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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우 품은 농심]② 이미 배당도 700억 챙긴 외당숙과 그 아들

Numbers 2026. 1. 8.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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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우 품은 농심]② 이미 배당도 700억 챙긴 외당숙과 그 아들 - 넘버스

농심그룹이 1000억원을 들여 장류 제조사 세우를 사들인 가운데, 원래 이 회사의 주인이었던 신동원 농심 회장의 5촌 외당숙과 그의 아들로 보이는 두 인물이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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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각 사 홈페이지 갈무리, 이미지 제작=이채연 기자



농심그룹이 1000억원을 들여 장류 제조사 세우를 사들인 가운데, 원래 이 회사의 주인이었던 신동원 농심 회장의 5촌 외당숙과 그의 아들로 보이는 두 인물이 이미 배당으로도 700억원을 넘는 돈을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농심이 세우에 쓴 인수 대금까지 이들의 몫으로 돌아간 걸 고려하면 1000억원대 중반의 거금이 외갓집 식구들에게 안긴 셈이다.

특히 세우가 과거 독립친족경영 체제를 인정받기 전 농심의 계열사로 있던 시절 그룹 내부거래로 성장해 온 곳이란 점에서, 공정한 배당이었는지 다시 뜯어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세우의 각각 1·2대 주주였던 김창경 전 대표이사와 김정조 전 회장이 2011년부터 2024년까지 회사로부터 받은 배당금은 총 707억원으로 집계됐다. 인물별로 보면 김 전 대표는 조사 대상 기간 배당금으로 459억원을 받았다. 김 전 회장이 수령한 배당금은 248억원이다.

김정조 세우 전 회장 및 김창경 세우 전 대표 배당금 수취 내역/ 자료=금감원, 사진=농심, 그래픽=이채연 기자



두 사람은 신 회장의 외가 쪽 인물들이다. 김 전 회장은 신 회장의 5촌 외당숙이고, 김 전 대표는 그의 아들로 알려져 있다.

이들이 받은 배당이 이제 와 새삼 주목을 받는 이유는 최근 농심홀딩스가 거금을 투입해 세우를 인수했기 때문이다. 1000억원에 이르는 인수금 외에도 그동안 세우로부터 받은 돈이 상당하다는 얘기다. 농심홀딩스는 지난해 8월 999억9990만원에 세우 지분 100%를 매입, 자회사로 편입했다.

지난해 말 지분율을 기준으로 김 전 대표와 김 전 회장이 자신의 보유 주식을 넘기며 받은 돈은 780억원가량으로 추산된다. 김 전 대표가 602억원, 김 전 회장이 182억원이다.

세우의 지분 구조는 2011년 이후 세 차례에 걸쳐 변화했다. 인수 이전 김 전 회장과 김 전 대표의 지분율은 각각 △2011~2012년 33.79%, 49.15% △2013~2019년 29.28%, 49.15% △2020~2024년 18.18%, 60.24%로 재편돼 왔다.

결국 앞서 받은 배당금에 이번 지분 매각 대금까지 더하면 김 전 대표는 세우로부터 1000억원 이상을 손에 쥘 수 있었다는 계산이다. 김 전 회장 역시 400억원 이상을 확보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그런데 이렇게 이뤄진 배당이 세우가 농심 계열사로 분류되던 시기와 상당 부분 겹친다는 점은 다시금 살펴봐야 할 대목이다. 세우는 2021년까지 농심그룹 계열사였으며, 2022년부터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독립친족경영 체제를 인정받아 계열에서 분리됐다.

문제는 세우가 농심으로부터 번 돈으로 몸집을 키운 회사란 점이다. 계열분리 이후는 떼 놓고 보더라도, 그 이전에는 내부거래를 통한 이익이 오너일가에게 배당 형태로 이전됐다고 볼 수 있다. 세우는 농심그룹 계열사였던 2021년 기준 전체 매출 중 약 60%를 농심과의 내부거래에서 올렸다.

학계에서는 내부거래를 통해 형성된 이익이 배당으로 이전되는 구조에 대해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형식적으로는 법적 절차를 거친 배당이라면 문제 소지가 없을 수 있다"면서도 "다만 내부거래 의존도가 높은 구조에서 발생한 이익이 대주주에게 집중적으로 배분됐다면, 그 이익의 원천이 공정했는지에 대한 사회적·지배구조적 논란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쟁점은 독립 여부나 배당 자체가 아니라, 과거 내부거래가 시장 원칙에 부합했는지"라고 덧붙였다.

계열 분리 여부와 내부거래를 통해 형성된 이익의 배당 구조는 구분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우진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지금은 자회사이니 배당을 받아가는 게 문제가 아닐 수 있지만, 문제는 예전에 비상장 상태에서 내부거래로 이익을 만들고 그걸 배당으로 받아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건 5촌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내부거래로 아는 사람한테 일감을 몰아줘서 생긴 이익을 배당으로 가져간 거니까 문제"라며 "해당 이익은 원래 상장사 주주들에게 귀속되어야 하는 이익"이라고 덧붙였다.

 

이채연 기자