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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력 놀이터 된 키움증권]④ 증권사 책임 첫 인정…귀책비율에 관심

Numbers 2026. 1. 5.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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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력 놀이터 된 키움증권]④ 증권사 책임 첫 인정…귀책비율에 관심 - 넘버스

법원은 영풍제지 사건에서 세력의 창구로 활용됐다는 비판을 받는 키움증권의 귀책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현재 수백 건의 유사 소송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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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 로고 / 사진 = 키움증권



법원은 영풍제지 사건에서 세력의 창구로 활용됐다는 비판을 받는 키움증권의 귀책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현재 수백 건의 유사 소송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향후 항소심에서 전개될 '귀책 비율' 다툼에 금융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미수거래로 인한 손실은 투자자의 '자기 책임 원칙'이 우선이라는 입장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법원은 키움증권의 리스크 관리 부실과 모니터링 태만을 지적하고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는 증권사의 미수거래에 대한 책임을 인정한 것이다.

'키움 30 : 피고 70', 항소심서 바뀔까

이번 판결은 향후 줄소송의 가이드라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100여 건 이상의 유사한 사건이 1심에서 계류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일부 법무법인 한 곳에서만 50건 이상 소송을 대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항소심에서는 귀책 비율이 추가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핵심 쟁점은 증권사가 세력의 비정상적인 거래를 사전에 인지하고 차단할 수 있었는지 여부와 투자자의 부주의를 어느 정도 비율로 산정할 것인가에 집중될 전망이다.

키움증권 측은 미수거래가 투자자의 자발적 선택이며 개별 계좌의 모든 거래를 실시간으로 제어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들어 '투자자 자기책임 원칙'을 거듭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투자자 측은 증권사가 비정상적인 거래 패턴을 감지할 시스템을 갖추고도 마케팅 수익을 위해 투자자 보호에 소홀했다는 논리로 맞설 것으로 분석된다.
 

생성형 AI 구글 제미나이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확인 과정을 거쳐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 사진 = 신준혁 기자


'4300억' 미수금, 승· 패소 떠나 키움 회수 불투명

영풍제지 사건 관련해서 고객 위탁계좌에서 발생한 미수금 잔액은 약 4300억원에 달한다. 만약 항소심에서도 증권사의 귀책 사유가 인정돼 배상 비율을 30%로 확정할 경우 키움증권은 투자자에게 돌려줘야 하거나 손실로 처리해야 한다.

1심 사건 중 일부는 30% 미만으로 키움 측 귀책을 책정한 경우도 있어 최대 143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부담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연간 실적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줄 수 있는 규모로 회사 측은 항소심에서 책임 비율을 낮추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판결과 별개로 키움증권이 직면한 실질적인 회수 리스크도 상당하다. 소송 당사자인 계좌 대여자 대부분이 경제적으로 취약한 상태로 최종 판결 이후에도 미수금 상환이 어려울 경우 개인 파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사건 주범이나 공범인 주가조작 세력으로부터 자금을 회수하지 못할 경우 배상액은 물론 회수 불능이 된 미수금 손실분까지 키움증권이 부담해야 한다. 따라서 항소심은 주의 의무 범위를 재정립하는 동시에 대규모 손실을 결정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법조계 관계자는 "첫 승소 판결이 나온 만큼 항소심에서는 구체적인 과실 비율을 두고 정밀한 법리 싸움이 이어질 것"이라며 "국내 증권사들의 미수거래 및 리스크 관리 정책 전반에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이 사건은 피해자 대부분이 소수의 계좌 대여자들이라 사회적으로 쟁점이 되지 못했다"며 "개별 사건이 100건이 넘는 상황에서 이번 판결은 향후 소송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신준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