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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산 DCM] 롯데건설에 공모채 시장도 '불안한 눈빛'

Numbers 2026. 1. 12.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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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산 DCM] 롯데건설에 공모채 시장도 '불안한 눈빛' - 넘버스

롯데건설은 지난해 공모 회사채를 내놓기 위한 투자자 수요예측에서 이른바 제로(0) 주문에 직면했던 세 군데 기업 중 한 곳이었다. 그룹 전반을 휩쓴 유동성 위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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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잠원동 롯데건설 사옥 전경. /사진=롯데건설


롯데건설은 지난해 공모 회사채를 내놓기 위한 투자자 수요예측에서 이른바 제로(0) 주문에 직면했던 세 군데 기업 중 한 곳이었다. 그룹 전반을 휩쓴 유동성 위기설에 직격탄을 맞으면서 채권 시장에서도 불안한 눈빛을 체감해야 했다.

롯데건설이 최근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서면서 새해 공모채에서는 다른 반응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의 증권신고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청약일 기준 지난해 회사채 발행을 위한 공모 수요예측에서 주문이 하나도 없었던 사례는 롯데건설을 비롯해 총 세 건이었다. 조사 대상에는 리츠를 제외한 일반 기업의 회사채를 비롯해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등 자본성 증권까지 포함됐다. 자산유동화증권과 수요예측을 거치지 않은 거래는 제외했다.

롯데건설이 지난해 6월 1100억원어치 회사채 공모를 위해 진행한 수요예측에는 투자자들의 주문이 전무했다. 해당 발행을 앞두고 회사채 신용등급이 A+에서 A로 내려가면서 전량 미매각됐다.

최근까지도 반복되고 있는 롯데그룹의 유동성 위기설이 당시 거세게 제기되면서 역풍을 맞았다. 롯데건설 역시 과도한 부채를 떠안고 있어 안심할 수 없다는 시선을 받았다.

롯데건설의 지난해 3분기 말 부채는 총 6조965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9.0% 더 늘었다.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가 4조1669억원으로 같은 기간 12.4% 줄긴 했지만, 그 대신 남은 만기가 1년 이상인 비유동부채가 19조9296억원으로 131.2% 급증했다.

롯데건설이 떠안고 있는 채무는 자기자본의 두 배를 넘는 수준이다. 롯데건설의 올해 3분기 말 부채비율은 214.3%다. 코스피 시장에 상장해 있는 건설사들의 지난해 말 평균 부채비율인 188.0%를 웃돈다. 부채비율은 해당 기업의 재무 안정성을 판단하는 데 사용되는 대표적인 지표로, 부채를 자기자본으로 나눠 백분율로 표시한 값이다.

무엇보다 문제가 된 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관련된 우발채무였다. 당장 회계상 채무에 포함되지 않는 숨은 부채인데, 부동산 경기가 장기 불황에서 헤어나지 못하면서 실질적인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우려였다.

부동산 PF는 건물을 지을 때 시행사가 공사비를 조달하기 위해 이용하는 금융 기법인데, 건설사가 여기에 신용을 보강해 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당장은 건설사 채무에 잡히지 않는 우발부채가 되지만, PF에서 부실이 불거지면 부채로 전환될 수 있다.

롯데건설이 부동산 PF에 제공한 신용보강 규모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3조5867억원에 이른다. 그나마 전년 말보다는 13.8% 감소한 액수지만, 여전히 자기자본인 2조8445억원을 7400억원가량 넘기는 금액이다.

결국 롯데건설의 관건은 기존 채무와 부동산 PF 우발부채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위기설을 잠재울 수 있을 정도의 유동성을 확보해 둘 수 있느냐가 될 전망이다. 이에 롯데건설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두 차례에 걸쳐 총 7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로 했다.

신종자본증권은 상환 만기가 아예 없거나, 혹은 만기가 도래하더라도 당초와 동일 조건으로 상환을 무한정 미룰 수 있는 채권이다. 이처럼 상환을 계속 미룰 수 있는 채권이란 특성을 담아 통상 영구채로 분류된다. 이런 구조 덕에 회계상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분류돼 발행사는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신종자본증권이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더라도, 실질적으로 부채인 성격은 변하지 않는다. 만기 측면에서의 유리함 대신 일반 회사채에 비해 부담해야 할 이자 비용이 큰 편이다. 또 시장에서 사실상 상환 시기로 여기는 콜옵션 시점이 되면 상환 압박을 받는 게 보통이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고금리 기조 등으로 올해 건설 경기도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건설사들로서는 당장 부채 감축이 어렵다면, 이를 상쇄할 만한 유동성을 증명해야 추가 자금 조달이 원활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