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원문보기 ▼
[세력 놀이터 된 키움증권]③ '라덕연’ 겪고도 ‘영풍제지’ 못 막아 - 넘버스
키움증권은 2023년 상반기 ‘SG증권발 하한가 사태(라덕연 사태)’를 겪고도 불과 6개월 만에 유사한 형태의 영풍제지 사태를 막지 못했다. 재판부는 키움증권이
www.numbers.co.kr

키움증권은 2023년 상반기 ‘SG증권발 하한가 사태(라덕연 사태)’를 겪고도 불과 6개월 만에 유사한 형태의 영풍제지 사태를 막지 못했다. 재판부는 키움증권이 SG증권발 8개 종목 하한가 사태로 조사를 받던 상황에서도 시스템 개선과 투자자 보호를 방치했다고 지적했다.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등 주요 경쟁사들이 영풍제지의 이상 징후를 감지하고 대응에 나선 가운데 키움증권은 낮은 증거금률을 끝까지 고수했다. 결과적으로 타 증권사에서 거부 당한 시세조종 세력들에게 ‘뒷문’을 열어준 셈이 됐다.

라덕연 조사가 무색한 학습 효과 '제로'... 6개월 새 반복된 악몽
영풍제지 주가 조작 의심 시기는 2023년 중순으로 같은해 4월 발생한 라덕연 사태로 인해 다단계성 시세조종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시점이었다.
라덕연 사태는 다수 계좌를 이용한 시세조종과 차액결제거래(CFD)를 통한 레버리지 투자가 문제된 사건으로 영풍제지 사태와 수법이 매우 유사하다. 세력은 자산가들의 휴대전화를 넘겨받아 통정매매를 통해 주가를 조작했다.
법원은 키움증권이 대형 사태를 겪으며 시세조종의 위험성을 인지할 수 있었고 주가 이상 흐름을 주의 깊게 살피지 않은 것은 업계 관행상 매우 이례적이고 현저한 주의의무 위반이라고 판시했다. 심지어 키움증권은 라덕연 사태 관련 조사를 받는 증권사 중 한 곳이었지만 영풍제지의 미수거래 및 위탁증거금률을 관리하지 않았다.
영풍제지 주가는 2022년 9월부터 상승하기 시작해 1년 사이 약 17배나 폭등하며 전형적인 시세조종의 징후를 보였다. 이러한 비정상적인 흐름을 감지한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경쟁사들은 2023년 2월부터 7월 사이 영풍제지 주식의 위탁증거금률을 100%로 상향해 미수거래를 사전에 차단했다.
하지만 키움증권은 영풍제지의 위탁증거금률을 40%로 유지하며 미수거래를 사실상 방치했다. 법원은 타 증권사에서 거래가 막힌 시세조종 세력들이 미수거래가 가능했던 키움증권으로 계좌를 집중시켰고 이로 인해 영풍제지 유통 주식의 약 74%가 키움증권 계좌에서 거래되는 이상 현상이 발생했다고 짚었다.

수익 우선주의, 낮은 증거금 허들이 열어준 세력 '뒷문'
법조계에서는 키움증권이 위험 신호를 인지할 수 있었던 상황에서도 조치를 취하지 않은 배경에는 '수익 우선주의'가 있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낮은 증거금률은 소액으로도 큰 투자가 가능하게 해 개인 투자자와 단타 세력을 유인하는 마케팅 수단이다. 미수거래와 신용융자가 활발할수록 증권사가 챙기는 거래 수수료와 이자 수익은 극대화된다.
일례로 키움증권은 시세조종 의심 계좌들이 급증하고 여신 규모가 수천억원대에 달하는 상황에서도 명의자들에게 위험을 고지하기는커녕 마케팅에 열을 올렸다. 키움증권은 미수금 수십억원이 쌓인 상황에서 A씨 명의 휴대전화로 직접 전화를 걸어 위험 고지 대신 "VIP에 선정됐으니 혜택을 주겠다"고 안내했다.
또한 비대면으로 미수거래 약정을 체결하며 금융실명법상 실명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은 위법 사실까지 법원에서 확인됐다.
결국 재판부는 계좌를 대여한 A씨의 책임이 크지만 시스템으로 이를 방어해야 할 증권사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점을 고려해 키움증권이 피고가 부담하게 된 미수금 중 30%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증권사가 수익을 위해 내부 통제와 투자자 보호를 뒷전으로 미루는 관행에 경종을 울린 것"이라며 "유사한 사태가 반복되는 만큼 시스템 부재를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준혁 기자
'어바웃 L(자본시장 법률 이슈)'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세력 놀이터 된 키움증권]④ 증권사 책임 첫 인정…귀책비율에 관심 (0) | 2026.01.05 |
|---|---|
| [이수페타 vs 제이오 소송전]③ M&A 실사서 영업비밀 경계 '쟁점' (0) | 2026.01.05 |
| [로펌ON] 광장 주성환 변호사 '외국환 규제 발전' 기재부 장관 표창 (0) | 2026.01.02 |
| '롯데 신동주 불법자문'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 결국 대법行 (0) | 2026.01.02 |
| [이수페타 vs 제이오 소송전]② 유상증자 현미경 심사 '나비효과' (0) | 2026.0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