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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M&A 손배소]② '적극·소극 손해' 모두 인정한 660억 배상 판결

Numbers 2025. 12. 16.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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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M&A 손배소]② '적극·소극 손해' 모두 인정한 660억 배상 판결 - 넘버스

자본시장 사건파일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1심에서 일부승소했다. 법원은 과거 남양유업 인수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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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1심에서 일부승소했다. 법원은 과거 남양유업 인수합병(M&A) 과정에서 홍 전 회장의 주식매매계약 이행지체로 한앤코가 손해를 봤다고 보고, 홍 전 회장이 한앤코에 660억원 상당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특히 이번 판결은 이행지체로 발생한 기업가치 하락까지 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인정했다는 점에서 관심이 모인다. 1심 판결문을 토대로 쟁점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이미지 제작=박선우 기자, 자료=게티이미지뱅크·남양유업 홈페이지  
한앤컴퍼니와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 간 손해배상 청구 소송 1심에서 한앤코의 적극적 손해와 소극적 손해가 모두 인정된 점은 주목할 만하다. 적극적 손해는 계약 불이행으로 발생한 비용이며, 소극적 손해는 계약이 제대로 이행됐다면 미래에 얻었을 이익을 의미한다. 


판결문 발췌 /이미지 제작=박선우 기자   
재판부는 남양유업의 기업가치 감소에 따른 적극적 손해를 판단하며, 양측이 맺은 주식매매계약의 주요 동기가 오너리스크라는 점을 짚었다. 2021년 계약 당시 남양유업은 유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있는 것처럼 과장 홍보했다는 논란에 휩싸였고, 불매운동 등 악재에 직면했다.

홍 전 회장은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한앤코와 계약을 맺었으나 계약 이행을 지체해 오너리스크가 지속됐고, 같은 시기 기업가치가 하락했다. 더군다나 홍 전 회장은 오너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행지체가 계속될 경우 남양유업의 기업가치가 하락할 것이라는 점을 알 수 있었다며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다는 판단이었다. 

재판부는 홍 전 회장의 이행지체 기간(2021년 7월30일~2024년 3월29일) 동안 남양유업의 시장주가와 시장점유율 등을 고려하되,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감소분을 기준으로 한앤코의 손해액을 산정했다. 위 기간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1272억원에서 약 517억원으로 755억원 줄었다.

이 같은 감소에 대해 재판부는 '자본적 지출 최소화와 재고 소진 등에도 불구하고, 오너리스크에 따른 매출 감소와 이를 방어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영업비용 등을 지출해 발생한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손실 누적액 751억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EBITDA는 기업의 영업 활동에서 발생하는 현금 창출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재판부는 "그 결과 한앤코는 계약의 거래종결일보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감소된 상태로 남양유업 주식과 경영권을 취득했다"며 "적어도 이 부분은 홍 전 회장의 오너리스크가 지속된 결과이자 이행지체로 인한 한앤코의 손해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앤코의 적극적 손해액을 약 304억원으로 인정했다. 

재판에서 홍 전 회장은 '한앤코가 주장하는 손해는 채무불이행과 상당인과관계가 없다'거나 '오너리스크로 인한 기업가치 훼손이 계약 매매대금에 반영돼 있다'는 취지의 주장도 펼쳤으나, 이는 인정되지 않았다.


한앤컴퍼니 로고 /사진 제공=한앤컴퍼니
한앤코가 매매대금을 운용하지 못한 데 따른 소극적 손해도 인정됐다. 재판부는 "홍 전 회장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한앤코에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으로서 이행지체가 없었더라면 한앤코가 매매대금 상당의 투자금을 운용해 얻을 수 있었던 이익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이는 △한앤코가 전문적으로 인수합병(M&A) 투자활동을 통한 수익 창출을 위해 설립된 투자목적회사이고, 홍 전 회장도 이에 대해 잘 알고 있었던 점 △한앤코가 매매대금을 홍 전 회장 일가에 지급할 수 있도록 즉시 인출이 가능한 형태로 금융기관에 예치해 둔 점 등을 고려한 판단이었다. 

손해액으로는 매매대금에 대해 이행지체 기간 상사법정이율 연 6%로 계산한 487억원이 인정됐다. 다만 한앤코가 홍 전 회장의 이행지체 기간 매매대금을 금융기관에 넣어두고 받은 이자는 손해배상액에서 제외했다.

재판부는 당초 한앤코가 홍 전 회장 측에 청구한 936억원의 약 70% 수준인 660억원 상당(적극적 손해+소극적 손해-예금이자 이익)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손해배상액으로 인정했다. 홍 전 회장은 적극적·소극적 손해 모두 인정하는 것은 중복배상이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손해의 성질이 다르다며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홍 전 회장의 배우자와 손자에 대한 한앤코의 손해배상 청구는 기각했다. 재판부는 "(배우자·손자가) 홍 전 회장이 주식 인도 의무를 지체한 것과 한앤코가 남양유업 경영권을 확보하지 못한 것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박선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