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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암코·자구책·파산... 홈플러스 앞에 놓인 마지막 선택지 - 넘버스
본입찰 유찰로 매각 절차가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간 홈플러스가 회생계획안을 제출해야 하는 법정 시한이 다가오고 있다. 뚜렷한 자구책이나 새로운 인수후보가 없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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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 / 사진 =홈플러스
본입찰 유찰로 매각 절차가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간 홈플러스가 회생계획안을 제출해야 하는 법정 시한이 다가오고 있다. 뚜렷한 자구책이나 새로운 인수후보가 없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답답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정치권과 채권단의 이해관계가 얽힌 상황에서 준공공기관 성격을 가진 구조조정 전문기관인 유암코(연합자산관리) 등판설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 관심을 집중시킨다. 뚜렷한 인수후보가 나오지 않을 경우 법원의 파산 결정이 내려질 수 있는 갈림길에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노 딜' 홈플러스, 회생 기한은 단 '열흘'
기업회생의 기로에 선 홈플러스에 남은 시간은 이제 열흘 남짓이다. 이달 29일까지 법원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해야 한다.
지난달 본입찰에서 인수 의사를 밝힌 기업이 없어 법원이 제출기한을 한 차례 더 연장했다. 1차 공개 매각에 입찰의향서를 제출했던 하렉스인포텍과 스노마드 등 원매자들이 철수한 탓에 원매자가 단 한 곳도 나타나지 않는 이른바 '노 딜(No Deal)' 충격이 발생했다.
최대주주 MBK파트너스와 홈플러스가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극히 제한적이다. 앞서 홈플러스는 다섯 차례나 법원 허가를 받아 기한을 늦췄다. 실질적인 인수 확약이 없는 상태에서 법원이 추가적인 관용을 베풀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현행법상 회생절차는 최대 1년6개월까지 연장할 수 있어 내년 9월까지 관련 작업을 이어갈 수 있지만 홈플러스의 여건상 새 투자자 없이 추가 연장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

'유일한 퇴로' 유암코, 표정관리 어려운 이유
시장에서는 매각이 수차례 유산되면서 정부 산하 준공공기관이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홈플러스와 협력업체 임직원 약 10만명의 고용 문제로 인해 유암코나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등 준공공기관 개입을 촉구하고 나섰다.
유암코가 채권자 메리츠로부터 채권을 인수하거나 신규 자금을 수혈해 재무 상태를 개선한 뒤 새로운 주인을 찾는 방식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유암코는 시중은행과 정책금융기관이 공동 출자해 설립한 회사로 은행권 부실채권(NPL) 인수와 기업 구조조정 투자(CR),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 펀드 등을 통해 금융시장 안정화 역할을 맡고 있다.
당장 실적보다는 자산 효율화, 부채 재조정 등을 통해 가치를 높이는 데 집중한다. 청산가치가 높은 기업을 다시 살려 존속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특수 목적형 투자자인 셈이다.
다만 민간 기업의 부실을 메우기 위해 공적 자산을 동원하는 것에 비판 여론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사모펀드의 투자 실패를 세금을 들여 떠안아준다는 특혜 논란도 넘어야 할 산이다. 유암코 인수설이 거론되면서도 구체적인 실체가 드러나지 않는 이유도 사회적 부담감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돈 연합자산관리 사장. / 사진 제공=연합자산관리
유암코 사장 인선이 늦춰지는 것도 악재로 여겨진다. 이상돈 유암코 사장은 당초 9월 임기를 마쳤으나 후임 사장이 아직 선임되지 않아 현재까지 직위를 유지하고 있다. 컨트롤 타워가 명확하지 않아 책임감 있는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만약 오는 29일까지 제출할 자구안이 채권단 동의를 얻지 못하거나 투자 실체가 확인되지 않을 경우 서울회생법원이 원칙론에 입각해 청산 결정을 내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규모 미정산 사태를 일으킨 큐텐그룹 계열사 위메프에 이어 인터파크커머스의 파산을 선고하면서 긴장감이 더욱 고조된 상황이다.
매각 주관사 삼일회계법인의 실사 결과 홈플러스의 계속기업가치는 약 2조5059억원, 청산가치는 약 3조7000억원이다. 부동산 가치 등이 청산가치에 반영돼 영업을 계속하는 것보다 청산하는 것이 더 많은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한때 선복량 기준 세계 7위, 국내 1위 선사였던 한진해운도 청산가치가 더 높다는 이유로 파산을 피하지 못했다.
IB업계 관계자는 "법정 시한은 다가오고 시간은 흐르고 있지만 홈플러스 사태를 해결할 뚜렷한 해답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신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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