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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티에이치엔]⑤ 채철 회장 별세, 증여계약 여부에 세금 '천양지차' - 넘버스
채철 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채승훈 대표의 승계 전략이 변곡점을 맞았다. 지분 증여 계약서를 언제 체결했는지에 따라 30일로 예정된 증여가 그대로 이행될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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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철 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채승훈 대표의 승계 전략이 변곡점을 맞았다. 지분 증여 계약서를 언제 체결했는지에 따라 30일로 예정된 증여가 그대로 이행될지, 아니면 상속 절차로 전환될지가 결정된다. 증여와 상속 모두 납세담보 가능성이 존재하는 만큼 향후 주요주주간 지분 경쟁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채철 티에이치엔 명예 회장이 향년 83세로 별세했다. 채 회장은 병상에서 치료를 받아왔지만 최근 건강이 급격히 악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30일 채승훈 대표에게 보유 지분 전량(368만6920주)을 증여하기로 한 것도 이 같은 사정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30일 지분 증여 후 채승훈 대표의 지분율은 1.2%에서 21.7%로 높아져 채석 전 회장의 부인이자 작은어머니인 이광연 대표(20.9%)를 제치고 최대주주에 오를 예정이었다.
그러나 증여 전에 채 회장이 갑작스럽게 별세하면서 승계 구도는 새로운 변수에 직면했다. 핵심은 증여 계약의 성립 여부다. 계약이 인정되지 않으면 증여 절차는 중단되고 지분은 상속재산으로 편입된다.
대형 로펌 변호사는 “지분 증여 계약서를 언제 작성했는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만약 증여 계약을 체결한 이후에 사망했다면 ‘증여자’ 지위 자체도 상속된다”고 말했다.
다만 증여 계약이 존재하더라도 내용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다른 대형 로펌 변호사는 “’사망과 무관하게 계약을 체결한 내용’이라면 증여가 유지될 수 있지만, ’생존을 전제로 한 계약’ 내용이라면 상속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증여계약 인정되면 증여세 39억원~127억원까지
증여가 법적으로 성립하더라도 가업승계 증여세 과세특례가 적용될지는 또 다른 문제다. 가업승계 증여세 과세특례는 증여재산에서 10억원을 먼저 공제한 뒤 남은 과세표준에 대해 120억원 이하분은 10%, 초과분은 20% 세율을 적용한다.
증여세 부담은 특례 적용 여부에 따라 큰 차이가 난다. 이번 증여재산가액은 티에이치엔의 11일 종가(7160원)를 기준으로 264억원으로 추산된다.
일반 증여에서는 직계존비속에게 인정되는 5000만원 기본공제를 제외하면 혜택이 거의 없다. 이번 채 회장과 채 대표의 증여 과세표준은 263억5000만원으로, 30억원을 초과하는 구간의 최고세율 50%를 적용한다. 여기에 누진공제 4억6000만원을 반영하더라도 세액은 127억원에 달한다.

가업승계 증여세 과세특례를 적용하면 세 부담은 크게 줄어든다. 증여재산가액(264억원)에서 10억원을 공제한 과세표준 254억원에 대해, 특례 세율인 10%(120억원 이하분)와 초과분 20%를 적용하면 세액은 39억원이다.
다만 특례 요건 중 하나인 채철 회장의 실질적인 경영이 인정되느냐가 핵심이다. 가업승계 증여세 과세특례의 핵심 요건 중 하나는 경영 연수와 별개로, 증여자가 당시 경영에 참여하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대표이사가 아닌 명예회장이더라도 주요 의사결정에 실질적으로 관여해왔다면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 다만 채철 회장이 병상에 오랜 기간 지내다가 별세한 것으로 전해져 실질적인 경영 참여를 입증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여계약 불인정시, 상속세 최대 122억원… 가업상속공제 적용 시 ‘0원’
증여 계약이 인정되지 않으면 승계는 자동으로 상속으로 넘어간다. 일반 상속세를 적용하면 상속재산가액 264억원에서 일괄공제 5억원과 배우자 공제 등을 제외한 과세표준은 250억원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최고세율 50%와 누진공제를 적용할 경우 상속세는 122억원으로 계산된다.
반면 가업상속공제를 적용할 경우 결과는 완전히 달라진다. 가업상속공제는 상속재산에서 공제액을 제외한 나머지에 대해 일반 상속세율을 적용하는 구조다.
경영 연수에 따라 최대 600억원까지 공제하는데 채철 회장의 경우 1986년 창업 이후 30년 이상 경영에 참여해 최대 공제 한도를 충족한다. 이 경우 채승훈 대표가 상속받는 재산가액(264억원)은 전액 공제 대상에 포함돼 과세표준이 ‘0원’이 되고, 상속세 부담도 사라진다.
주목할 점은 이 경우 채승훈 대표는 채철 회장의 지분 외에 다른 재산을 단 1원도 상속받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티에이치엔이 중견기업에 해당하는 만큼, 가업상속재산(채 회장 지분)을 제외한 상속 재산가액이 채 대표가 실제로 납부해야 할 상속세의 두 배를 넘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가업상속공제로 상속세가 0원이 되면 두 배 요건의 기준 역시 0원이 돼, 다른 재산을 상속받을 경우 공제 적용이 불가능해진다. 증여세와 상속세 모두 채승훈 대표가 확보한 지분을 담보로 제공해 납부 재원을 마련해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광연 대표의 지분은 상속세 연부연납을 마무리하면 온전히 자신의 몫이 된다. 이 대표의 경우 2018년 10월 납세담보 설정 후 7년이 넘도록 담보를 유지하고 있다.
대형 로펌 변호사는 “상속세나 증여세 연부연납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면 국세청이 납세 담보로 설정한 지분을 공매 처분할 수 있다”며 “지분이 공매로 나오거나 자금 마련을 위해 지분을 외부에 매각하게 되면 제3의 투자자나 경쟁사가 개입해 경영권이 흔들리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티애이치엔 관계자는 "직원들은 채철 회장의 경영 연수를 모른다"며 "경영 연수에 대해 파악하기 어려운 내부사항이 있으며 그 부분에 대해 세세하게 답변할 의무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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