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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티에이치엔]③ 채철-채승훈 승계, ‘12월30일 증여’에 담긴 셈법은 - 넘버스
티에이치엔 채철 회장과 채승훈 대표의 지분 승계를 둘러싸고 시점과 방식에 대해 여러 해석이 나온다. 특히 가업상속공제나 가업승계 증여세 과세특례 등 제도를 승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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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진화 기자
티에이치엔 채철 회장과 채승훈 대표의 지분 승계를 둘러싸고 시점과 방식에 대해 여러 해석이 나온다. 특히 가업상속공제나 가업승계 증여세 과세특례 등 제도를 승계 방식 판단 과정에서 고려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채철 회장은 오는 30일 보유 지분 368만6920주 전량을 아들 채승훈 대표에게 증여한다. 거래를 완료하면 채승훈 대표의 지분율은 21.7%로 상승해 작은어머니인 이광연 대표(20.9%)를 제치고 최대주주가 된다.
티에이치엔처럼 창업자가 아들에게 지분을 넘기는 경우 활용할 수 있는 가업승계 제도는 상속과 증여 두 가지로 나뉜다.
‘가업상속공제’는 상속세및증여세법을 근거로, 상속 개시 이후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상속세를 크게 줄여주는 제도다. 적용 시기는 사망 이후이며, 경영 연수에 따라 최대 600억원까지 공제된다.
반면 ‘가업승계 증여세 과세특례’는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른 제도로, 생전 증여를 통한 승계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특례다. 특정 목적에 한정해 낮은 세율을 적용하며, 이 제도 역시 경영 연수에 따라 최대 600억원까지 공제가 가능하다.
가업상속공제와 가업승계 증여세 과세특례는 적용 대상 자산에서 차이가 난다. 가업상속공제는 법인뿐 아니라 개인사업자의 가업 자산까지 폭넓게 포함하는 반면, 가업승계 증여세 과세특례는 법인 ‘주식’ 등 특정 자산에 한정한다. 따라서 개인사업자가 보유한 토지·설비·상표권 등은 가업승계 증여세 과세특례 대상에서 빠진다.
세율 계산 방식도 다르다. 가업상속공제는 상속재산에서 공제액을 제외한 나머지에 대해 일반 상속세율을 적용하는 구조다.
반면 가업승계 증여세 과세특례는 증여재산에서 10억원을 먼저 공제한 뒤, 남은 과세표준에 대해 10%의 낮은 세율을 적용한다. 과세표준이 120억원을 넘는 구간부터는 20% 세율을 적용하는 구조다. 생전 승계를 지원하기 위한 특례인 만큼 세율 자체가 상대적으로 낮다.
두 제도 모두 중견기업의 경우 ‘직전 3개 연도의 평균 매출이 5000억원 미만’이어야 한다는 공통 요건이 있다. 여기서 핵심은 같은 해라도 증여일에 따라 셈법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우용 송정회계법인 상속증여센터 대표는 “증여일이 30일이냐 31일이냐에 따라 2025년 실적을 포함할지가 달라진다”며 “30일에 하면 2022~2024년을 기준이지만 31일에 하면 2023~2025년이 계산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하루 차이로 올해 실적이 포함되느냐가 결정된다는 의미다.
티에이치엔의 경우 올해 실적을 기준에 포함하느냐에 따라 가업승계 제도 적용 가능성이 달라진다. 공교롭게도 채철 회장과 채승훈 대표의 증여일은 12월30일이다. 이는 2025년을 제외하고 2022~2024년을 기준점으로 잡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된다.
티에이치엔의 2022~2024년 3개년 평균 매출은 4845억원으로 가업승계 제도 요건을 충족한다. 이에 반해 올 3분기 기준 2023~2025년 매출 평균은 5668억원으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티에이치엔의 올 3분기 별도 기준 매출은 지난해보다 53.8% 늘어난 6404억원이다.
이번 승계가 상속이 아닌 증여 방식으로 진행하는 만큼, 채철 회장이 회사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지 여부도 가업승계 제도 적용을 판가름 짓는 중요한 요인다.
김광복 세무법인 태강 대표세무사는 “가업승계 증여세 과세특례를 적용 받으려면 증여자가 지금도 경영을 하고 있어야 한다”며 “이 요건을 못 채우면 일반 증여세를 적용해, 증여가액이 30억원을 넘는 순간 세율이 최대 50%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표이사가 아닌 명예회장이라도 실질적으로 경영에 관여하고 있었다면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며 “형식보다 실질적인 역할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티에이치엔의 승계가 상속이 아닌 증여로 진행하는 배경은 향후 기업 가치가 오를 가능성을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이우용 송정회계법인 상속증여센터 대표는 “일반적으로 상속 대신 증여를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세금을 현재 가치로 확정한다는 점”이라며 “상속은 사망 시점의 평가액으로 과세하지만, 증여는 지금 시점의 시가로 세금을 계산하기 때문에 세무적으로 유리하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회사 가치가 현재 100억원인데 향후 200억원, 300억원으로 오를 수 있다. 상속을 하게 되면 그 상승분 전체가 과세 대상이 된다. 반면 증여는 현재 100억원 기준으로 세금을 확정하기 때문에 이후 기업가치가 아무리 올라도 과세표준은 변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김광복 세무법인 태강 대표세무사는 “증여는 상속재산공제와 달리 10~20%의 증여세를 먼저 납부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며 “어느 방식이 유리한지는 단순 세율 문제가 아니라 기업의 미래가치와 향후 경영 계획 등 여러 요소를 함께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티에이치엔 관계자는 "여러 가지 추정을 할 수 있겠지만 (가업승계 공제 혜택 등) 세금을 어떤식으로 처리하는지 세부적인 것까지 우리가 답해야 할 의무가 없다"고 말했다.
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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