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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그룹 로터스PE 정조준한 공정위…'재벌 오너' 사모펀드 긴장감

Numbers 2025. 12. 15.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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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그룹 로터스PE 정조준한 공정위…'재벌 오너' 사모펀드 긴장감 - 넘버스

공정거래위원회가 정몽원 HL그룹 회장 자녀들 소유의 로터스프라이빗에쿼티(PE)에 대한 현장조사에 착수하면서 재벌 오너일가가 운영하는 사모펀드 전반으로 긴장감이 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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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계열사 사모펀드/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그래픽=황민영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정몽원 HL그룹 회장 자녀들 소유의 로터스프라이빗에쿼티(PE)에 대한 현장조사에 착수하면서 재벌 오너일가가 운영하는 사모펀드 전반으로 긴장감이 확산하고 있다.

사모펀드는 비공개로 운영되는 특성상 자금 흐름 파악이 어려운 데다, 오너일가 소유일 경우 계열사 자금 동원이 용이해 펀드 결성 자체가 비교적 쉽게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서 공정위가 사정 칼날을 드리울 수 있다는 해석이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공정위는 HL홀딩스와 HL위코, HL D&I 등 HL그룹 계열사와 로터스PE 등을 대상으로 현장조사에 나섰다.

이번 조사 핵심은 HL홀딩스가 자회사를 통해 로터스PE에 출자한 2017억원이 부당내부지원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로터스PE의 지분 100%를 정 회장의 두 딸이 보유하고 있어서다. 로터스PE는 2020년 설립된 신생 사모펀드 운용사다.

일각에서는 이처럼 재계 오너일가가 갖고 있는 사모펀드 전반으로 공정위의 시선이 옮겨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런 측면에서 이목을 끄는 대상으로는 우선 태광그룹의 티투PE가 있다. 티투PE는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자녀가 각각 지분 9%씩을 보유한 사모펀드로, 계열사 지분을 포함한 간접 지배력까지 고려하면 총수 2세의 영향력이 적지 않다.

특히 최근 애경산업 인수 과정에서의 역할이 도마 위에 올랐다. 태광산업은 인수금융을 활용하지 않고 티투PE·유안타인베스트먼트와 공동 투자하는 방식을 택했는데, 이들 재무적투자자(FI)에게 연 10% 내부수익률을 사실상 보장하는 콜옵션 구조를 설정한 점이 확인되면서 사익편취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KG그룹 오너일가가 지분을 가진 캑터스PE 역시 같은 맥락에서 주목을 받는다. 해당 PE는 곽재선 KG그룹 회장의 아들인 곽정현 KG스틸 사장이 지분 28.5%를 보유하고 있다. 곽 사장이 과거 이 PE에서 사내이사로 활동한 경력도 있다.

KG그룹은 캑터스PE 운영 초기에 사실상 주된 출자자 역할을 도맡았다. 캑터스PE가 그동안 주요 거래에 투자하기 위해 조성했던 펀드에 KG그룹 계열사가 출자했던 사례들을 보면 △2018년 필웨이 인수에 KG이니시스가 50억원 △2019년 동부제철(현 KG스틸) 인수에 KG에코솔루션이 165억원 △한국자산평가 인수에 KG제로인이 25억원 △2020년 BS렌탄 인수에 KG이니시스가 200억원 등을 지원했다.

공정위로서는 이 같은 사모펀드들의 구조적 취약성에 돋보기를 들이댈 공산이 크다. 비공개 구조와 외부 자금 조달이 가능한 사모펀드의 특성이 재계 오너일가의 이해와 맞아 떨어질 수 있어서다. 특히 사모펀드의 성과보수나 수수료 등이 총수 2·3세에게 직접 귀속되면 사익편취로 연결될 수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는 외부에 공개되는 정보가 적고, 대기업 계열이라면 자금 모집이 훨씬 수월한 구조”라며 “총수 자녀가 사모펀드를 운영하는 경우 M&A 수수료나 계약 구조를 통해 상당한 이익을 챙길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황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