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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온시스템 "부채 감축" 9000억 유증…주주들은 '속앓이'
코스피 상장사인 한온시스템이 9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선다. 이중 대부분인 8000억원을 부채 감축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결국 회사의 빚을 갚는 데 개인 주주들의 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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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상장사인 한온시스템이 9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선다. 이중 대부분인 8000억원을 부채 감축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결국 회사의 빚을 갚는 데 개인 주주들의 돈까지 끌어 쓰려 한다는 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온시스템은 지난 23일 이사회에서 9000억원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의결했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하며, 발행주식 총수의 51.20%인 3억4750만주의 신주가 발행될 예정이다.
예정발행가액은 2590원으로 기준주가에 15% 할인됐다. 12월 16일에 최종발행가액이 결정되며, 12월 19~22일 구주주청약과 24~26일 일반공모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신주 상장일은 2026년 1월 12일이다.

지주사 한국앤컴퍼니가 계열사 한국타이어를 통해 이번 유증에 참여한다. 한국타이어는 한온시스템 지분 54.77%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이번 유증 배정 물량의 100%를 책임지며 최대 4930억원을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2대주주이자 사모펀드 운용사인 한앤컴퍼니는 이번 유증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한앤코의 지분율은 21.62%에서 14.30%까지 희석된다.
이번 유증으로 조달한 자금 대부분은 채무 상환에 투입된다. 총 9000억원 중 8000억원은 NH투자증권으로부터 빌린 브릿지론 상환에 사용된다. 기존에 있던 공모사채 4100억원, 텀론 3165억원, 한도대출 1000억원을 브릿지론으로 우선 갚은 뒤 이번 유증 자금으로 이 브릿지론을 다시 상환하는 구조다.
또 512억원은 고객사 납품용 부품을 확보하기 위한 운영자금으로 쓰인다. 한온시스템은 에스엘, 현대모비스 등 주요 협력업체로부터 원자재와 부품을 조달하고 있는데 평균적으로 매월 2600억원으로 매입 대금을 지출해왔다. 이번 유증으로 내년 1분기 대금을 보충한다는 설명이다. 이밖에도 488억원은 시설자금에 투입한다.
한온시스템은 이번 유증으로 부채비율을 개선한다. 상반기 기준 부채비율은 257.2%로, 유증 후 175.0%까지 낮춘다는 계획이다. 한온시스템의 부채비율은 2019년에는 203.0%를 기록했고 2022년에는 283.9%까지 치솟은 바 있다.

다만 일시적인 개선 효과에 그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온시스템은 지난해 600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증으로 부채비율을 268.5%에서 254.2%로 낮췄지만, 3600억원대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올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상황이다.
이런 와중 한온시스템의 현금성자산이 7900억원에 달한다는 점도 논란의 여지가 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미 보유하고 있는 유동성을 활용하지 않고, 주주들의 희생을 요구하는 취지로 비춰질 수 있어서다. 한온시스템 관계자는 “보유 현금으로 채무를 상환해 부채비율을 더 높이기보다, 유증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주가는 하강곡선을 그렸다. 유증 소식 후 코스피시장에서 한온시스템의 23일 종가는 1주당 3175원으로 전일 대비 3.20% 하락했으며, 다음날 24일에도 3.15% 추가 하락한 3075원에 장을 마감했다.
한온시스템 관계자는 “재무구조를 즉각적으로 개선하는 게 이번 유증의 가장 큰 목적”이라며 “유증 외에도 인력 감축 등 재무구조 개선책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유진 기자 jyj0301@number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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