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분석

현금 부족한 '남성', EB로 빚 돌려막기

Numbers 2025. 12. 31.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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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부족한 '남성', EB로 빚 돌려막기 - 넘버스

유가증권 상장사 남성이 실적 악화 속에서 교환사채(EB) 발행으로 기존 빚을 돌려 막고 있다. 그간 발행한 EB마다 첫 풋옵션 시점에 조기 상환이 이뤄졌다. 최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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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남성 홈페이지 캡처, 그래픽=정유진 기자


유가증권 상장사 남성이 실적 악화 속에서 교환사채(EB) 발행으로 기존 빚을 돌려 막고 있다. 그간 발행한 EB마다 첫 풋옵션 시점에 조기 상환이 이뤄졌다. 최근 발행한 EB 역시 직전 발행분의 조기 상환을 위한 차환 성격의 발행으로 풀이된다.

남성은 29일 27억원 규모의 33회차 EB 납입을 완료한다. 발행 대상은 수성자산운용 등이 운용하는 다수의 사모펀드이며, KB증권과 삼성증권이 신탁업자로 참여했다.

조달 자금은 전액 31회차 EB 상환자금으로 사용한다. 31회차 EB는 50억원 규모로 2024년 2월에 발행했다. 당시 미래에셋증권과 피봇파트너스, 비에프에이, 이진수 씨와 박상우 씨가 인수했다. 남성은 31회차 EB 50억원 중 27억원은 이번 33회차 EB로 상환하고, 나머지 23억원은 매출채권 회수를 통해 상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남성 관계자는 “드리머 등 특수관계자 관련 채권이 아닌, 미국 현지 거래처에서 매출채권을 회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상환은 회사의 선택보다는 투자자 요구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31회차 EB는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이 행사돼 발행액 50억원 가운데 31억원을 내년 2월 1일에 조기 상환해야 한다. 첫 풋옵션 행사 기간(2025년 12월 3일~2026년 1월 2일) 시작과 동시에 상환 청구가 이뤄지면서, 남성은 새 EB를 발행해 대응한 셈이다.

보유 현금만으로는 조기 상환에 대응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3분기 기준 남성의 현금성자산은 6억원에 불과하다. 단기금융상품을 240억원 보유하고 있지만 기타특수관계자인 드리머앤드멤버스에 담보로 제공하면서 사용이 제한된 상태다.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29회차와 30회차 EB 역시 첫 풋옵션 행사 기간에 조기 상환 청구가 이어졌다.

/ 그래픽=정유진 기자
 

2021년 7월에 발행한 100억원 규모의 29회차 EB는 첫 풋옵션 행사 기간(2023년 6월 23일~7월 10일)에 65억원을 조기 상환했다. 이후 두 번째 풋옵션 행사 시점인 2023년 10월에 25억원, 세 번째 풋옵션 행사 시점인 2024년 1월에 잔액 10억원을 모두 상환했다.

30회차 EB는 2023년 9월 50억원 규모로 발행했으며, 아트만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사모펀드가 인수했다. 아트만자산운용은 첫 풋옵션 행사 기간(2025년 7월 16일~8월 18일)에 EB 전량에 대해 조기 상환을 청구했다. 이에 남성은 지난 9월 50억원 전액을 상환했다.

결과적으로 최근 30회차와 31회차 EB가 연이어 조기 상환되면서 남성의 재무 부담은 가중됐다는 평가다. 여기에 실적 부진까지 겹치며 재무건전성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남성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7억원에 그쳤고, 순이익은 -31억원으로 지난해에 이어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매출은 564억원을 기록했지만 판관비와 이자 부담이 확대되며 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판관비는 168억원에 달했고, 금융비용도 88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한국산업은행으로부터 차입한 230억원은 이자율이 5.28%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여기에 회사채 이자 부담도 적지 않다. 남성은 지난해 10월 총 40억원 규모의 32-1~5회차 사모 무보증사채(PCBO)를 발행했다. 각 사채의 이자율은 6.623%로, 현재 실질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잔액은 31억원이다.

남성 관계자는 “주가가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이 EB를 보유하기보다 조기 상환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뿐”이라고 말했다.

정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