이 매수인에게 매도 대상회사(남양유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그 사실이 진실임을 보장하는 것이다. 실무에서는 주로 대상회사의 세무 리스크가 현실화되거나 과징금 부과 등 위법 행위가 발견된 경우 문제가 된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성격이 다르다는 평가다. 법무법인 동인의 윤현철 변호사는 "홍 전 회장의 이행지체 기간에 별도의 위법 사항이나 우발채무가 나타난 것이 아니라, 홍 전 회장이 경영권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남양유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하락한 점이 문제 된 사안"이라며 "법원이 이를 기존에 존재하던 오너리스크의 결과로 보고 진술·보장 조항 위반에 따른 적극적 손해로 인정한 점은 매우 주목할 만하다"고 했다. 적극적 손해는 계약 불이행으로 발생한 비용을 의미한다.
법무법인 엘케이파트너스의 윤선우 변호사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진술·보장 조항의 실질적 보호 기능이 강화될 것이라고 봤다. 그는 "진술·보장 조항이 단순한 재무적 리스크뿐 아니라 경영권 리스크, 평판 리스크 등 기업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을 포괄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판결은 전통적으로 손해배상 범위에서 제외되거나 제한적으로 인정돼 온 기업 가치 하락에 대해 산정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윤선우 변호사는 "재판부는 전문가 감정과 재무제표 분석, 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오너리스크로 인한 기업 가치 하락분을 구체적으로 산정했다"며 "이는 향후 유사 사건에서 손해액 산정의 실질적 기준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판결의 적용 범위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률사무소 장우의 임정택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오너리스크가 명확히 현실화됐고, 그 부정적 영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으며 이러한 사정이 경영권 양도의 주요 동기가 된 비교적 특수한 사실관계를 전제로 한 것"이라며 "통상적인 주식양수도 형태의 경영권 이전 계약에 일반적으로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어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의 감소 정도를 기준으로 적극적 손해를 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하더라도, 별도의 책임 감면 없이 감소분 전체를 온전히 오너리스크에 따른 부정적 영향의 결과물로 연결할 수 있는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평판 손해, 영업 기회 상실, 시장점유율 하락 등 더 광범위한 손해 항목이 배상 대상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견이 나온다. 윤선우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매도인의 책임 범위를 확대하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짚었다.
이번 사안이 장기간 거래 종결 지연, 그로 인한 기업 가치 하락에서 비롯된 분쟁이라는 점에서 윤현철 변호사는 "분쟁 확대를 방지하기 위해 계약 체결 이후 거래 종결에 대한 분쟁이 발생해 일정한 기간 내 거래 종결이 지연될 경우, 양 당사자가 계약 해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협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선우 기자
'어바웃 L(자본시장 법률 이슈)'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세력 놀이터 된 키움증권]①'단군 이래 최대 사기'... 法, 증권사에 책임 인정 (0) | 2025.12.29 |
|---|---|
| STX, 끝내 기업회생·ARS 신청…증선위와 회계부정 공방 '현재진행형' (0) | 2025.12.26 |
| '횡령·배임 혐의' 조현범 회장, 항소심서 징역 2년으로 감형 (0) | 2025.12.22 |
| [로펌ON] 광장, 김영철 전 서울북부지방검찰청 차장검사 영입 (0) | 2025.12.22 |
| [로펌ON] 화우, 노란봉투법 정책대응 세미나 개최 (0) | 2025.12.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