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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펀드 몰린 SK이터닉스 매각, 한앤코 태그얼롱 '변수'

Numbers 2025. 11. 28.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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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펀드 몰린 SK이터닉스 매각, 한앤코 태그얼롱 '변수'

SK디스커버리가 매각에 나선 신재생에너지 자회사 SK이터닉스를 두고 글로벌 펀드들이 눈독을 들이는 가운데, 2대 주주이자 토종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한앤컴퍼니의 동반매도참여권(태그얼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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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터닉스의 솔라파크 봉화 법전1호 태양광 발전소 /사진 제공=SK이터닉스

 

SK디스커버리가 매각에 나선 신재생에너지 자회사 SK이터닉스를 두고 글로벌 펀드들이 눈독을 들이는 가운데, 2대 주주이자 토종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한앤컴퍼니의 동반매도참여권(태그얼롱)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에 최대주주인 SK디스커버리가 인정받는 주식 가격이 마음에 든다면 한앤코도 같은 값에 자신의 몫을 팔 수 있다는 뜻이다.

 

이렇게 되면 최소 2000억원으로 점쳐지던 거래 규모가 1000억원가량 더 불어나면서, 매각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디스커버리가 보유하고 있는 SK이터닉스 지분 31.0%를 매각하기 위한 본입찰이 다음 달 초쯤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매각 주관은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이 맡고 있다.

 

입찰에 앞서 진행된 실사에는 글로벌 인프라 펀드 운용사들이 대거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룩필드자산운용을 비롯해 콜버그크레비스로버츠 인프라 펀드와 EQT파트너스 인프라 부문, 맥쿼리자산운용 등이 검토에 나섰다.

 

SK이터닉스는 신재생에너지를 개발하고 운영하는 업체다. 2008년 SK디앤디의 사업부로 출발, 지난해 3월 인적분할을 통해 별도 법인으로 독립했다. 태양광과 육상·해상 풍력발전, 에너지저장장치, 연료전지를 주요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SK이터닉스의 인수합병(M&A)에서 최대주주인 SK디스커버리와 함께 주목을 받는 곳이 한앤코다. SK이터닉스의 2대 주주인 한앤코더블유피홀딩스는 올해 3분기 말 기준 12.5%의 지분을 들고 있다. 한앤코더블유피홀딩스는 PEF인 한앤코의 투자목적회사다.

 

특히 한앤코는 단순히 주요 주주를 넘어 태그얼롱 권한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M&A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태크얼롱은 지배주주가 자신의 지분을 매각할 때 나머지 주요 주주들도 같은 조건으로 보유 주식을 팔겠다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결국 이번 M&A에서 매겨질 SK이터닉스 주식의 매각가가 괜찮다고 판단되면, 한앤코 역시 투자금 회수(엑시트)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다. 원론적인 입장에서 아직 한앤코는 매각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SK디스커버리가 가진 지분에 만족스러운 가격표가 붙는다면 언제든 태그얼롱을 통해 M&A에 참전할 수 있다.

 

안 그래도 한앤코는 SK이터닉스에서의 엑시트 조짐을 보여 왔다. 1년여 사이 두 차례 지분 매각으로 1500억원 이상을 거둬들여서다. 한앤코는 올해 6월 SK이터닉스 지분 9.5%를 팔아 822억원을 확보했다. 앞서 지난해 5월에도 해당 지분 9.0%를 692억원에 정리했다.

 

그러면서 SK이터닉스에 대한 한앤코의 지배력은 현재 수준까지 떨어졌다. SK이터닉스가 인적분할로 세워질 당시만 해도 지분율은 31.27%였다. 이는 당초 투자 대상이었던 SK디앤디 지분이 근거가 됐다. 한앤코는 SK디앤디 지분 투자에만 총 2786억원을 투입했다. 2018년 SK가스와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 보유하던 SK디앤디 구주를 1954억원에 인수한 게 시작이었다. 이후 두 차례 유상증자에 참여해 833억원을 출자했다.

 

한앤코가 SK디스커버리의 SK이터닉스 지분 매각에 태드얼롱을 발동하면 M&A 규모는 1000억원가량 더 커질 것이란 추산이다. 코스피 시장 상장사인 SK이터닉스의 최근 시가총액이 6000억원 정도인 걸 기준으로 삼으면, SK디스커버리가 들고 있는 지분 가치는 약 2000억원으로 추산된다. 다만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을 것으로 보여 실제 거래액은 이를 웃돌 전망이다. 한앤코의 SK이터닉스 지분이 SK디스커버리 보유량 대비 절반에 가깝다는 점을 고려하면, 태그얼롱 행사 시 매각액도 그에 비례해 확대될 수 있다.

 

문제는 이렇게 되면 인수 측의 부담이 그만큼 늘어나게 된다는 점이다. 태그얼롱의 구조상 더 높은 가치를 쳐줄수록 비용 리스크가 커질 수 있는 셈이다. 잠재적 인수자들로서는 몸값 산정 시 염두에 둬야 할 추가 변수일 수밖에 없다.

 

IB 업계 관계자는 "SK이터닉스는 업종 특성상 현시점 시총 이상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한앤코로서는 남은 지분으로 1000억원대의 추가 회수만 이뤄지면 SK디앤디에 대한 투자금 이상을 거둬들이게 되는 만큼, 경우에 따라 충분히 태그얼롱을 검토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