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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영·서울우유 분쟁]① '팩 사업 인수 무산', 법정서 맞붙은 거래처

Numbers 2026. 1. 6.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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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영·서울우유 분쟁]① '팩 사업 인수 무산', 법정서 맞붙은 거래처 - 넘버스

자본시장 사건파일 40년 가까이 거래 관계를 이어 온 서울우유협동조합과 삼영이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서울우유가 삼영의 카톤팩(우유팩) 사업부문 인수를 추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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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제작=박선우 기자, 자료=게티이미지뱅크·서울우유협동조합 홈페이지



40년 가까이 거래 관계를 이어 온 서울우유협동조합과 삼영이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서울우유가 삼영의 카톤팩(우유팩) 사업부문 인수를 추진하던 중 임시 대의원회 부결로 이를 철회하면서다. 서울우유의 인수 가능성을 기대하고 다른 거래처들과의 계약을 중단했던 삼영은 인수 무산으로 손해가 발생했다며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1·2심 법원은 '서울우유가 삼영에 계약 체결에 대한 정당한 기대를 부여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서울우유에 유리한 판단을 했다. 삼영이 판결에 불복해 상고한 가운데 대법원의 최종 판단에 관심이 모인다.  

약 2년간 인수 교섭 끝에 최종 부결…삼영, 우유 팩 생산 중단

삼영은 1986년부터 종이 재질의 액체 음료 포장 용기인 카톤팩을 생산해 서울우유 등에 납품했다. 삼영과 서울우유 사이에 팩 사업부문 인수 얘기가 나온 것은 2020년경이다. 삼영이 화학 부문에 주력하기 위해 서울우유 조합장에게 팩 사업부문과 팩을 생산하던 구미 공장 인수를 제안한 것이다. 

2021년 11월 삼영과 서울우유는 사업 인수의향서를 작성했다. 이어 2022년 1월 서울우유는 임시 대의원회에서 예산에 사업 인수 자금 150억원을 반영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인수팀은 공장 현장실사 등 팩 사업부문에 대한 가치평가 업무를 진행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임시 대의원회에서 사업 인수를 위해 150억원을 2023년도 예산에 다시 반영하기로 의결했다.

삼영도 매각을 위해 움직였다. 판결문에 따르면, 삼영은 서울우유에 '한 업체를 제외한 거래처에 대한 공급을 중단하고 구미 공장 임차인들과 체결한 임대차계약도 갱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2023년 6월 삼영이 수익성 악화를 주장하며 '조속히 사업 인수를 단독 안건으로 상정해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을 때만 해도, 서울우유는 '임시 대의원회를 개최해 사업 인수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얼마 뒤, 서울우유 대의원 등 141명이 구미 공장을 찾아 사업 인수에 관한 설명을 듣기도 했다.

하지만 같은 해 9월 사업 인수 안건은 서울우유 임시 대의원회에서 최종 부결됐다. 10월 삼영은 농심에 구미 공장을 매각하고 카톤팩 생산을 중단했다.   

1심, 서울우유 일부승소…"계약 체결에 대한 기대 주지 않아"

삼영은 서울우유를 상대로 36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등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삼영은 "서울우유는 본래 자회사 설립을 위한 형식적 의결에 불과한 것처럼 설명했던 임시 대의원회에서 인수 안건이 부결됐다는 이유를 들어 상당한 이유 없이 사업 인수 의사를 철회했다"며 "이는 계약 교섭 과정에서 삼영에 제공한 계약 체결에 대한 정당한 신뢰를 부당하게 파기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삼영은 서울우유가 보여준 신뢰에 따라 다른 거래처와의 계약을 중단하는 등의 결정을 했고, 이로 인해 약 34억원의 영업이익이 하락했다고 밝혔다. 카톤팩 원지를 수입할 경우 수입업체로부터 받기로 한 환급금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1심은 서울우유 일부승소였다. 지난해 3월 법원은 "삼영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서울우유가 사업 인수 교섭 단계에서 계약이 확실하게 체결될 것이라는 정당한 기대를 부여해 삼영이 그 신뢰에 따라 행동했는데도 상당한 이유 없이 계약의 체결을 거부했다고 단정하기 부족하다"고 했다. 

이 같은 판단의 근거로는 △서울우유가 인수의향서를 통해 인수 계약이 확정적으로 체결될 것이라는 정당한 신뢰를 제공했다고 볼 수 없는 점 △서울우유의 최종 의사결정은 이사회와 대의원회 의결로 이뤄지는 점 △사업 인수의 핵심인 영업양수도 가격에 대한 협상이 이뤄지지 않은 점 △ 서울우유 실무자의 긍정적인 의견을 두고 서울우유가 신뢰를 부여했다고 평가할 수 없는 점 등이 제시됐다.

다만 재판부는 서울우유가 삼영에 물품구매계약 계약보증금(2억6500만원)의 40%를 초과하는 금액을 돌려줘야 한다고 판단했다. 삼영의 팩 사업부문 이익이 악화돼 서울우유에 팩을 공급할 수 없게 된 것을 오로지 삼영의 책임으로 보기 어렵고, 삼영이 서울우유에 특정 날짜까지만 팩 납품이 가능하다고 미리 알린 점 등을 고려했다. 

삼영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서울우유 역시 항소하면서 2심이 진행됐다.

 

박선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